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강예린, 이치훈 지음
- 출판사
- 반비 | 2012-10-25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정독도서관, 관악산시도서관, SF&판타지도서관, 디지털도서관… ...
01 참척의 슬픔으로 도서관을 짓다 - 이진아 도서관
p.24 여러 가지 방법을 궁리하던 아버지는 딸이 생전에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서대문구청에 도서관을 기증하기로 한다. 다른 조건은 없었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와서 딸처럼 책을 읽어주기를 바랐다. 매일 사람이 드나들며 책을 읽는 공간은 박제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은, 딸 진아를 기억해줄 매체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 도서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한 사람들이 때때로 진아를 떠올려줄 것이다. 은퇴 후에 도서관을 쓸고 닦을 것을 기약하는 아버지는 딸의 생일에 맞추어 도서관이 태어나주길 바랐다.
건축가는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세심하게 배려해 도서관을 설계했다. 예컨대, 도서관 옥상 정원에는 둥굴레를 심었다. 이진아 씨의 기일이 있는 여름에 맞추어 매년 하얗게 꽃이 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딸의 기일을 꽃이 추모한다. B.I(Brand Identity, 브랜드 이미지 통일 작업)을 맡은 그래픽디자이너는 이진아씨의 수첩에서 필체를 빌려와 도서관의 글꼴을 만들었다.
pp.24-25 도서관은 삶의 마지막을 추모하기보다 삶이 계속되던 순간들을 기억한다. 딸을 기억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책을 일는 풍경은 가족들의 마음을 깊이 위로할 것이다.
p.28 훈육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책을 읽는 것만큼 '근사한'훈육은 없다.
02 도서관은 링크이다 - 광진정보도서관
p.53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가꾸어가는 모습은 도시의 모든 환경들이 소비를 위해 재편되고, 공공성을 띤 공간들이 축소되어가는 변화 속에서 일종의 치유 과정처럼 보인다. 사람들 사이에 끊어졌던 고리를 다시 잇고 더불어 사는 의미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더 그러하다. 공동체라고 하면 아파트 반상회정도만 간신히 남아 있는 서울에서, 의미 있는 공동체가 사라져가는 도시의 삶 속에서, 지역 도서관은 공동체를 다시 일상의 삶이 속한 근린으로 귀속시킨다.
03 도서관은 도시와 함께 나이 든다 -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p.59 도서관은 그 자체로 이미 노인을 닮아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원숙해지는 노인이다.
p.60 우리가 과거의 책을 읽는 것은 동시에 새로운 책을 탄생시키는 것과 같다. 새로운 시간을 써내려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기억과 역사의 '가운데 이름'이다.
p.69 인도는 물론 세계가 존경하는 문헌정보학자 랑가나단은 '도서관학 5법칙'이라는 것을 만든 바 있다. 모든 도서관에 적용할 만한 가장 기본적인 법칙을 세운 것이다. 그 5법칙은 다음과 같다. (1)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2)책은 모든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3)모든 책은 그 독자에게로, (4)독자의 시간을 절약하라, (5)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이다.
이 중 마지막 항목은 도서관이 시대나 사회적 상황에 따라 계속 변모하면서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뜻한다. 도서관은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인 상태에 잇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마지막 문장을 살짝 빌려 이야기하자면, 부산시민도서관은 '부산'을 토대로 성장하는 유기체다.
04 자연 속에서 책을 누리는 집 - 숲속작은도서관, 관악산숲속도서관,농부네텃밭도서관
p.83 『월든』의 작가,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월든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자연에서 머리와 마음을 비우는 삶을 살았다. 소로는 우리의 정신이 가장 또렷또렷한 시간을 바쳐서 발돋움해 서듯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단순한 독자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틈틈이 주위의 자연을 관찰하는 소요의 시간, 명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어쩌면 책 읽는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주변 풍광을 보고, 햇볕을 느끼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05 부천은 어떻게 도서관의 도시가 되었나 - 부천예술정보도서관 다감
06 여행하는 책, 여행자의 책 - 달리도서관
p.118 여행자에서 책의 역할은 여행으로 미처 채우지 못한 여백을 메우는 것만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여행지로 이미 와버린 몸과, 떠나온 그곳에 아직남아 있는 마음 사이의 시공간적인 불균형을 맞추기도 한다. 몸은 지금 이곳이 현실인데, 마음속 현실은 저 멀리 있다면 주변의 풍광과 물산을 보아도 보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다. 독서는 꼬리를 무는 걱정과 망상을 밀어내고 현재의 자리로 여행자를 불러들인다. 책 속 이야기는 여행지의 이야기와 결합되면서, 여행지를 증강 현실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책은 여행의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다.
p.127 달리도서관에 책을 보낸 사람들은 그 대가로 이곳에서 무료로 숙박할 수 잇는 자격이 생긴다. 어떻게 보면 사람보다 책이 먼저 여행을 온 셈이다.
