*** 커플룩
한 패션 잡지를 보니 커플룩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커플룩이란 부부나 혹은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옷을 입되 둘이서 짝을 이루어 조화가 되도록 입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성당에도 커플룩으로 옷을 입고 미사에 참여하는 부부가 있었는데 매우 다정하고 좋아 보입니다.
시내에 나가보면 바지와 셔츠는 물론이고 머리염색까지도 커플로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연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가방이나 핸드폰, 열쇠고리 등 액세서리까지도 커플이 되도록 배려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커플룩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40~50대 부부들 가운데서도 같은 스타일로 옷을 입으면서 자신들의 곰삭은 정을 과시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같아지기를 원합니다. 외모는 물론이고 말하는 투가 비슷해지고, 생각하는 것이 같아지고, 관심사가 같아집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그 추구하는 가치관까지 일치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커플룩으로 패션을 연출하여 자신들이 아주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길거리에 다니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는 존재들입니다. 하느님께 사랑을 받는 우리 신자에 대하여 성경은, ‘예수님은 신자들의 신랑이요, 신자들은 예수님의 신부’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부부를 일러서 일심동체라 합니다. 또한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도 말합니다. 거울처럼 얼굴을 마주 대하고 여러 해를 함께 살다보니 서로 눈빛만 보아도 남편은 아내의 뜻을 알고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생각을 하고 함께 동고동락하니 자연 얼굴도 닮아가는 모양입니다.
제가 잘 아는 부부가 있습니다. 이 부부가 어떤 모임에 참석하면 처음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로부터 ‘두 분은 꼭 남매 같습니다.’ 하는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남편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하 우리 부부가 그래도 제법 마음을 맞추어서 잘 살고 있기는 하는 모양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공연히 속으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하느님과 얼마나 많이 닮아가고 있습니까? 우리가 말하는 것이나 마음 씀씀이나 또는 우리가 이웃을 대할 때 그 마음가짐이 과연 얼마나 하느님을 닮아 있을까요?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옷을 똑같이 맞추어 입으면서까지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특별한 사이다.’ 하는 것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 신자들은 삶의 현장에서 얼마만큼이나 하느님과의 관계를 드러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입는 커플룩도 아름답고, 부부가 함께 입는 커플룩도 아름답지만 더욱 아름다운 것은 우리 신자들이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하느님과 커플룩을 입는 것입니다. 올 한 해는 우리 다 함께 하느님과 동행하고, 하느님 뜻에 순종하는 영적 커플룩을 연출해 봅시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