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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1일 휴달.
7월도 변함없이 220km를 향하여!
<7월 2일 토요일>
04시 50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10km.
오늘도 나는 07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 딱한 처지다.
시원한 우중주를 기대했건만, 아쉽게도 비가 올 듯 말 듯만 하고 오지는 않음.
내일 수통골 레이스 할 때는 시원한 우중주를 기대한다.
<7월 3일>
오늘 수통골 달려려 했는데, 어젯밤 모처에 갔다가 아침에 오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수통골 달리기 포기하고 관저트랙에서 06시부터 10km 달렸다.
마지막 한 바퀴는 입에 거품 물고 우사인 볼트 스피드로 달렸다. 누적 20km.
<7월 4일>
휴달하고 말았다.
<7월 5일>
비가 그쳐 싱그러운 새벽길을 04시 28분부터 10km 달렸다.
마지막 500m는 칼 루이스 스피드로 달려보았다. 누적 30km.
<7월 6일>
04시 31분부터, 안개비 맞아가며 10km 달렸다.
마지막 400m는 입에 거품 물고 마이클 존슨 스피드로 달렸다.
내일은 벤 존슨 스피드로 달려야겠다. 누적 40km.
<7월 7일>
04시 25분부터, 비 그치고 싱그런 새벽길을 콧노래 불러가며 10km 달렸다.
마지막 400m를 남겨두고 입에 거품 물고 벤 존슨 스피드로 달렸는데, 내일은 르로이 버렐 스피드로 달려볼 작정이다.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다! 누적 50km.
<7월 8일>
04시 29분부터, 미세먼지 하나도 안 보이는 깨끗한 공기를 맘껏 들이키면서 10km를 달렸다.
마지막 400m를 남겨놓고선 이를 악물고 입에 거품 물고 달렸더니 심장이 빵! 터져 죽을 뻔했다.
내일은 휴달하고, 모레는 도노번 베일리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누적 60km.
<7월 9일>
오늘은 인간적으로 휴달함.
<7월 10일>
05시 01분부터, 수통골까지 뛰어갔다 왔으니 이름하여 ‘수통골 레이스’다(17km).
마지막 300m를 도노번 베일리 스피드로 달렸다.
내일은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그리고 모레는 모리스 그린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내 앞길 막지 마라!
누적 77km.
<7월 11일>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나서 04시 46분부터, 약소하게 8km만 달렸다.
마지막 400m를 남겨두고 그리피스 조이너 스피드로 달리다가 심장이 파열될 뻔했다.
내일은 모리스 그린 스피드로, 모레는 팀 몽고메리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누적 85km.
<7월 12일>
04시 29분부터, 보슬비 맞아가며 10km 달렸다.
마지막 400m를 남겨두고 입에 거품 물고 모리스 그린 스피드로 달려 골인하고 픽 쓰러질 뻔했다.
마라톤(또는 중장거리) 훈련은 픽 쓰러질 정도로 해야 제대로 하는 훈련이라고 말할 수가 있 다. 내일은 휴달. 누적 95km.
<7월 13일>
오늘은 정기 휴달일이다.
내일은 팀 몽고메리 스피드로, 모레는 타이슨 게이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7월 14일>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04시 55분부터 겨우 9km 달렸을 뿐이다.
내가 평일 출근을 06시 30분까지 하는 몸이라서 ....
점점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져 간다.
내일은 타이슨 게이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누적 104km.
<7월 15일>
어젯밤 프로야구 한화하고 LG 경기 보다가 8회가 끝나갈 무렵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오늘 03시 37분에 눈을 뜨자마자 한화 야구 경기 결과부터 확인했다(한화 승).
그다음에 똥 싸고 사과 한쪽 베어 먹고 책 좀 읽다가 04시 19분부터 11km 달렸다.
마지막 400m는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을 참아내며 타이슨 게이 스피드로 달렸다.
대한민국에서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달리기 끝나면 윗몸일으키기 40개. 턱걸이 15개~16개는 거의 매번 하고 있다.
누적 115km. 요즘 한화 야구 경기 보는 재미로 살고 있다. 한화 홧팅!
<7월 16일>
빗소리에 굴복하여 휴달하려고 하였는데, 클럽 총무님의 콜을 받고 뒤늦게 트랙에 나가 05시 52분부터 10km 달렸다.
마지막 400m를 입에 거품 물고 괴성을 질러가며 김원범(관저마라톤 고수) 스피드로 달렸다.
심장이 터질 듯 터질 듯하면서도 안 터지는데, 언젠가는 터질 것이다.
내일은 정기 휴달일이고, 모레는 아사파 포웰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누적 125km.
<7월 17일>
휴달.
<7월 18일>
04시 20분부터, 10km 달렸다.
마지막 500m는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며 아사파 포웰 스피드로 달렸다.
내일은 저스틴 게이틀린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누적 135km.
월 목표 220km가 간당간당하다. 열심히 달려야 목표 채울 수 있을 듯.
<7월 19일>
04시 29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145km.
마지막 400m를 입에 거품 물고 저스틴 게이틀린 스피드로 달렸다.
내일은 마지막 1km를 임춘애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7월 20일>
04시 40분부터 10km 달렸다.누적 155km.
마지막 1,000m를 임춘애 스피드로 달렸다.
내일은 정기 휴달일이고, 모레는 서말구 스피드로 달리려고 한다.
<7월 21일>
휴달.
<7월 22일>
오늘도 휴달하고 말았다. 달려야 했는데 .....
<7월 23일>
04시 50분부터, 내일 옥천 마라톤 대회 출전하는 관마클(관저마라톤클럽) 선수들 선전을 기원하며 수통골 레이스를 펼쳤다(17km). 누적 172km.
마지막 300m를 이를 악물고 말구형님 스피드로 달렸다.
안타깝게도 말구형님은 작년에 고인이 되셨다.
내일은 장재근 스피드로 달려보련다.
<7월 24일>
04시 49분부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수통골 17km 달렸다. 누적 189km.
옥천 대회 관마클(관저마라톤클럽) 선수들의 무사완주를 기원하며 달렸다.
이틀 연속 수통골 달렸더니 오늘은 레이스 후반부에 무척 힘이 들었다.
마지막 400m를 장재근 스피드로 달렸다.
내일은 휴달하고, 모레는 김국영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7월 25일>
휴달.
<7월 26일>
04시 20분부터, 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10km 달렸다. 누적 199km.
내일은 백승도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백승도는 오랫동안 5,000m 한국 기록 보유자였는데, 2006년에 지영준이 백승도의 기록을 경신했고 2010년에 다시 전은회가 기록을 경신했다.
<7월 27일>
04시 29분부터 11km 달렸다. 누적 210km.
마지막 300m를 백승도 스피드로 달렸다.
이제 월 목표 10km 남았다.
내일은 베켈레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케네니사 베켈레가 누구냐?
베켈레는 2004년에 5,000m 세계 신기록(12분 37초)을 세우고 2005년에는 10,000m에서 또 세계 신기록(26분 17초)를 세운 세계 최고의 중장거리 선수였는데, 2014년 파리 마라톤에서 풀코스 마라톤에 데뷔하여 2시간 5분대의 기록으로 우승을 했지만, 2시간 5분대의 기록은 베켈레 명성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기록이라고 할 수가 있다.
