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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매캉 아배캉 난데 밤별 쳐다보며 고향 생각 하실때만 ; |
<<삼베치마>>권정생 동시집에 있는 <강냉이> 시와 김환영 그림으로 나온 <<강냉이>>그림책을 비교해 봤더니,
중간에~"어여-" 이 부분이 그림책에서는 한 장면으로 되어 있어요.
앞 장면에서 글없이 피난 길 장면이 있고, 그 다음이 "어여-" 라는 글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다리를 지난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이 그려진 장면이에요.
그런데 원래 시는 "어여-"부터 새로운 연이 시작되어 '어매캉 아배캉 난데 밤 별 쳐다보며...'로 이어져요.
그림책부터 볼때는 "어여-" 라는 부분을 '피난길 어서가자~' 라고 누군가를 부르면서 서두르는듯한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김환영샘께 이 부분을 질문했더니,
"어여"는 어서 빨리 따위의 뜻으로 장탄식하는 소리, 길게 늘이며 탄식하듯 어여-어여-어여- 하며, '어서 전쟁이 끝났으면 하고 바라는'듯한 뜻이래요. 시집의 시를 보니, 연이 나뉘어 있어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어여-"의 느낌을 더 확실히 알 수 있었지요.
알모가 소개한 시집 중에서 <<고양이가면 벗어 놓고 사자가면 벗어 놓고>>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청개구리 출판사에서 나와서, 일단 출판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데다, 동시집의 그림이나 색상이 촌스러워서 손이 가기 어렵다고요. 그런데 그 안에 시는 정말 좋았어요. 1부에서 4부까지로 나뉘어 있는데, 제주도와 자연, 사회에 대해 노래해요.
말하는 방식도 좋고, 시가 쉽고, 담백해요.
관념적이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려고도 않고, 아이들 목소리로 이야기 해서 참 좋았어요.
<오름 위에 오름>
우리 할머니 할머니의 어머니가 오름에서 나물 캐다 낳았다는데 오름에서 꽃 따고 열매 다고 놀았다는데 오름에서 말 키우고 오름에서 농사 짓고 한평생 살았다는데 죽어 오름에 누웠네 물매화, 꽃향유, 섬잔대 친구 삼아 누웠네 오름 위에 작은 오름 되었네. | <제주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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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골짜기의 친구들>>에서 곤경에 처한 우리 처지를 시로 표현하는 부분에 이런 글이 있어요.
'스산한 강물위를 둥둥 떠가네, 돌아갈 고향이 점점 아득해지네. 인어를 보았는데, 달아났네. ....'
이렇게 말하자, "거짓말이잖아. 문법에도 맞지도 않고, 운율도 안좋아.."
좋은 시가 되려면, 어찌해야 되는지, 잘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진자랑깨>>권오삼 동시집 속의 <통일되면 국산>과 <<소주 한 병이 공짜>> 임희구 시집속의 <원산지 표시>는 같은 소재로 썼어요. 한 작품은 동시라고 많은 설명을 하고 있는것 같아요.
<원산지 표시>
지금은 북한산
통일되면 국산 | <통일되면 국산>
재래시장에 갔더니 고사리 파는 아저씨가 판때기에다가 이렇게 써 놓았다.
'북한산 고사리도 통일되면 국산'
그래, 맞아! 통일되면 국산이야. |
복덩이가 준비한 임희구 시집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가 많아요. 진지한 이야기인데 웃음이 묻어나요.
현실 고발도 농담처럼 하고 있어요. 가벼운데 써요. 딱 소주 같다고나 할까?
< 소주 한 병이 공짜>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 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게 | <국민흔행>
혹시 이것을 찾으시나요? 국민은행
섬뜩하다 국민흔행이라고 친 내 손가락의 실수를 훤히 꿰뚤허고 있는 인터넷 검색기가 소름끼친다 저것이 친절하기는 또 얼마나 친절한지 웬만한 실수는 척척 알아서 다 고쳐 찾아준다 세상은 갈수록 똑똑해지는데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나는 저 섬뜩한 친절 때문에 세상이 무섭다 저것이 저 차가운 미소로 결국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친절한 검색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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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은 일본여행 갔을때 서점에서 마음에 든 일본어 그림책을 샀는데, 전혀 일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사온 것이 모두 사카이 고마코 작품이었다고요. 모르고 골랐는데, 모두 같은 작가 작품이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놀라웠다고요.
