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차 강 은 교 (1945~ )
봄이 오면 기차를 탈 것이다 꽃그림 그려진 분홍색 나무 의자에 앉을 것이다 워워워, 바람을 몰 것이다 매화나무 연분홍 꽃이 핀 마을에 닿으면 기차에서 내려 산수유 노란꽃잎 하늘을 받쳐 들고 있는 마을에 닿으면 또 기차에서 내려 진달랫빛 바람이 불면 또 또 기차에서 내려 봄이 오면 오랜 당신과 함께 기차를 탈 것이다 들불 비치는 책 한권 들고 내가 화안히 비치는 연못 한 페이지 열어젖히며 봄이 오면, 여기 여기 봄이 오면 너의 따―뜻한 무릎에 나를 맞대고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여행을 떠날 것이다 은난초 흰 꽃 커튼이 나풀대는 창가에 앉아 광야로 광야로 떠날 것이다, 푸른 목덜미 극락조처럼 빛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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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강은교 시인과 여행을 하면 더 멋진 시를 쓰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