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15차 제7기 신곡 지옥편 제28곡 (35) 2022-09-17
지옥편 제28곡(Inferno Cano28)
분열 선동자들(Sowers of Discord)(8옥, 9낭)
강사: 김태연선생
● 1 <28곡의 개요>
1.여러 싸움터의 참담함 보다 더 징그러운 제9낭 (1-21)
2.종교분열의 씨를 뿌린 <마호메트와 알리> (22-63)
3.정치분열의 씨를 뿌린자 <피에르 다 메디치나와 쿠리오> (64-102)
4.친족분열의 씨를 뿌린자 <모스카, 베르트람> (103-142)
2. 줄거리
두 시인은 아홉째 구렁(Bolgia)의 언저리에 와서 끔찍하게 절단(切斷)된 망령들을 내려다본다. 때는 1300년 4월 9일오후 1시경이다. 여기는 세상에서 불화(不和), 분리(分離)를 획책한 망령들이 벌 받는 곳이다. 하나님이 하나 되게 한 것을 찢고 절단한 것이 그들의 죄이다. 망령들은 찢어진 몸을 구렁 여기저기에 끌고 다닌다. 망령들은 저지른 죄의 정도에 따라 형벌을 받는다. 이곳의 처참한 광경은 로마인들이 과거에 여러 차례 벌인 전쟁보다 더 비참하며, 필설(筆舌)의 한계를 단테도 한탄한다.
이곳의 죄인들은 3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부류는 종교적 불화의 씨를 뿌린 자들이다. 마호메트가 그들 중에 첫째로 등장한다. 다리사이에 오장(五臟)이 삐져나와 있다. 마호메트의 사위 혹은 종형인 알리가 그 앞을 지나간다. 이 둘은 기독교와 이슬람사이의 분열을 상징한다. 마호메트는 돌친 수사(修士)에게 역설적 경고의 말을 한다(55-60행). 둘째 부류는 정치적 분열을 일으킨 자들이다. 그들 중에는 피에르 다 메디치나, 호민관 큐리오, 모스카 등인데 죄질에 따라 몰골이 흉측하다. 마지막은 친족사이에 이간을 만들어낸 베르트람(133행)이다. 그는 아버지 헨리2세 왕으로부터 왕자를 분리시켰다. 자기의 머리채를 한손으로 높이 쳐들고 마치 그것이 등불인 양 흔들어댄다(121행).
3. 내용해설
1. 징그러운 아홉째 구렁(1-21행)
‘푸는 말(2행)’은 산문(散文)이다. 산문으로 써도 이곳의 참상을 다 쓸 수는 없다. 단테는 여기서 남 이태리에서 벌어진 전쟁을 몇 가지 열거하고 있다. ‘트로이 인(7행)’은 로마인이고 이곳의 원주민(原住民)인 삼니트(Samnite)인과 싸워 이들을 죽였다. 이것이 제1 전쟁(8행)이다. 제2 전쟁은 포에니 전(BC218-201)으로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로마군을 격파하여 7만 명을 죽이고, 사망자의 손에서 몇 자루의 금가락지를 노획했다. 이것이 ‘지루한 전쟁(10행)’이다. 제3의 전쟁(13행)은 노르만디의 용장 루베르토가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인과 사라센인들과 싸워 이를 격퇴했다(11세기). 제4 전쟁(14-16행)은 체페란(전략상 요지), 1266년에 앙주의 샤를이 나폴리를 공격 시 귀족들이 체페란 다리를 적에게 내어 주었고, 시칠리 왕 만프레디가 전사하였다. 제5의 전쟁(16-17행) - 탈리아코초는 로마의 동쪽에 있는 성시(城市)이며 앙주의 샤를이 만프레디의 조카 콘라딘을 격파한 곳이다. 프랑스군의 노장(老將) 알라르도의 권면을 듣고 샤를이 적을 전멸시켰다(처음에는 졌으나 역전). 이상의 5차례 전쟁의 전사자를 다 모아놓는다 해도, 그 비참함이 지옥 제8환 9낭의 그것만 못하다는 말이다(19-21행). 단테는 2번이나 전투에 참전한 경험이 있어 그때의 경험이 여기에 반영되어있다.
2. 종교 분열을 씨 뿌린 자들(22-63행)
①'마호메트의 잘라진 꼴'(22-42행)- 마호메트(AD 570-632)는 메카에서 출생한 이슬람의 창시자이다. 기독교회와 이슬람사이를 쪼갠 자로 묘사되어있다. 단테 당시의 기독교인들의 일부가 마호메트를 본래는 기독교인이었고, 교황이 되고자 한 추기경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기독교 분열자로 묘사하고 있다. ‘알리(33행)’는 마호메트의 사위(혹은 종형)로 이슬람 최초의 분열자라 한다. 생전에 종교)분열의 씨를 심었기에 이곳에서 자기 몸이 찢어지는 벌을 받았다. 단테 당시의 기독교의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증오를 본다. 오늘날도 이슬람교는 기독교인들에게 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마귀는 무자비하게도 칼로 저들을 찢어놓으면 곧 상처가 아물고 또다시 잘라놓고... 이를 반복한다. 알리가 수니파와 시아파를 갈라놓았다.
