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맞잡아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없고
열린 가슴끼리 품으면 큰 포옹조차 할 수 없는 시대
육체적 친밀감은 거부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말하는 시대
하느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하늘에 계시다면 그곳은 평안하십니까?
그곳의 천사들은 마스크 없이 날아다니고
따뜻한 호흡을 나누며 찬양을 하고 있습니까?
나무들은 어깨를 맞대고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숲 속의 새들은 떼 지어 날아다니며 계절의 변화를 노래합니다.
온갖 꽃들은 앞 다투어 피고 지며
자신의 생명력을 품어내고 있습니다.
자연은 코로나 속에서 코로나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여기에 계십니까? 하느님.
유독 인간세계만이 코로나의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세계가 인간에게 보내는 적신호 같은 것.
이대로 살면 안 된다.
이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
소리 없는 굉음으로 인간사회에 벼락을 내리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계십니까? 하느님.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없는 운동장
까르르 웃음이 사라진 교실
투명 칸막이로 가로막힌 책상들
포장 급식에 식은 도시락
입을 막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교사들
여기에 계십니까? 하느님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시고, 안녕하시고, 살아계세요
우리 금세 만나요
만나야지요, 암요, 만나야지요
그날을 기다리며 조심조심 살아가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