베켈레 수준이라면 풀코스는 2시간 1분~2시간 2분 안에는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베켈레가 쪽팔리게 2시간 5분대라니!
나중에 베켈레에 대해 좀 더 언급하려고 한다.
<7월 28일>
04시 21분부터 10km 달렸다.
월 목표 220km 달성했다. 모두 축하해주시길!
마지막 400m를 베켈레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했으나, 그건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내 스피드로 달리고 말았다.
일단 내일은 휴달하고, 언제 시간 나면 베켈레 이야기를 실컷 하고 싶다!
<7월 29일>
인간적으로 휴달했다.
달리다가 다리 근육에서 우두둑! 하는 느낌이 들면 근육이 파열된 것이다.
오르막길을 달리거나 평지를 빠른 페이스로 달리면 (근육에 힘이 많이 가해지기 때문에) 근육이 파열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근육이 파열되면, 슬프지만, 일 년 이상은 달리기 접어야 할 것이다.
나도 몇 년 전에 햄스트링 쪽이 안 좋아서 통증크리닉에 갔더니 의사가 “다행히 근육이 파열되기 직전”이라고 하면서 만약 근육이 파열되었더라면 마라톤은 일 년 이상 쉬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아무튼 마라토너들은 부상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베켈레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
<7월 30일>
휴달.
베켈레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그의 선배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라는 선수부터 언급을 해야 한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베켈레와 같은 국적의 에티오피아 중장거리 선수로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5,000m. 10.000m를 비롯한 트랙 경기에서 무려 20번 넘게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여 ‘트랙의 신화’라는 별명이 붙은 대단한 선수였는데, 게브르셀라시에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자신의 훈련파트너 출신인 베켈레에게 추월당하고 이후 게브르셀라시에는 마라톤으로 전향을 한다.
게브르셀라시에가 마라톤으로 전향한 지 몇 년 지나서 ‘트랙의 신화’ 출신답게 2007년~2008년 2년 연속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게 된다. 특히 2008년에 게브르셀라시에의 가록은 사상 최초로 2시간 3분대에 진입하게 된다.
그 후 게브르셀라시에는 부상과 나이 등으로 부진을 겪다가 최근 은퇴하여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게브르셀라시에는 세계 중장거리와 마라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걸출한 선수였다는 것이다.
베켈레 이야기는 다음에 ....
<7월 30일>
20시 10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230km.
<7월 31일>
베켈레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그때까지 세계 중장거리 최강이자 ‘트랙의 신화’였으며 같은 대표팀 선배였던 게브르셀라시에에게 승리를 거두며 이후 베켈레가 세계 육상 중장거리 지존의 자리에 오르고 게브르셀라시에는 마라톤으로 전향을 한다.
베켈레가 2004년과 2005년에 세운 5,000m(12분 37초). 10,000m(26분 17초) 세계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고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베켈레가 2005년 10,000m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자 세계 육상계에서는 과연 베켈레가 언제쯤 마라톤으로 전향할 것인가, 하는 것이 지대한 관심사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베켈레는 이후 곧바로 마라톤으로 전향을 하지 않고 오랫동안 중장거리에서만 놀다가 뒤늦게 마라톤으로 전향을 해서 2014년 파리 마라톤에서 2시간 5분대의 저조한(?) 기록으로 우승을 하긴 했는데,
사실 이때(파리 마라톤 출전 당시) 베켈레는 햄스트링 부상중이었다고 한다.
베켈레가 부상중에도 2시간 5분대의 기록을 냈으니, 만약 부상만 아니었다면 베켈레는 충분히 2시간 1분~ 2시간 2분대의 기록을 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베켈레 이야기는 다음에 또 ....
<7월 31일>
휴달.
월 목표 220km를 10km 초과 달성하였다.
8월 목표도 여전히 220km.
8월에도 열심히 달리자!
<8월 1일>
04시 25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10km.
내일은 폴라 래드클리프 스피드로 달려야겠다.
래드클리프가 누구냐?
마라토너라면 래드클리프 정도는 알아야 한다.
<8월 2일>
아, 오늘은 휴달하고 말았다.
이따가 통증클리닉 가서 햄스트링 침 맞아야겠다.
나는 햄스트링이 완전치 않아서 가끔식 통증클리닉 가서 침 맞고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단골로 다니는, 도마동에 있는 통증클리닉에 가서 입에서 비명이 나올 만큼 아픈 침을 맞았다.
햄스트링 부분하고 장경인대 쪽 그리고 그 외 통증이 있는 부분에,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강력한 침을 맞았다. 침이 너무 아파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쓴약이 몸에 좋듯이, 아픈 침이 몸에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침 맞는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
다리에 통증이 있는 마라토너들은 그냥 참으면서 달리지 말고, 꼭 가끔씩이라도 통증클리닉에 들러서 침을 맞거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8월 3일>
04시 18분부터 10km 달리고 와서 씻고 말리는 중.
어제 침 맞고 뛰니 확실히 다리가 가뿐하다.
마지막 300m를 폴라 래드클리프 스피드로 달렸다.
래드클리프는 영국 여자 마라톤 선수로서, 세계 ‘마라톤 여제’로 불렸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그녀가 2003년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 15분대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기록이 지금까지 세계 여자마라톤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고, 이 기록이 남자 선수들한테는 1시간 59분쯤에 해당한다고 기록이라고 나는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다.
물론 남자 마라톤 최고 기록이 현재는 2시간 2분대이기는 하지만 ....
그러니까 남자 마라톤은 래드클리프의 여자 기록에 필적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다.
다시 말해 래드클리프가 여자 선수로서 2시간 15분대의 기록을 냈다면 남자들은 1시간 59분대의 기록은 내야 한다는 말씀이다.
따라서 나의 주장은 무엇이냐 하면, 래드클리프는 그만큼 위대한 선수라는 것이다.
래드클리프의 여자부 기록 2시간 15분대는 앞으로 수십 년간 깨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남자 마라톤은 2시간 10분 안에도 못 들어오고 빌빌거리는데, 래드클리프의 기록은 우리나라 남자 대표 선수들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마라톤 남자 선수들(특히 국가대표라고 자부하는 선수들)은 부끄러워 해야 마땅하다.
래드클리프는 이 기록 말고도 2시간 17분대의 기록을 두 번 더 세운 적이 있는데,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가 2시간 18분대의 기록을 세운 적이 있고, 중국의 저우춘슈가 2006년 서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19분대의 기록을 세운 적은 있지만, 2시간 17분대 이상의 기록을 세운 여자 선수는 래드클리프가 유일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다시 말해 래드클리프의 기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세계 여자마라톤에서 래드클리프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8월 4일>
04시 17분부터 10km 달렸다.
못다한 베켈레 이야기를 더 해야겠다.
내가 2008년(2009년인지 기억이 확실치 않음) 세계 무슨 그랑프리 육상대회(대회 이름도 확실한 기억이 없음)에서 베켈레의 5,000m(10,000m인지 기억이 확실치 않음) 경기를 TV 스포츠 채널을 통해 보게 되었다.