② 마귀가 굽어보는 단테에게 ‘너는 누구냐(44행)’고 물으니 스승이 단테를 변호(辯護)하고, 지옥여행의 목적을 말해준다(43-51행). ③ 마호메트의 돌친 수사(修士)에게 한 경고(警告)(55-63행) - 돌친 수사는 사도시대의 단순성(單純性)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며, 재산공유와 아내공유를 주장하다가 교황 클레멘트 5세에 의하여 이단정죄를 받은 자이다(56행). 그는 13세기 후반 노바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교회 당국을 공격했고, 마지막에는 추종자들과 함께 굶어 죽었다.
3. 정치 분열을 씨 뿌린 자들(64-102행)
① 피에르 다 메디치나(75행)는 폴렌타와 말라테스타 귀족들 사이에 이간을 붙인 자이며 단테가 친히 그를 보았기 때문에 그는 ‘내가 본 그대여(72행)’라고 했다.
② 구이도와 안졸렐로(77행)는 둘 다 파노의 귀족인데 리미니의 영주인 말라테스티노의 초청으로 회담차 가던 도중, 말라테스티노의 간계(奸計)에 의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신곡 집필시기에서 보면 79-81행은 장래일이니 예언이다.‘외눈배기 배신자(87행)’는 애꾸눈이 말라테스티노(폭군)이다. ‘포카라의 바람(89행)’- 몹시 강풍이 불어 지나는 배들의 안전을 위해 수부들이 기도했다. 구이도와 안졸렐로는 이미 죽었으니 빌 필요가 없어졌다(90행).
③ 쿠리오(91-102행)는 카이자르로 하여금 루비콘 강을 건너게 한 자이며, 로마의 호민관이었다. 루비콘은 당시 골(Gaul)과 로마의 경계선이었다.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감으로 로마 시민전쟁이 일어났다. 쿠리오는 카이자르와 로마를 분열시켰다.
④ 두 손 잘린 놈(103-111행)- 피렌체의 구엘포 / 기벨린의 싸움은 양가의 작은 일(결혼)에서 비롯했다. 아미데이 가(家)의 소녀와 부온델몬테가 약혼했다가 파혼하고 도나티 가(家)의 소녀와 결혼했다. 아미데이 가의 친척들이 복수를 의논할 때 모스카(Mosca)가 ‘이미 일어난 일은 단행하는 것(106-197행)’이라고 주장하여 파혼자 부온델몬테를 죽여 버렸다. 이 일이 피렌체의 악 즉 구엘포 /기벨린의 불화의 씨앗(108행)이 되었다.
4. 친족 분열의 씨를 뿌린 자(112-142행)
① 지옥편에서 가장 처참한 모습은 보르니오의 베르트람(134행)이다. 베르트람(AD1140-1215)은 사제였고 영국 왕 헨리2세의 왕자 헨리를 꼬드겨 부왕을 모반(謀叛)케 했다. 부자의 관계는 머리와 몸에 비길 수 있다. 그의 머리를 자기 손으로 높이 쳐들고 마치 초롱(Lantern)인양 흔들었다. 이간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자였다. ‘젊으신 나라님(135행)’- 헨리 2세의 둘째아들 왕자 헨리(AD1155-1183)는 부왕 재세(在世)시에 2번이나 대관식을 가졌다. 단테는 압살롬과 다윗의 관계를 이간시킨 아히도벨(삼하15:12이하)을 인용하고 있다. 죄는 하나님과 인간을,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인간과 인간 사이를 떼어놓는다. 28곡에는 ‘찢어진(22행)’, ‘잘라진 꼴(30행)’,‘끊기었을 뿐(65행)’,‘혀가 끊기어진(101행)’,‘끊어진 대가리(121행)’,‘부자를 서로 등지게 한 자(136행)’등의 표현이 많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정치와 정치가, 경제와 경제가, 문화와 문화가 서로 만나는 세계화 시대에 화평과 일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단테가 지금 살고 있다면 마호메트를 분열의 씨를 뿌린 자로 보지 않을 것이다. 단테는 위대한 시인이었지만 그 시대의 아들이란 제약 속에 갇혀 있었다. 그 역시 타종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대에 교회는 타종교에 대한 대화와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ISIS)들의 만행 때문에 12억 이슬람을 정죄하거나 배타해서는 안된다. 최근에 런던시장은 파키스탄 이민의 아들 무슬림이 아닌가?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다.
(2003. 7. 18 홍응표 씀) 2016. 6. 10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