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5세 두 양반은 아직 지팡이 없이 잘 걸으십니다.
폐암진단 이후 아버지 걸음이 좀 느려졌지만 종로 기원가서 친구분들과 바둑두고 오실 기력이라 크게 걱정은 안 합니다. (사진은 시켜서 잡는 손.)
딸 아이를 내보내고 작업실짐을 집안에 정리하는데 두 달쯤 걸렸는데 그러고는 바로 친정부모님 집 알아보는 일로 이어졌네요. 동생도 내내 정보를 찾고 저는 집을 직접 들여다보고 후보를 골라 형제들이 보고, 부모님도 오셔서 보고...그렇게 또 한 달이 꼬박 흘러 마침내 계약을 했지요. 거실은 없지만 방 3개와 화장실 1개와 비교적 넉넉한 싱크대를 갖춘 부엌, 옆으로는 세탁기를 두고 빨래를 널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고, 현관 옆으로 계단 아래를 이용한 창고를 쓸 수 있는 16평 빌라 1층. 계단도 언덕도 없는 평지!
아버지는 몸을 푹 담그는 걸 좋아하셔서 이동욕조를 들여놓을 수 있는지도 큰 기준이었어요. 매일 새벽기도와 저녁예배까지 다니시던 엄마를 위해 교회위치도 중요했는데 집을 나와 오른쪽으로 한 집만 지나면 제법 규모있고 설교도 아름다운 교회가 있답니다. 유투브 예배영상이 있어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반대방향으로 서른 발짝만 옮기면 새로 지은 경로당이 있고요, 바로 옆에 널찍한 놀이터에 운동기구들도 있어요. 한켠에서 할머니들이 해바라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사진에 있답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듣고싶다는 엄마 또다른 바람도 하나 해결.
그뿐인가요. 놀이터에서 쉰 발짝 옮겨 작은 횡단보도 건너면 우리동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재래시장이 딱 나옵니다. 반찬가게도 생선가게도 많아요. 시장만 한바퀴 돌아도 두 양반은 활기를 얻으실 테지요.
그리고 시장까지 가기전에 배달도 해주는 백반집이 있는데 말입니다. 주인이 우리 고향사람들이었어요. 중년 부부가 하는데 부모님이 고향에서 식자재를 보내주신다죠. 어쩌면 엄마가 오래 했던 크로바양장점을 아는 분일지도 모르겠어요. 음식이 짜지않고 다 맛있었습니다.
지하철역까지는 걸어서 10분이 안 걸리고 엄마가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마을버스로 6정거장만 가면 되고요. 상가 가득 분야별 병원에 약국이니 저로서는 이집을 놓칠 수가 없었어요.
남양주 시니어타운이 32평이라서 좁고 답답해보인다고 형제들이 탐탁치않아했지만 제일 큰방을 멋진 거실로 꾸며낼 자신 있습니다.
참, 우리집에서는 제 걸음으로 11분 거리.
보고가 길어졌습니다. 이정도로 정리할게요. 기록해두고 싶었거든요..
여튼 지금까지 함께 힘실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판 언니들!!
첫댓글 ㅎㆍㅎ
수고 많으셨어요
잘 하시는 겁니다
쓰담쓰담 ^^
시댁 눈치가 보이네요;;;;
@꽃도둑 저는 저 소리가 제일 싫어요
시댁 눈치..
입장 바꿔서 시부모님이셨으면 저렿게 노력 안하셨을까요?
시부모님이라 더 하셨을꺼예요.
어느쪽이든 나이드신 부모님이시니깐 눈치는 비행기 접어서 멀리 보내세요.
@anna 뱅기접어 날려버릴게요.ㅎㅎ
사진보고 '와~~ 손 잡고 다니시네요' 미소 지으며 눈이 옆으로 글 따라 가는데 '사진은 시켜서 잡은 손'...
미소는 ㅋㅋㅋ 로 바뀌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저리도 명당 자리를 구하셨어요.
제일 좋은것은 재래시장...
두분이서 한바퀴 휙 도시면 기분 전환 짱이실것같아요.
수고하셨습니다 쌤님 식구님들 !!!!!
함께 맘써주셔서 고맙습니다^^집은 작지만 주변이 너무나 좋아요.
제가 좋아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교회를 비롯한 여러 조건들이 넘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곳을 골랐으니
당연 놓칠 수 없는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와서
제가 이렇게 기쁜데 가족들은 어떨까 싶습니다
거실 꾸미는거야
꽃도둑님 전공이라 걱정 없을테니
으쌰으쌰~^^
이사까지는 두달 남짓 남았는데 하루빨리 옮기고 싶어하시네요. 고맙습니다^^
완벽한곳입니다
교회기깝고병원도가까이시장도주변에경로당있지
그동안길러주신수고에보답하는세심한효심느껴집니다
젤부러운건재래시장입니다
저는 효녀아니구 못된 딸이지만,,여기 재래시장은 늘 활기차고 사람도 많아서 기분좋아지는 곳인 건 확실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