그때 중계아나운서는 기억에 없고 해설위원은 기억이 난다. 윤여춘 해설위원이었다.
그때 베켈레의 경기가 얼마나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했는지, 세상에 그렇게 소름 끼칠 만큼 재미있던 달리기 구경은 처음이었다.
대체 얼마나 재미가 있었는지 .....
다음에 이어서 쓰기로 한다. 지금은 얼른 밥 먹고 출근해야 해서 .....
<8월 5일>
04시 21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공기가 탁한 새벽길을 10km 달렸다. 누적 40km.
시원한 소낙비 제발 쏟아지게 해 달라고 천지신명께 빌고 또 빌어본다.
3연달(3일 연속 달림) 했으니 인간적으로 내일은 휴달이다.
<8월 6일>
인간적으로 휴달함.
리우 올림픽 막이 올랐는데, 우리가 대한민국 마라토너라고 자부한다면 축구에서 메달 딸지 말지, 양궁에서 금메달 몇 개나 딸지, 박태환이 수영에서 다시 금메달을 딸지, 손연재가 리듬체조에서 메달을 딸지, 우사인 볼트가 몇 초의 기록으로 100m 금메달을 딸지.... 등에만 몰입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마라톤 대표팀은 누가 출전했는지, 마라톤 우승은 누가 어떤 기록으로 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마라톤과 더불어 마라톤의 기본이 되는 5,000m하고 10,000m 경기에서는 누가 우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케냐하고 에티오피아 선수들을 비교한다면, 나의 관점에서 본다면, 에티오피아가 장거리 부문(5,000m.10,000m)에서는 (케냐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고, 마라톤에서는 케냐가 (에티오피아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인지 2012년 런던 올림픽인지 기억이 확실치 않은데, 에티오피아가 몰림픽에서 총 4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남녀 5,000m.10,000m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한 적이 있다.
마라톤을 잘하려면 5,000m.10,000m 기록이 좋아야 한다.
올림픽 5,000m.10,000m 경기 우승자나 입상자가 장차 세계 마라톤을 호령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개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가 2시간 10분 안에도 못 들어올 만큼 기록이 안 좋았는데, 그 이유는, 올림픽이 무더운 여름에 치러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케냐의 사무엘 완지루라는 젊은 선수가 2시간 6분대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완지루는 당대 최고의 마라토너 게브르셀라시에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세계 육상계는 기대했다.
아, 그런데 3년 후 2011년 어느 날, 24세의 완지루가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그런데 사망 이유도 황당하다.
완지루가 자기 집에서 외간여자랑 재미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고, 아내가 그 현장을 목격했다는 것이고, 완지루가 자기 집 2층 발코니에서 투신해 자살했다는 것인데,
젊은 마라토너가 겨우 2층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타살이라는 주장도 있는 바, 아무튼 세계적으로 촉망 받던 전도유망한 마라토너가 충격적이고 황당한 모습으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번 올림픽에 우리 한국에서는 남자부 손명준(삼성전자)하고 심종섭(한전)이 출전하고 여자부에는 안슬기하고 임경희가 출전한다고 한다.
출전 선수들이 남자들의 경우 2시간 10분 안에 들어온 적이 없고, 여자들의 경우 2시간 30분 안에 들어온 적이 없는 선수들이라 이번 올림픽에서 별로 기대할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마라톤 선수들은 올림픽에 나갔다 하면, 요즘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평소 기록보다 한참 뒤진 성적으로 골인하곤 하는데, 도대체 왜 그모양인지 울화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손명준.심종섭.안슬기.임경희 선수에게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
요즘 한국 마라톤이 왜 이 지경이 됐느냐? 이유는 간단하다.
피똥 쌀 만큼 훈련을 안 하기 때문이다.
나도 아마추어 마라토너이지만 피똥을 싼 적이 있다.
지도자부터 맹성을 해야 한다.
나같은 사람이 국가대표 마라톤 감독을 맡는다면 다음과 같이 하겠다.
일 년에 두 번씩 케냐하고 에티오피아로 전지훈련을 떠날 것이다.
즉, 상반기 2개월은 케냐에서, 하반기 2개월은 에티오피아에서 훈련을 시키겠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63빌딩 계단 뛰어오르기 같은 훈련을 시키겠다.
물론 이런 것 말고도 나한테는 다양한 훈련 스케줄이 준비되어 있다.
내가 감독을 하는 한 선수들은 전부 다 피똥을 싸야 한다.
훈련 방식이나 정신 자세를 확 뜯어 고쳐야 한다.
고리타분한 방식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결코 경쟁할 수가 없다.
이렇게 훌륭한 자질을 갖춘 국가대표 감독이 초야에 묻혀 썩어가고 있으니 ....
<8월 7일 일요일>
05시부터 수통골 레이스 하려고 맘 먹었는데,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05시 57분부터 관저트랙에서 한 시간(10km) 달렸다. 누적 50km.
마지막 한 바퀴는 죽을 힘을 다해 티루네시 디바바 스피드로 달렸다.
달리고 와서 후다닥 씻고 밥 먹고 07시 40분까지 출근함.
티루네시 디바바가 누구냐?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가 총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는데, 모두 육상경기 중장거리 부문(5,000m.10,000m) 남녀부에서 거둔 것이다. 그러니까 에티오피아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녀 5,000m.10,000m에서 금메달 4개를 쓸어 담았는데, 당시 여자 금메달 2관왕 선수가 디바바였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디바바가 여자 5,000m.10,000m 경기에서 금메달 2개를 다 따버린 것이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디바바가 출전하는지는 모르겠다. 디바바도 이젠 나이가 있으니까.
<8월 8일>
04시 24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60km.
다리 통증이 새로운 부위에서 생기고 있는데, 속히 통증클리닉 가봐야겠다.
엊그제 병원 다녀왔는데 또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생겨 당혹스럽다.
똥배 나오고 체중 많이 나가는 몸을 이끌고 달려야 하는 나의 두 다리가 고생이 많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무릎은 아직은 괜찮다는 것이다.
<8월 9일>
휴달.
<8월 10일>
05시 01분부터,
그 누구의 페이스도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10km 달렸다. 누적 70km.
<8월 11일>
04시 55분부터, 관저트랙에서 10km 달렸다. 누적 80km.
마지막 한 바퀴는 전은회 스피드로 달렸다.
전은회가 누구냐?
전은회는 10여 년 전, 우리나라 육상 중장거리 고교 명문 서울 배문고 1학년 때부터 전국무대를 석권한 천재적인 선수였다. 당연히 한국 육상계는 전은회가 황영조.이봉주의 뒤를 이을 마라톤 재목이라고 여기며 흥분했었다.
마치 어느 날 하늘에서 전은회라는 천재선수가 뚝 떨어졌다고 믿는 것 같았다.
