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스토리를 말하진 않겠지만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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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초속 5cm,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너의 이름은 등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은 내러티브가 탄탄한 류의 얘기들은 아니다.
대신 그 날 주인공이 느꼈던 날씨, 구름의 모양, 햇빛이 담벼락에 어떤 식으로 떨어졌는지
같은 풍경들이 아주 아름답고 세밀하게 펼쳐진다.
소년, 소녀가 겪는 환상과 현실 중간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배경과 음악 위에 펼쳐놓는 식이다.
이 영화도 스토리로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작화와 음악을 즐기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감상의 포인트랄까.
(그래서 극장 관람을 추천한다.)
이 작품은 특히 전작들과는 다른 종류의 슬픔이 느껴졌다.
현 시대의 일본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슬픔이랄까.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가장 큰 재앙이 기상이다.
노아의 방주 때 홍수로 인류를 모두 없앴다는 성경의 이야기처럼
언제 그칠지 모르게 쏟아지는 비는 그 자체로 공포다.
(올 가을 유난히 태풍 피해가 많았던 일본의 현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이 재앙을 그칠 수 있는 한 소녀가 있고 그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데 까지는
신화적인 그저 그런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인공들은 다수를 위한 희생대신 살기를 택한다.
결국 그 후 도쿄가 물에 서서히 잠기게 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데이트를 하고 꽃놀이를 간다.
이 영화는 굉장히 냉소적이면서 또 슬프고 그들의 맞잡은 손이 예쁘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자연의 재해든 뭐든 그냥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난 이 영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첫댓글 전체주의에대한 비판이죠 일본인으로 그런거 표현하기가 쉽지않았을텐데 대단한감독 같습니다
맞아요 그만의 방법으로 잘 표현한거 같아요
오~~~
글 멋져요. ~~
저도 오늘 여왕님께서 알려주신 할인 쿠폰으로 보고 왔어요!
저는 약간 천공의 성 라퓨타도 생각이 났고요.
영화가 사실 오글오글하긴 했어요.
10대 학생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감독인가? 싶기도 하구요. 너의 이름은도 좀 그런거 같았는데...
저는 좀... 다크한가봐요 ... ㅋㅋㅋ
오글거리고 신파적이긴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