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미자 가지치기 완결
고춧대도 뽑고, 부추밭도 밟아주고
사실 일요일에 늦게까지 뒹글거리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리라ㆍ
이를 무릅쓰고 주말이면 농장으로
달려가는 일은 강한(?)정신이 필요하다ㆍ
더구나 어떤 임무가 주어진 것도 아닌데 스스로 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ㆍ
미리 준비한 먹꺼리, 새로 산 전지가위ㆍ농장에서 입을 헌옷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선 시간은 아침 8시!
집을 탈출하기가 힘들지 일단 길을 나서면 즐겁다ㆍ
안개가 짙다ㆍ나무도 산도 절반은 형체가 없다ㆍ안개가 그들을 집어 삼켰다.
라디오를 들으며 폰으로 뉴스를 읽다보니 벌써 도착이다ㆍ
집에서 30분 거리인데, 이곳은 아직도 겨울이다ㆍ
작년보다 계절이 늦다ㆍ
새순이 뾰죽이 나올 시기인데 아직도 겨울이다ㆍ
오늘은 오미자 가지치기 마무리 하고 나머지 과수들 가지치기를 하면 된다
달달한 믹스 커피를 타서 들고 인접한 산에 올라 밭을 굽어 본다ㆍ
작년에 지었던 고추ㆍ야콘ㆍ들깨밭의 흔적이 보인다ㆍ하얗게 변한 고춧대ㆍ아직도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들깻단ㆍ스러지고 약해진 야콘의 잔해들ㆍㆍㆍㆍㆍ
생명을 일으켜 자라고 열매 맺던 부단함이 저 안에 담겨있다ㆍ
올해는 밭을 어떻게 바꾸어 지을까를 궁리해 본다ㆍ
이렇게 미리 기획해야 꼭 맞는 곡식들이 적재적소에 심을 수 있다ㆍ
고추와 야콘을 바꾸고 들깨는 남는 땅에 심을 것이다 ㆍ
주문한 키위는 밭가에 심어서 산쪽으로 뻗어가도록 해야지!
지난 번에 오미자밭 가지치기 절반은 작업을 해놓아선지 오늘 작업은 수훨하다ㆍ
아까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가지를 잘랐고, 두툼하게 쌓여있는 잎새도 털어내 가뿐하게 만들었다ㆍ
가지치기는 태양빛을 많이 받도록 잘라주고, 실한 가지가 집중해서 양분을 받도록 해줘야 한다ㆍ
오미자 가지치기. 고춧대 뽑기를 하니 둥벙 안이 소란스러워 가만히 관찰해보니 개구리들이 알을 낳고
수정하느라 바쁘다ㆍ유난히 몸집이 큰놈이 암놈이고 수컷은 작다ㆍ
개구리알들이 얼마나 많은지 둥범안이 가득하다ㆍ
그만해도 될 듯 한데, 쉼없이 생명을 만든다ㆍ
알을 꺼내서 버릴까? 하다가 내버려두었다ㆍ스스로 알아서 자연스럽게 정리할 것이다ㆍ
봄은 천천히 기지개를 켠다ㆍ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나무 우둠지까지 분주하다ㆍ
흙이 일어나 표면이 불룩하다ㆍ
개구리가 작은 둠벙안을 자신의 왕국으로 만든다.
두릅나무 끝에 연한 순이 나올까말까 고민하는 지 빨갛게 물들어 있다.
세상 밖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는데, 이곳은 아주 맑다ㆍ
자연, 그대 품안이니 그럴 수밖에!
2024.3.17일
첫댓글 작은 둠벙은 사실 고추를 심을 때나 약을 칠 때
사용해서 대부분은 개구리들의 놀이터이자 집이다.
가을이면 둑에 하얗게 들꽃이 피고 개구리가 더욱 신나게 뛰어놀며
겨울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