전은회가 고교를 졸업할 무렵, 전은회를 스카웃하기 위해 여러 실업팀과 대학에서 돈다발을 싸들고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해지는데, 결국 전은회는 실업팀의 거액의 계약금도 뿌리치고 마라톤 사관학교라고 하는 건국대에 입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전은회가 건국대에 입학한 이후부터 불성실한 훈련자세로 말썽을 부리다가 결국 팀을 이탈했고, 그후로도 전은회는 불성실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여러 팀을 전전하다가 끝내 방출되어 이제는 육상계에서 거의 잊혀진 선수가 되고 말았다. 몇 년 전 대구도시공사 소속 선수였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은 전혀 근황을 알 수가 없다.
한때 삼성전자 육상단에 소속되어 이봉주와 한 팀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전은회가 얼마나 천부적인 선수였느냐 하면, 팀을 이탈하여 일 년씩 놀다가도 다시 맘 잡고 한두달만 집중해서 훈련하고 대회 나가도 쉽게 우승할 정도였으니까.
아무튼 이런 천부적인 선수가 재능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사라진 것은 우리 육상계의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가 없다.
<8월 12일>
04시 25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90km.
내가 평소 왼쪽 햄스트링이 약간 안 좋았는데, 며칠 전부터는 오른쪽 햄스트링 아래쪽 힘줄에서 통증이 오고 있다. 그 부분은 지금까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부위에서 통증이 생겨 무척 당혹스럽다.
힘 줄 통증이 더 심해지면 아마 힘줄이 끊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다.
속히 병원에 가서 강력하고 아픈 침을 한 방 맞으면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는데, 요즘 병원 갈 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도 새벽에 달리러 나갈 때 힘줄에 통증이 또 오면 달리기 포기하고 며칠 달리기 쉬려고 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힘줄 통증은 없지만.........
아무튼 요즘 힘줄 통증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왜 힘줄 통증이 왔나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요즘 레이스 막판 몇 백 미터를 남겨두고 세계 최고의 달리기 선수들, 이를테면, 칼 루이스. 벤 존슨. 마이클 존슨.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케네니사 베켈레. 장재근. 서말구. 폴라 래드클리프. 그리피스 조이너. 티루네시 디바바 같은 선수들의 스피드로 입에 거품 물고 이를 악물고 폭풍질주를 해댔더니 다리 근육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힘줄 통증이 온 것으로 판단된다.
<8월 13일>
휴달.
리우 올림픽 여자 10,000m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이 나왔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의 알마스 아야나(25세)라는 선수가 그 주인공인데, 29분 17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종전 세계 기록은 1993년 중국의 왕쥔샤가 세운 29분 31초였으니 무려 14초를 단축한 것이다. 한국 기록은 겨우 32분 대에 머물고 있으니 세계 수준과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
2위는 29분 32초를 기록한 케냐의 비비안 체루이요트가 차지했고 3위는 29분 42초를 기록한 에티오피아의 티루네시 디바바가 차지했다고 한다.
디바바가 나이가 좀 있어서 이번 올림픽 참가 여부가 궁금했었는데, 역시 이번에도 참가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디바바는 올림픽 2연속(2008년 베이징.2012년 런던) 10,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세계 여자 중장거리 1인자였다.
아무튼 세계 중장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다.
리우에서 8월 14일, 즉 내일에는 여자 마라톤이 폎쳐지는데, 한국에서는 임경희와 안슬기가 출전한다. 둘 다 2시간 30분 안에는 들어온 적이 없는, 말하자면 평소 기록은 그닥 좋은 선수들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현역 여자 선수들 중에는 김성은(삼성전자) 선수가 최근 몇 년간 2시간 27분~2시간 29분 대의 기록을 꾸준히 낸 랭킹 1위의 선수인데, 어찌하여 국내 여자부 랭킹 1위인 김성은이 이번 리우 올림픽에 못 나간 것인가. 아마 부상 때문이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21일에는 남자 마라톤 경기가 있다. 남녀 마라톤 대표 선수들 큰 기대는 안 할 테니 그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최고 기록을 위해 달려주기를 바란다.
남자는 풀코스를 최소한 2시간 10분 안에는 들어와야 세계 무대에서 쪽팔리지 않을 만큼 경쟁할 수 있고, 여자는 평소 2시간 30분 안에는 들어와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을 할 수가 있는데, 슬프게도 현재 한국 대표팀에는 김성은 선수 말고는 이런 실력을 갖춘 선수가 없는데, 그나마 김성은 선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올림픽에 못 나가고 있다.
<8월 14일>
오늘은 오랜만에, 새벽이 아닌 밤에 뜀박질을 하려고 한다.
리우 올림픽 남자 10,000m에서 영국의 모 파라가 우승했다고 한다.
파라가 레이스 도중 경쟁자 발에 걸려 넘어졌다가 일어나서 다시 달렸는데도 우승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넘어진 선수가 일어나 다시 달려서 우승할 때까지 대체 케냐나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파라는 원래 소말리아 태생인데, 어려서 내전을 피해 부모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파라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당시 중장거리 세계 최강 베켈레를 밀어내고 5,000m.10.000m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리우 올림픽 10,000m에서도 우승했고 5,000m 경기에도 출전한다고 하니 올림픽 2연속 남자 5,000m.10,000m 두 종목 금메달에 도전하는 셈인데, 이렇게 남자 올림픽 2연속 5,000m.10,000m 동시 우승은 아직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파라의 중장거리 요즘 기록은 베켈레의 전성기 때 기록보다는 한참 뒤지는 걸로 나타나고 있다.
어쨌거나 파라가 2010년 이후 베켈레를 극복하고 현재 세계 남자 중장거리를 호령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여자 마라톤 경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8월 15일>
어젯밤 달리려고 했으나 못 달렸고, 오늘 새벽에도 못 달렸으니 3일 연속 못 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제 끝난 여자 마라톤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42위와 70위에 그쳤다고 한다.
안슬기 선수는 2시간 36분50초로 42위, 임경희 선수는 2시간 43분 31초로 70위를 했다는 것이다
케냐의 제미마 젤라겟 섬공이 2시간 24분 04초로 금메달을, 바레인 선수가 은메달을 그리고 에티오피아 선수가 동메달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런데 1위에서 5위까지의 선수들 기록이 모두 2시간 24분 대였다고 하니 선두권 경쟁이 막판까지 치열한 대회였다.
세계 수준에 한참 뒤떨어지는 한국 마라톤의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이번 여자 마라톤 경기에서 북한도 두 명의 선수가 출전하여 둘 다 2시간 28분 대의 기록을 냈다고 하니, 어찌하여 우리 남한 선수들은 더 못 먹고 훈련 여건도 열악한 북한 선수들에게도 뒤진 것으로 밝혀졌으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우리 선수들 피똥쌀 만큼 훈련을 안 해서 그런 것이다. 그렇게 훈련시키는 독한 감독도 없을 것이고...
감독부터가 독기를 품어야 한다.
고 정봉수 감독보다 더 독한 감독이 속히 이 땅에 강림해야 한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고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있듯이 마라톤은 훈련한 만큼 결과가 나오게 돼 있다. 훈련이 부실하니까 성적이 이모양 이꼴인 것이다.
한국 마라톤의 각성을 촉구한다.
<8월 15일>
나는 지금 강원도로 전지훈련을 떠나고 있다.