이 작품은 사카이 고마코의 한국번역 그림책이에요. " 나랑 다시 만나서 기뻐" 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고요.
이상국 시집 <<뿔을 적시며>> 중에서 <그늘>이라는 시에 ' 사는 일은 대부분 상처이고 또 조잔하다' '나의 시는 나의 그늘이다'
라는 싯구를 읽으며, 지난 동시모임에서 이야기 나누던 '아버지는 촌스럽다' 라는 부분이 떠올랐다고 했지요.
곱단이는 최승자 시인의 << 물위에 씌워진>> 시집을 들고왔어요. 예전에 사서 잠깐 읽고 두었는데, 요즘 다시 꺼내 읽고 싶다고.
최승자라는 시인이 이 시집을 '정신과 병동에서 썼다는 이야기로 인해, 시인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를 더 무겁고 어둡게
생각하는것 같다고. 그런데 시인의 뒷이야기는 두고, 그냥 편안하게 읽고 싶다고 했지요.
알모가 <<우물에서 하늘보기>> 황현산의 시야기중에서 '최승자의 어깨' 에 나온 최승자에 관한 이야기도 읽어주었어요.
........................... '지난해 겨울, 대산문학상 시상식이 있던 날, 뒤풀이를 끝내고 포항으로 다시 내려가는 최승자를 배웅하며, 나는 그 갸날픈 어깨에 얹었던 손을 다시 거둬들였다. 허공에 뜬 가랑잎을 쥐는 것만 같아 힘주어 붙잡을 수 없었다. 이 욕망의 거리에서, 아무 것도 쌓아둔 것이 없고 아무 것도 기대하는 것이 없는 사람만이 마침내 그 슬픈 어깨를 얻는다고 해야할까. 끌어안기조차 어려운 이 어깨, 그러나 어쩌면 우리가 마지막 기대야할 어깨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
망고님은 <<동시마중 1,2월호>>와 네루다 시집 <<충만한 힘>>을 준비해왔어요.
우린 요즘 동시집이 엄청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것 같긴 한데, 마음에 드는 시가 점점 더 안나오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송선미의 <거울 속의 나에게 거울을 들려주었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것 같은데, 공감하기 힘들어요.
손택수의 <오답> 이것도 시인에 대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것 같고요. 정유경의 <새의 선물>에서는 왜 외국의 아이를 물어다주는 황새를 가져다 썼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어요.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동시는 아이인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는듯 느껴져요.
동시는 세대를 이어서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 아이들의 삶의 엑기스를 써야할 사람들이 바로 동시인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이야기 했지요. 아이들에게 더욱 "깐깐하게" 좋은 동시를 골라 줘야 겠어요.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눴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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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동시 모임에서는 LP판을 틀 수 있는 이동식 소형 기계를 들고와서, 함께 음악감상도 했어요.
음악을 통해 저 멀리 시간여행을 하고 왓어요. 참 좋은 시간이었고요,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비롯해서, 이병헌,박소현의 풋풋한 모습이 앨범자킷 사진에 있어서 웃으며 이야기 나눴지요.
앤이 옛날엔 드라마광이었다네요.ㅎㅎ
우리의 즐거웠던 그 날도 감상해봐요.
이것 진짜 LP 판이 돌아가요.ㅎㅎ
LP판에서 나는 지지직 소리도 좋고,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들으며 추억에도 잠겨 보고요. | LP를 돌리는 이 작은 기계가 신기하고 놀라워요. 어이든 갖고 다닐 수 있어요. |
첫댓글 으으으~~
그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좋네요.
모두의 마음이 시와 음악과 사람으로 충만한 날이었지요.
후기 정리한 걸 보니까 시와 그림책 세미나 같았네요.
흰명주실에 곱게 색멕여
가닥가닥 풀어낸 후기~~
곱다.^^
시 모임만이 주는 충만함이 좋아요.
각자의 얘기는 소박하지만
그 얘기들이 함께 모아지면
묘한 분위기와 따뜻함이 더해져
끝날때즈음 참 좋다 합니다.
후기는 그 마무리!!
후기 진짜 재미있네여~~~~
동시 모임이 어떤 분위기일지 마구마구 그려져요~~
소주 한 병이 공짜 읽으면서 웃음이 절로 납니다.
여러부운....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