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르타가 가진 신앙의 한계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11,22)
마르타의 말은 “이제라도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음을 압니다”라는 뜻입니다. 본문 말씀의 초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마르타의 말을 가만히 살펴보면, 굉장한 믿음이 있는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마르타의 믿음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마르타의 믿음은 본질적이고 결정적인 것이 아니고 인간적이고 한계가 있으며 이성에 기초한 것입니다. 우리가 성당에 열심히 다니고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은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열심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 인간적이고 이성적이기 때문입니다. 마르타의 믿음에 문제가 있음은 그녀가 예수님께 한 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마르타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믿음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은 긍정적이고 좋습니다. 희망과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믿음의 본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주님께서는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기적을 베풀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등과 같은 고백은 막연한 희망과 기대를 나타내는 것이지 본질적인 믿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희망사항과 기대감을 갖고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것을 믿음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로 마르타의 말에 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주님께서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하지 않고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두 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이 청하시면 하느님이 주신다고 고백하고 있지, 예수님이 하실 수 있다고 고백하고 있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 마르타는 ‘믿는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항상 ‘안다’라고 말합니다. 믿는 것과 아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큰 차이를 갖습니다. ‘안다’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합니다. 인간의 지식과 정보가 기적을 만들지 않습니다. 이해한다고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마르타의 믿음의 기초는 이성, 합리성, 지식, 정보 등입니다. 따라서 시작은 좋지만 결과는 없고 기적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언제나 목마른 믿음,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지만 결정적인 능력이 없는 믿음입니다.
첫댓글 아 멘 !감사합니다.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