<8월 16일>
강원도 전지훈련지에서 04시 30분에 기상하여 뛰려고 밖에 나가보니 예기치 않던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어서 달리기 포기하고 말았다.
이래서 4일 연속 달리지 못하고 있다.
오랜 폭염에 시달리다가 오랜만에 비를 만나니 반갑기는 했는데, 하필 전지훈련 때 비가 오냐고! ㅠㅠ
월 목표 220km는 물 건너갔고, 잘하면 200km는 달성할 수 있으려나?
요즘 다리 상태가 안 좋은데, 다리에 휴식을 주고 있다고 자위해야겠다.
전지훈련은 누구랑 왔느냐? 와이프하고 단 둘이 왔다.
<8월 17일>
휴달. 누적 90km에서 5일째 전혀 진전이 없다.
<8월 18일>
04시 19분부터 10m 달렸다. 누적 100km.
마지막 400m를 칼 루이스나 벤 존슨 스피드로 폭풍질주하고 싶어도 다리 힘줄 끊어질까봐 끝까지 조심스럽게 살살 달려야 했다.
<8월 19일>
다리 상태가 안 좋아서 오늘도 휴달.
<8월 20일>
05시 19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110km.
맘 같아서는 마지막 400m를 저스틴 게이틀린 스피드로 달리고 싶지만, 다리 부상이 있어서 질주본능을 꾹 참고 막판까지 천천히 달려서 레이스를 마쳤다.
모레(월요일) 병원 가서 침 맞으면 괜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8월 21일>
일요일이지만 나는 07시 40분까지 출근이라 04시 56분부터 06시까지 한 시간 4분(10km) 달렸다).
리우 올림픽 육상경기에서 어제는 여자 5,000m 결승전이 열렸는데, 케냐의 비비안 체루이요트가, 며칠 전 10,000m 경기에서 자신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했던 에티오피아의 알마스 아야나를 3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으니 아야나에게 멋지게 설욕한 셈이 되었다.
은메달도 케냐 선수가 차지했다고 한다.
체루이요트는 2013년에 아들을 출산한 아줌마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선수가 아닐 수 없다.
체루이요트는 이번 리우 올림픽이 끝나면 마라톤으로 전향할 것이라고 하는데, 글쎄, 체루이요트 나이가 좀 많아서(34세) 얼마나 선수 생활을 더 할지는 모르겠다.
체루이요트가 케냐에서 경찰이라고 하는데, 올림픽 금메달 소원도 풀었고 나이도 있고 하니까 이쯤에서 선수 생활은 접고 빠른 발과 왕성한 체력을 이용하여 범죄자 잡아들이는데 몰입하는 것이 어떠하리?
그리고,
오늘이 무슨 날이냐?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내가 출근하는 날이다.
또 오늘이 무슨 날이냐?
리우 올림픽 남자 5,000m 결승전하고 남자 마라톤이 벌어지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가 명색이 대한민국 마라토너라고 자부한다면 5,000m하고 10,000m 경기는 물론이고 마라톤 경기를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 남자 5,000m 경기에서, 지난번 10,000m 경기 우승자 영국의 모 파라가 또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남자 마라톤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손명준.심종섭 선수의 선전을 기원한다.
<8월 22일>
오늘은 휴달하고 병원에 들어 침 맞을 예정이다.
강력하고 아픈 침 한 방이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어제(21일) 벌어진 남자 마라톤에서 역시 한국 선수들은 예상대로 형편 없는 성적을 냈다.
2시간 36분 그리고 2시간 42분의 기록을 냈다고 하는데, 이게 어디 국가대표의 성적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아마추어 고수들보다 못한 기록이고 관마클 이성태 회장님이나 대전 여명 달리기의 김영일의 전성기 때 기록과도 별 차이가 없는 기록이다.
북한의 박철은 2시간 15분 대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어찌하여 남한 선수들은, 남자든 여자든, 북한 선수들보다도 훨씬 못하다는 말인가.
어차피 올림픽에서는 입상 가능성이 없으니 그저 몸이나 축내지 않고 살살 천천히 달리자는 의도인가?
가을 전국체전 성적이 내년 연봉과 직결되니 전국체전에 올인하자는 것인가?
올림픽 나가는 선수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달리고 싶어도, 위에 언급한 이유들 때문에 올림픽에서는 빡세게 달리지 말고 천천히 몸 안 다치게 달리라고 사주하는 인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인간들 누구인지 짐작은 가지만.... 으음!
이봉주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러지 않았는데, 이봉주 이후 올림픽 나갈 때마다 거의 매번 이런 결과가 나오니까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오늘 침 맞고 내일은 캐스터 세메냐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세메냐가 누구냐?
내일은 세메냐에 대해 고찰해보려고 한다.
또 시간 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에 대해서도 고찰해보려고 한다.
또 영국의 모 파라 선수에 대해서도 더 고찰해보려고 한다.
또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마라톤을 살릴 방법에 대해서도 고찰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나는 달리기에 대해, 마라톤에 대해 할말이 참 많은 사람이다.
〈8월 23일〉
04시 21분부터 한 시간(10km) 달렸다. 누적 130km.
마지막 800m를 캐스터 세메냐 스피드로 달렸다. 세메냐가 누구냐?
세메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자 중거리(800m) 선수로서, 이번 리우 올림픽 800m 경기에서 1분 5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는데, 국제대회에서 거의 매번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하다시피하는 세메냐는 성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즉, 세메냐가 여성이냐 남성이냐 하는 논란이 벌어진다는 것인데, 세메냐는 여성이긴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여성같지 않고 남성처럼 보이다는 사실이다.
우람한 근육질의 몸매에다가 얼굴도 남자처럼 생겼고 달리는 폼도 남자같고 목소리도 남자같고, 게다가 세메냐는 자궁도 없고 난소도 없고 고환은 달려있다고 한다.
이러니 누가 이 여인을 여인이라고 부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메냐 자신과 남아공 정부는 세메냐가 여성이라고 여전히 박박 우기고 있다.
2014년에는 세메냐가 동료 여자 선수랑 결혼까지 했다고 하니 도대체 이게 뭐냐고 ... ㅠㅠ
이러고도 세메냐가 여자라고 계속 우길 것인가?
세메냐가 처음 성별 논란이 인 것은 2009년 베를린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인데, 이 대회에서 18세의 나이로 800m 경기에 출전한 출전한 세메냐는 1분 55초의 시즌 최고 기록으로(이번 리우 올림픽 자신의 우승 기록과 똑같군!) 우승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세메냐가 여성 맞느냐고 수군거리고 논란이 일자 IAAF(국제육상연맹)에서 세메냐를 상대로 이것저것 신체검사를 한 해프닝 끝에 여성이라고 공개 선언을 하긴 했지만 그후 지금까지 세메냐가 국제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마도 논란은 세메냐가 선수 생활을 접을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세메냐랑 같이 출전한 선수들은 억울해 할 것이다.
자기들은 같은 여자끼리 경쟁하는 게 아니고 남자 선수랑 뛰는 것이라 여기며.......
