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드로의 눈물
주님,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째서 주님께서 12명의 제자 중에서 유독 베드로를 ‘반석(磐石)’으로 삼으시고 그 바위 위에 교회를 세워서 자신의 으뜸 제자로 삼으셨는지 알 수 없습니다. 베드로는 유식하지도 않았으며 가난한 어부에, 이미 결혼하여 아내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성격은 덤벙대며 변덕이 심하고 무엇보다 주님의 인정을 받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주님의 모습이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시게 되어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모습을 보였지만 함께 나타난 모세와 엘리아 그 모두에게 관심을 끌려고 초막을 지을 테니 이곳에서 함께 살자고 아부를 하던 주책바가지였습니다. 그뿐입니까. 나중에는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잡아떼던 겁쟁이며 주님으로부터는 직접 “사탄아 불러가라”라는 준엄한 질책을 받은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 어째서 주님은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까지도 주셨습니까. 주님도 다른 제자들 모르게 베드로로부터 혹시 ‘기부금’을 받아 수석 합격시키지나 않으셨는지요.
그러나 주님, 그 모순 덩어리 베드로는 누구보다 불붙은 정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드로는 주님이 돌아가신 후 손수건 한 장을 늘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습니다.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나 큰 사랑으로 흘러넘치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으며, 특히 자기가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것을 생각할 때마다 흐느껴 울었다고 전해지는 데 그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고 베드로의 손수건은 늘 젖어 있었다고 합니다.
주님, 이제야 어째서 주님이 베드로를 으뜸 제자로 삼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나는 하루에도 세 번씩 삼십 번이나 주님을 배반하고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 내게도 주님을 향한 타오르는 불의 정열과 베드로의 손수건을 물려받게 해주소서. 그리하여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내 눈에서도 홍수와 같은 눈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주여 나를 케파(바위)로 만들어 주소서.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