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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첨예한 논쟁적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후위기’이며, 산업화 이후 지속적인 탄소배출량의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문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의 탄소배출이 지속되면 그로 인한 온실효과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인류가 지구상에 생존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예측된다. 이에 대한 절박한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탄소 중립’이라는 개념이며,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에 맞먹는 환경보호 활동으로 인해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당면한 목표라 하겠다.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하여 나무를 심거나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탄소의 배출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현재로서는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인류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하겠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만나 지속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고, 다양한 연구 단체와 비정부기구들 역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기후 위기에서 ‘핵에너지’가 친환경적인가의 문제로 부각되고, 이에 대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책은 ‘핵발전은 기후위기 대책이 될 수 없다’라는 관점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후회 없는 해법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핵으로 인한 가공할만한 피해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의 히로시마 등지에 투하된 핵폭탄을 비롯하여, 1986년의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2011년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이 예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 단계에서 탄소배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핵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그러한 논법이야말로 현실을 무시한 주장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하나의 핵발전소를 짓기 위해 10여년의 건설 기간이 소요되며, 원료의 채취와 발전 후 폐기물들의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주장은 핵발전에 투여되는 전체 공정을 고려하지 않고, 부분적인 현상만을 강조하면서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의 숫자만을 주시하며 일종의 원전 침묵에 빠져서는 안 되고’,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과 행동의 프레임을 다시 짜지 않으면 기후위기는 극복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아울러 ‘핵발전에 의지하는 화석연료 퇴출은 불가할 뿐 아니라 진정한 해법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잇다.
이 책에서는 모두 10개의 주제를 통하여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으며, 후쿠시마의 사례에서 보듯 자연재해에 취약하여 오히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기후운동과 탈핵운동’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하여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하겠다. 분명 이러한 주제는 서로 상반된 주장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앞으로는 각각의 주장이 지니는 논거들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고 치열한 논쟁이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핵발전소를 건립하고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건설하기 위한 과정과 발전 후 폐기물들의 재처리 과정에서 초래될 위험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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