나는 2009년 세메냐 성별 논란 기사를 접하고, ‘참 희한한 선수가 있구나’ 라고 여겼는데, 지금까지도 세메냐 성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세메냐는 여자일까 남자일까, 아니면 양성인일까.
아무튼 살다보면 별놈의 꼴을 다 보며 살게 되는데, 세계 육상계에는 별 희한하고 쇼킹한 사건도 많다.
나는 오늘 새벽 한 시간 달리면서 마지막 800m를 세메냐 스피드(1분 55초)에 가까운 스피드로 달렸다는 것이다.
〈8월 24일〉
04시 30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140km.
어제 출근해서, 이번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결과에 관한 모 신문사의 기사를 읽었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의 참담한 결과를 언급하며, 한국 마라톤은 이제 ‘동네마라톤’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혹독한 비판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한국 마라톤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내용의 분석도 곁들였는데, 내가 어제 훈련일지에 언급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라고 할 수 있으니 내가 어제 떠들어댄 말들이 전혀 근거 없는 말이 아님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내일은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8월 25일〉
오늘은 휴달하고 말았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한 의족 스피린터인데, 장애인 육상대회에서 매번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하니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피스토리우스도 남아공 선수이고 세메냐도 남아공 선수다.
그런데 피스토리우스가 2013년 발렌타인데이에 자신의 집 욕실에 있던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권총을 발사하여 여친을 사망케 했다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는데, 피스토리우스 주장은, 강도가 든 것으로 착각하고 권총을 발사했다는 것인데, 대체 이게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세계적으로 유명인사였던 피스토리우스의 어처구니없는 총질 사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하고 충격을 받았다.
결국 피스토리우스는 징역 6년이 확정되어 징역을 살고 있는데, 유명 의족 스프린터가 어느 날 갑자기 살인범으로 전락한 어처구니없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렇듯 세메냐. 피스토리우스. 완지루의 경우에서 보듯 세계 육상계에는 별 희한하고 충격적인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다음에는 모 파라 스피드로 달려보겠다.
〈8월 26일〉
오랜만에 저녁 달리기 했는데, 18시부터, 황량한 관저트랙에서 10km 달렸다. 누적 150km.
마지막 800m, 즉 트랙 두 바퀴를, 심장이 터지든 말든, 세메냐 비슷한 스피드로 그리고 모 파라 스피드로 내달리고 잔디밭에 픽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정말로 심장이 터질 뻔했다.
파라는 이번 리우 올림픽 5,000m. 10,000m에서 2관왕에 올랐는데, 런던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속 5,000m. 10,000m 2관왕에 올랐다고 한다.
대단한 파라인데, 그래도 베켈레의 최고 기록에는 한참 못 미친다.
나는, 사상 최고의 중장거리 선수는 베켈레라고 생각한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몇 년 전 베켈레의 경기를 시청한 소감을 말해야 하는데......
만날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다가 베켈레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
〈8월 27일〉
오늘도 휴달.
휴달했지만, 에티오피아의 위대한 중장거리 선수 케네니사 베켈레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끝내려고 한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베켈레는 ‘트랙의 신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뛰어넘는 위대한 중장거리 선수가 되었는데, 2004년에 5,000m(12분 37초)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2005년엔 10,000m(26분 17초)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베켈레의 이 기록들은 워낙 경이적이라서 지금 세계 정상의 중장거리 선수들도 이 기록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내가 2008년(2009년인지 기억이 확실치 않음) 베켈레의 5,000m(10,000m인지 기억이 확실치 않음) 경기를 스포츠 채널을 통해 시청한 적이 있다.
당시 대회 이름도 무슨 그랑프리 육상대회였는데 기억이 확실치가 않다.
그 경기 중계 아나운서도 기억이 없고 해설위원만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윤여춘 위원이었다.
그 경기에서 두 명의 선수(베켈레하고 또 한 명의 선수인데, 그 선수 이름은 기억이 없음)가 얼마나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는지, 세상에! 그렇게 재미있고 스릴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달리기 경기는 처음 보았다.
두 선수의 엄청난 지구력과 스피드를 관전하면서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가 얼마나 박진감 넘치는지 중계하는 아나운서는 거의 숨이 넘어가는 목소리로 두 선수의 이름을 연호했고, 윤여춘 해설위원은 “두 선수가 마지막 100m를 10초 스피드로 달리는 것 같다. 나도 이런 흥미진진한 경기를 평생 처음 본다” 라고 표현한 것을 지금까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얼마나 그 경기가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표현한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8강전보다 더 짜릿하고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그 축구 경기가 한국 축구 최고의 명승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 베켈레 경기가 그 축구 경기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말하면 좀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결국 그 경기에서 베켈레가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했는데, 지금도 눈을 감으면 베켈레의 그 당시 경기 장면이 생생히 떠오른다.
베켈레가 2005년 10,0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바로 마라톤으로 전향을 했더라면 2~3년간의 마라톤 적응 기간을 거쳐 베켈레는 분명히 마라톤 최고 기록을 냈을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만약 그때 베켈레가 그렇게만 했더라면 마라톤 서브2의 기록을 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베켈레는 바로 마라톤으로 전향하지 않고 그 후로도 너무 오랫동안 중장거리에서만 놀다가 2014년에 늦은 나이에 마라톤에 데뷔하여 그 해 파리 마라톤에서 2시간 6분의 실망스런(?) 기록으로 우승을 했고, 그 후 활약은 뜸한 것 같다.
이제 베켈레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건지......ㅠㅠ
언제 또 베켈레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소식 전하기로 한다.
아, 베켈레여!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내일은 데니스 키메토 스피드로 달려보려고 한다.
키메토가 나의 ‘한여름 훈련일지’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선수다.
〈8월 28일〉
04시 55분부터 10km 달렸다. 누적 160km.
마지막 300m를, 믿지 않겠지만, 데니스 키메트 스피드로 달렸다.
대체 키메토가 누구냐?
키메토는 케냐의 마라톤 선수인데, 참으로 대단한 선수다.
키메토가 2014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2분 57초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는데, 드디어 세계 남자 마라톤은 2시간 2분 대에 진입을 한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게브르셀라시에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2007년~2008년 2년 연속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고, 특히 2008년은 2시간 3분 59초의 기록으로 우승함으로써 게브르셀라시에가 사상 처음 마라톤 2시간 3분 대에 진입을 했는데, 이후 다른 선수들에 의해 몇 번 더 기록 경신이 이루어지다가 2014년에 키메토가 2시간 2분 대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베를린 대회가 세계 마라톤 기록의 산실이라고 할 만큼 세계 신기록이 쏟아지는 대회로 유명한데, 코스가 평탄하고 날씨가 선선한 9월에 열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 진작 하고픈 얘기는 그것이 아니고, 키메토라는 선수에 대해서이다.
키메토는 어릴때부터 달리기를 한 것이 아니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28세까지 옥수수 농사를 짓던 전형적인 농부였는데, 키메토가 28세 때 동네 근처에소 마라톤 훈련을 하던 선수들을 장난삼아 따라 달렸고, 키메토의 달리기가 예사롭지 않았는지 바로 선수로 영입이 되었고, 달리기 입문 3년 만에 세계 유수의 마라톤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니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어떻게 달리기 3년 만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할 수가 있나.
