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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소설가 김영하의 단편집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은 ‘7년 동안 쓴 일곱 편의 중단편을 묶어’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 스스로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다시 읽어보니 나 자신의 변화뿐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이 시대도 함께 보이는 것 같다’고 서술하고 있다. 수록된 작품집을 통해서 소설의 소재를 취하는 작가의 역량이 엿보였지만, 그의 장편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긴장감은 조금은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표제작인 ‘오직 두 사람’은 수록된 작품들 가운데 가장 뒤늦게 발표한 작품이며,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모델 독자로서 아내를 위해 쓴 작품’이라고 소개를 했다고 한다. 아버지에게 얽매어 살았던 자매의 진술로 진행되는 작품의 내용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보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편애 혹은 지극한 고통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두 번째 작품인 ‘아이를 찾습니다’는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비극적인 기억을 떠올리도록 하고 있는 작품이다. 마트에서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잃어버린 아이, 그리고 그 이아를 찾기 위해 10년 동안 전단지를 돌리는 사이 가족은 그대로 껍데기만 남은 상태인 부부가 등장한다. 마침내 아이를 찾았지만,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온 아이는 친부모에게 적응을 하지 못하고 방황을 한다는 소재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어지는 작품인 ‘인생의 원점’은 어린 시절의 인연을 중년의 나이에 만나서 벌어지는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소설가인 자신을 맏고 집필할 장소로 뉴옥의 아파트를 제공하는 출판사 사장과 주인공 사이의 관계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옥수수와 나’라는 작품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밖에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을 찾으러 갔다가 아버지가 남긴 정장을 입고 돌아온 주인공을 그린 ‘슈트’, 출판사 편집부의 풍경을 재미있게 그려낸 ‘최은지와 박인수’, 그리고 입사 시험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방 탈출 게임을 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낸 ‘신의 장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 자신도 ‘뭔가를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규정하고 있듯이,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면서 공통된 정서는 무엇인가를 잃었다는 상실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 대상이 아버지이기도 하고 때로는 어린 아들로 나타났고,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입사에 대한 간절한 기대의 어긋남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겠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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