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주파수
이애란
별이 떨어진다. 잠이 오지 않은 밤하늘에 시간을 잃어버린
새가 날아간다. 잠이 오지 않은 밤하늘에 둥지를 떠나버린
이제는 하늘로 옮긴 기지국의 주파수로 묻는다
공중으로 쏘아 올린 꼬리 없는 불꽃이 되었는가!
그대는
훨훨, 공중도 땅도 없는 그 어느 세계의 라인을 타고 있는지
불현듯, 들리는 소리
너 참 외로웠구나!
꿈인 듯 생시인 듯
울컥, 속울음이 안테나를 높이 세운다
새와 별이 다 잠들어도
누군가의 주파수로 우주로 지구로 나에게로
쉬지 않고 보내는 그 음성 한줄기
불면의 밤하늘에
나 홀로 서서 귀 기울인다
이애란 시인의 시, 「밤하늘의 주파수」를 읽습니다. 한번씩은 겪는 게 불면의 밤입니다. 근심 걱정으로 인하여 잠 못 드는 것과 달리 별다른 까닭없이 잠 못 들 때도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밤에는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시, 「밤하늘의 주파수」를 이런 경험을 시화(詩化)하였습니다. 잠은 안 오고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마련입니다.
“별이 떨어지기도 하”고, “새가 날아가기”도 합니다. 급기야는 시인의 상상은 현실 세계가 아닌 하늘의 세계로 향합니다. 시인은 이런 상상의 세계를 “이제는 하늘로 옮긴 기지국의 주파수로 묻는”다고 했습니다. 상상의 세계에 등장하는 ‘그대’에게 묻습니다. “공중으로 쏘아 올린 꼬리 없는 불꽃이 되었는가!”요라고 묻기도 하고 “훨훨, 공중도 땅도 없는 그 어느 세계의 라인을 타고 있는”가요? 라고 묻기도 합니다. 들려오는 그대의 대답에서 시인은 “너 참 외로웠구나!”라고 느낍니다. ‘그대의 외로움’을 느끼지요. 그러면 이 시에 등장하는 ‘그대’는 누구일까요? 화자인 ‘나’와 관계없는 ‘타자’인 것처럼 나타나지만 결국 시인 자신인 것입니다. 시적 화자인 바로 ‘나’인 것입니다. 즉 ‘참나’ 이겠지요.
이날 밤 시인과 함께 잠 못들던 “새와 별이 다 잠들어도 ”시인은 “쉬지 않고 보내는 그 음성 한줄기/불면의 밤하늘에/나 홀로 서서 귀 기울이”며 참된 나의 존재 의미를 들으려(구하려) 합니다. 끝내 그날 밤을 꼬박 새웠을 것입니다.
첫댓글 잠 못 이루는 밤
새와 별과 나 얘기나눌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네요?
그리 많은 말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힘든 밤에는,
'너 참 외로웠구나!'라고 말해 주는 누군가의 목소리, 그 한마디면 다 해결되는거지요. ^^
교수님
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별을 세다 하앟게 보낸 밤
우주에서 보내 온 주파수로 예쁜 시 한편 그려셨네요.
응원합니다.
화이팅
교수님! 시평 감사합니다.
바쁘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까폐에 더디게 방문했습니다.
남편의 입원으로 인한 불면의 밤의 연속인 시기에 적은 시입니다.
우리 고독의 깊이는 얼마만큼 일까요?
그래도 깊은 곳에는 상대성 있는 답이 있어 그 곳을 무장정 유랑 하는 것 합니다
때론 너무 깊어서 외면하기도 합니다
시인은 끝까지 가 보는 것라고 외국 어느 시인의 시처럼 그렇게 가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