그러니 키메토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마라톤 천재’라고밖에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케냐에는 키메토 아니더라도 마라톤 잘하는 선수들이 우글거리는데, 어찌하여 한국 같은 ‘마라톤 빈국’에는 천재가 뚝 떨어지지 않고 엉뚱한 나라에 뚝 떨어진다는 말인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 한국에도 마라톤 천재가 두 명이나 하늘에서 떨어졌었다. 황영조하고 전은회.........
그러나 두 마라톤 천재는 이런저런 이유로 선수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고 일찍 물러나거나 사라지고 말았다.
황영조는 너무 일찍 성공하여 부와 명예를 얻자 헝그리 정신이 사라지면서 일찍 은퇴해버렸고 전은회는 훈련태도만 좀 더 성실했다면 한국 최고의 마라톤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여자 마라톤에서 2시간 15분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 선수가 아닐까.
케냐 선수도 아니고 에티오피아 선수도 아닌 영국의 선수가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으니 말이다.
아무튼 달리기 3년 만에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키메토의 경우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임이 분명하니, 세메냐. 피스토리우스. 완지루의 경우와 함께 세계 육상계의 희한하고 충격적인 사례에 속한다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어제 베켈레에 대해 언급하던 중, 요즘 베켈레 활약이 뜸하다고 했는데, 내가 잘못 알았으니 수정을 해야겠다.
기사를 정밀 검색해보니 베켈레가 올해 4월 파리 마라톤에 출전했고, 그 대회에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우승한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2시간 3분 대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2위는 역시 케냐 선수 비요트 스탠리가 2시간 3분 대로 차지했고 베켈레가 2시간 6분대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스탠리는 2011년 춘천 마라톤에서 2시간 7분 대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가 있는데, 이제는 2시간 3분 대까지 기록하여 세계 정상의 마라톤 선수 반열에 올랐다.
반면 천하의 베켈레는 겨우 2시간 6분 대라니!
그러니까 베켈레는 마라톤 기록이 2시간 5분~2시간 6분 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인데, 나로서는 베켈레의 기록이 영 불만이다.
베켈레가 은퇴 전에, 서브2까지는 아니더라도 2시간 1분~2시간 2분 대 기록을 내주기를 바란다면 나의 지나친 욕심인지 모르겠다. 베켈레도 이젠 늙었다는 말인가.
겨우 3년 달린 키메토도 2시간 2분 대의 기록을 세웠는데..... 베켈레 홧팅!
이제 곧 9월이 올 것이고 베를린 마라톤 대회가 열릴 것이다.
이번 베를린 마라톤에서는 엘리우드 킵초게. 비요트 스탠리. 케네니사 베켈레. 윌슨 킵상. 데니스 키메토 같은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들이 펼치는 최고의 레이스를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 중 누가 출전할지는 모르지만.
〈8월 29일〉
04시 21분부터, 가을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는 새벽길을 10km 달렸다. 누적 170km.
한국 마라톤을 살릴 방법이 있다.
내가 국가대표 마라톤 감독이 되면 된다.
물론 단기간 내에 성적이 나오지는 않는다.
실업팀의 협조도 있어야 하고 육상연맹의 지원도 있어야 하고 기업의 협찬도 필요하다.
투자를 해야 결과가 나온다.
우선 대표 선수를, 남자는 20명, 여자는 30명을 선발하겠다. 여자를 더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정도 되는 선수를 선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몇 개 실업팀이 없어지더라도 이정도 되는 선수를 선발해서 맹훈련을 시킬 것이다. 육상연맹의 지원이 절실하다.
코치진도 충분히 확보할 것이다.
대표팀 남녀 숙소를 만들고 전용 트랙을 만들 것이다.
400m 트랙은 기본이고 1,000m 트랙도 만들어서 차양막 겸 지붕을 설치하여 전천후 트랙이 되게 할 것이고 바닥에는 우레탄이 아닌 황토를 깔겠다.
대표팀 전용 의료진도 확보하여 이들을 항상 훈련장에 동행시켜 수시로 선수들 다리 맛사지 및 물리치료를 하게 할 것이다.
전에는 선수가 부상을 당해도 감독.코치는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치료받도록 했을 것이고 지금도 대략 그런 분위기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매일 선수들 몸상태를 정밀 체크하여 부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하겠다.
훈련장에도 물리치료실을 설치하고 숙소에도 설치하여 언제든 선수들이 치료를 받게 할 것이고 해외 전지 훈련을 갈 때도 의료진을 동행시키겠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로 매년 정기적으로 전지훈련을 가겠다.
상반기 2개월은 케냐에서, 하반기 2개월은 에티오피아서 훈련하는 것이다.
전지훈련을 가서 현지 선수들과 똑같이 뛰고 구르게 만들 작정이다.
불교에서 스님들은 산문을 나서지 않고 여름 3개월은 하안거, 겨울 3개월은 동안거라는 수행을 하는데, 마라톤 국가대표선수들도 수도(修道)하는 자세로 해외 전지훈련을 시킬 것이다.
스님들은 하안거 동안거 기간에 3개월씩을 수행 정진하는데, 대표 선수들은 겨우 2개월씩 전지훈련을 나갈 뿐이다.
국내 훈련은,
400m 트랙 인터벌 훈련은 47초 페이스로 피똥 쌀 만큼 시키겠다.
그리고 400~500m쯤 되는 언덕코스를 개발하여 언덕 인터벌 훈련도 시키겠다.
언덕 훈련이 평지 훈련보다 훨씬 훈련효과가 크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63빌딩 계단 뛰어오르기 훈련도 시키겠다.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아깝게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남녀 선수들을 여럿 영입하여 우리 대표팀 훈련 파트너로 적극 활용하겠다.
이외에도 코치진과 충분히 상의하여 선수들 최대한 피똥을 많이 싸도록 훈련을 시킬 것이다.
수석코치가 훈련 계획표를 가져오면 나는 코치를 눈물이 쏙 빠지도록 꾸짖고 좀 더 타이트한 훈련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다.
국가대표는 국내 대회에는 3월 동아마라톤하고 10월 춘천마라톤 그리고 11월 중앙마라톤에만 출전하고 그 외에는 일절 국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국가대표는 말 그대로 국가를 대표해서 외국 선수들하고만 경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동마.춘마.중마 출전도 해외 전지훈련이나 국제 대회 일정을 봐가면서 결정하면 될 것이다.
3월 동아마라톤에는, 일정만 맞는다면, 대표선수들을 모조리(부상자만 빼고) 출전시키고, 대회 스타트 하기 전에 사회자 배동성과 협의하여 이벤트를 벌인다.
즉 감독인 내가 수많은 참가자와 시민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것이다.