07 서고 없는 도서관은 가능할까 - 국립디지털도서관
pp.135-136 도서관에 들어갈 때면, 항상 열람실 입거에서 먼저 검색을 해서 책 제목과 분류 번호를 쪽지에 적어 손에 쥐고 들어갔는데도 그 미로에서 길을 잃곤 했다.
쪽지에 적힌 번호대로 찾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나는 늘 목적지로 가던 와중에 마구리를 내밀고 꺼내달라 손짓하는 다른 책에 한눈을 팔았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정작 대출해야할 책은 뒷전에 두고 서가 전체를 쭉 훑어본 뒤 맘에 드는 책을 이것저것 뽑아 엽구리에 끼고 열람실에 나가 읽곤 했다. 그렇게 한참을 이책, 저책 뒤적이다 다음 수업 시간에 다가오면 그제야 대출 한도만큼의 책을 추려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렇게 대출한 책 중, 원래 빌리려고 했던 책은 대개 한두 권밖에 ㅇ벗다. 나머지는 그 주변과 길목에 있었던, 전혀 빌릴 계획이 없었던 책들이다.
산만하기 그지 없는 관심사와 다소 무모한 책 욕심 때문에 나는 미로 같은 서고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유사한 주제별로 꽂혀 있는 책들을 꺼내보고 들춰보는 동안, 넓고 깊은 책의 세계를 일부나마 감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서고에서 길을 잃는 것은 책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주석이나 인용에 이끌려 다른 책으로 계속 손을 옮기며 책이 열어주는 여러 갈래의 길로 들어서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수십, 수백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말을 걸어오는 저자들을 한꺼번에 만나게 된다. 그래서 도서관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머릿속의 도서 목록 또한 넓고 길게 확장된다. "도서관의 이상적인 역할은 센 강변의 헌책방 진열대, 즉 우연히 기막힌 보물을 찾아내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알베르토 망구엘, 2011,『밤의도서관』) 하지만 서가에서 길을 잃는 일도 조만간 사라질 날이 올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곧 서가 대신, 0과 1 사이의 디지털 기호 속에서 길을 잃게 될 것 같다.
08 한 가지 장르로 도서관을 이루다 - 관악산시도서관, SF&판타지도서관, 사진책도서관
p.166 그래서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상 과학 소설'에서 '공상'을 떼어버린다. 허황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엄연한 힘을 갖춘 장르라 믿기 때문이다.
p.175 사진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사진이 그림을 대체해버릴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특정 순간의 이미지를 복제해 가두는 데 있어서 사진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수잔 손택(Susan Sontag)의 말처럼 "사진의 가장 웅대한 결과는 우리로 하여금 세계의 모든 것을 우리 머릿 속에 붙잡아둘 수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든 것이다."(수잔 손택,『사진에 관하여』)
09 대학도서관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
10 어른들의 도서관이 필요할 때 - 정독도서관
도서관 산책자를 읽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독서모임에서 읽어주신 그림책『도서관』의 여운이 꽤나 길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왜 읽는 것인가?'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봤네요.
주말에 시간을 내어서 책에 소개된 도서관에 산책을 나서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속엔 없지만 특히 새책도서관에 가보고 싶어요. 그 특별한 사서선생님이 무척 궁금합니다. ^^)
첫댓글 이 책이 나오고 난 다음에 만들어진 도서관이 새책도서관이네요.^^
참 특별한 우리 도서관친구 사서선생님과 우리 임준희선생님이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오는 주말 도친장터에 한 번 와보시면 어떨까요 선생님^^
우리 사서선생님은
도서관에 책 읽으러 오지 않고 공부하러 오시는 분한테도 손수 차를 끓여 대접하시는 분이세요^^
와~ 정말 가보고 싶어요. 근데 저는 경기도 주민인데.. 그래도 도서관 이용할 수 있나요?
@임준희 그럼요 선생님^^ 우리 도서관친구신데요^^
준희^-^ 새책도서관에서 5월 8일에 행사할 때 같이 가자~~ 아 나 먼저 가있어야해서 '같이 가는' 건 못하겠구나ㅋㅋ 어버이날 저녁에 새책도서관에서 만나ㅎㅎㅎ
우와~~^^ 언니~~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