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하는 파도
파도와 파도가 손을 잡고 깔깔대던 물보라는
하얀 이빨처럼 아름다웠고
그 향내는 파란 해초처럼 싱싱했다.
모처럼 바다가 그리워 찾아갔건만
전에는 나를 보고 미소 짓던 파도가
오늘은 나를 보고도 웃지 않았다.
기름을 뒤집어 쓴 파도는
부끄러워서 더 이상 웃을 수가 없었고
썩고 부패한 쓰레기로 배 불린 바다는
배앓이로 밤잠을 설쳤다.
격동하는 파도에
햇살은 유리파편처럼 부서져 물결 위를 뒤 덮는데
그처럼 부대끼는 몸부림으로도
바다 속 심연에 다다를 수 없기에
오늘도 파도는 소리 내어 울고 있다.
전우익의 <사람이 뭔데>라는 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우리 동네엔 5~10마리쯤 소를 먹이는 집이 네댓 집 있습니다. 사료를 먹이고 주사 놓고 시멘트 바닥에서 키웁니다. 하루 1kg씩 불려야 수지가 맞는 답니다. 억지로 먹이고, 병들까봐 주사 놓고, 빨리 크라고 발육촉진제와 항생제가 섞인 사료를 눈에 불 켜고 인정사정없이 먹입니다. 미친 사람들 같습니다. 소나 닭, 돼지, 개가 평생 흙 한 번 밟아 보지 못하고 무기 징역수처럼 우리에 갇혀서…. (중략) 잡힐 땐 무게 나가라고 호스로 억지로 물 먹여 죽인답니다. 지금 시골에서 첫째가는 공해가 소 먹이는 축사입니다. 둘째가 과수원이고요. 과실수에는 1년에 열두 번도 넘게 약을 칩니다. 아예 코팅을 해요. 밑으로서는 비료와 제초제를 퍼붓습니다. 포도는 한줄기에 30송이가 알맞은데 60~90송이 달리게 해서 이웃보다 빨리 팔자고 가지에 상처까지 낸답니다.”
20년 전에는 돼지가 하루에 650mg씩 자랐는데, 오늘날엔 하루에 900mg씩 자란다. 젖소는 40년 전에 비해 마리당 1년에 100리터의 우유를 더 생산한다. 이처럼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도록 유전적 변이를 시키면서까지 돈을 벌려는 인간의 탐심은 순리를 거스르고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식물을 먹고 살아야 하는 소에게 동물성사료를 먹인 결과 인류는 광우병의 공포에 시달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