“마라톤 국가대표 감독 아무개입니다. 우리 선수들 지난겨울 동계훈련 열심히 했습니다. 제가 선수들에게 욕 많이 먹고 있읍니다. 정봉수 감독님보다 더 악랄한 감독이라고 말입니다” 라고 인사하고 내가 대표 선수들을 차례로 소개를 하면, 선수들은 짧게 각자 각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저는 이번에 풀코스가 처음이라서 2시간 12분이 목표입니다. 응원해주세요“ 라고 할 것이고,
어떤 선수는 “저는 2시간 10분 안에 들어오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고 할 것이고,
어떤 선수는 “저는 2시간 8분이 목표입니다” 라고 할 것이고,
또 어떤 선수는 “저는 오늘 이봉주 선수의 한국 최고기록 2시간 7분 20초를 깨겠습니다” 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광화문에 운집한 수만 명의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청와대가 떠나가라 함성을 질러대며 환호작약할 것이고 청와대로부터 항의 전화가 올 것이다. 제발 마라톤 대회 좀 조용히 치를 수 없느냐고....
이렇게 대표팀 선수들은 가끔 대중들과 이런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런 이벤트를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실력(기록)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 동아마라톤에서 남자 선수들은 2시간 10분 안에 들어오는 선수들이 즐비해야 하고, 여자 선수들은 2시간 30분 안에 들어오는 선수가 즐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때 비로소 국민들도 한국 마라톤에 희망을 갖게 될 것 아닌가.
이벤트를 하나 더 하려고 한다.
3월 동아마라톤을 3주~ 한 달가량 앞두고 잠실운동장에서 대표팀 공개훈련을 하는 것이다.
공개훈련에 선수 가족들도 초청하고, 전국의 초중고교 육상 중장거리 선수들도 초청하고, 언론사 육상 담당 기자들도 초청하고, 육상연맹 관계자들도 초청하고, 전국 마라톤 동호회원들도 초청하고, 육상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믿들도 다 오라고 하겠다.
이를 위해 신문.방송 광고도 한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천 명 또는 이천 명은 잠실운동장으로 몰려올 것이다.
대표 선수들도 수천 명의 관중이 보는데서 신명나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공개훈련은 4개 부문으로 나누어 실시하는데, 남자 5,000m. 여자 5,000m. 남자 10,000m. 여자 10,000m 경기를 치른다.
그럼 총 행사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쯤 소요될 것이니 시간은 그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훈련이라지만 그날 선수들 기록을 측정할 것이고, 순위별로 상금까지 지급할 것이다.
그래서 그 훈련이 어영부영하는 훈련이 아니고 실전처럼 박진감 넘치는 훈련이 되도록 하겠다.
많은 관중이 지켜보고 있는데 절대로 형식적인 훈련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검증도 받아보고 평가도 받아보고 지원도 받고 홍보도 하고 소통도 하겠다는 것이다. 요즘은 소통의 시대 아닌가.
거듭 강조하지만, 이런 이벤트를 하려면 대표 선수들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선수 선발 문제. 실업팀 지도자들과의 문제. 예산 문제 등등 ....
또 감독인 나를 여기저기서 음해하고 씹어대는 세력들이 준동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 마라톤은 영영 희망이 없다.
영국에서는 폴라 래드클리프라는 천재 선수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고 케냐에서는 데니스 키메토라는 선수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데 한국에서는 나같은 천재 감독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이렇듯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 감독을 활용하지 못하고 그냥 이대로 방치하고 썩힌다면???
대표팀에서 주전이 못 되고 후보로 있는 선수들이라도 말썽 안 피우고 성실히 훈련만 잘 소화한다면 섭섭지 않게 처우할 것이다.
만약 대표팀 소집에 불응하거나 대표팀에 들어와서 감독.코치에게 대들거나 말썽을 피우는 것들은 실업팀에서도 뛰지 못하도록 육상연맹과 협의하여 제도를 정비해놓겠다.
운동 선수 이전에 인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남궁인이라는 응급의학과 의사가 『만약은 없다』 라는 책을 썼다.
작가는 응급의학 전문의로서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응급실에 실려오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33세의 젊은 의사가 병원 응급실로 실려오는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많은 환자들을 살리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저세상으로 보내야 하는 환자들도 수없이 많은 모양이다.
저자는 글쓰기가 취미인데, 병원에서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글쓰기를 통해 해소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저자는 틈만 나면 달리기를 하고 있다. 일정한 달리기 코스는 없고 그날그날 마음 가는 곳으로 달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이 책에는 병원 응급실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의 치열한 모습과 함께 우리 의료계의 불편한 진실도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흉부외과 의사가 절대 부족하여,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의사들도, 힘들고 위험하고 돈도 안 되는 데다가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흉부외과에는 지원을 않고 소위 ‘피안성정재영’(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신과 재활과 영상의학과) 쪽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를 살리는 흉부외과 의사가 이렇게 부족하도록 누가 방치한 것인가.
보건당국은 대체 뭐하고 있는 것인가.
의사들 중에서는 흉부외과 의사들을 최고로 대우해주고 그들이 존경 받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흉부외과 의사들은 지금도 병원 수술실에서 온 몸에 핏물을 뒤집어 써가며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그들이 최고의 의사인 것이다.
제도를 보완하고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흉부외과 의사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 아닌가.
또 지금 시골 지역에서는 산부인과가 없는 지방자치단체가 속출하고 있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시골에 사는 것도 서러운데 산부인과 병원이 없고 의사가 없으니 아이까지 낳지 말라는 것인가. 도대체 시골에 살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시골 사람은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보건 당국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시골에 산부인과 병원이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건 당국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흉부외과 의사를 확보하고 산부인과 병원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살려야 하고 시골의 임산부들을 살려야 하듯 나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강한 열정을 가진 마라톤 대표 감독이 되어, 죽어가는 한국 마라톤을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관마클 모 회원은 어제 월례회에서, 취중이긴 했지만, 자신이 관마클 회장을 해야겠다고 했는데, 나는 대한민국 마라톤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서,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마라톤을 5~6년 만에, 물론 더 걸릴 수도 있고, 살려놓고야 말겠다는 것이다.
분명 한국 마라톤이 살 길은 있다. 천재 감독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 ------- 믿거나 말거나 -----
〈8월 31일〉
8월의 마지막 날.
04시 25분부터, 보슬비 내리는 새벽길을 우산도 쓰지 않고(모자는 썼음) 한 시간(10km) 달렸다. 누적 180km.
월 목표 220km를 달성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200km 가까이 달렸으니 그런대로 만족한다.
이제 무더위는 사라졌고 내일이면 9월이 시작되고 날씨도 본격적으로 가을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10월이 되면 조석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질 것이고 새벽에는 가벼운 장갑이라도 껴야 할 것이고,
11월에 들어서면 새벽에 복장을 단단히 갖추고 달리러 나가야 할 것이고,
12월부터 몇 달간은 한겨울 추위에 맞서 대단한 각오로 새벽 달리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니 나처럼 새벽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여름(6월.7월.8월) 날씨가 얼마나 좋으냐 하는 것이다.
나는 정말이지 여름날씨에 감사하고 싶다.
물론 내가 겨울에도 꿋꿋이 새벽운동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여름철 새벽운동이 훨씬 수월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제 고마운 여름과 작별을 고해야 할 때다.
여름아, 잘가라. 고마웠다. 내년에 또 만나자.
---- 새벽창가에서 ----
첫댓글 장문의 글~~~즐독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