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름답고 꿀송이 보다 더 단 말이면서도
자칫하면 신앙의 본질을 크게 훼손할 수도 있는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이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김동호 목사님의 청부론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이는(?)
이랜드 그룹의 박성수 회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김동호 목사님이 미국 COSTA에 참석해서 박성수 회장의 강연을 듣고
기독교 청부론의 새로운 모델로 참고했을법한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을
나는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랜드 출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비서실 출신이거나 회장님의 최측근이 아니기 때문에
그분의 아주 개인적인 가치관과 사상, 언행, 행동등에 대한 매우
자세하고 정학한 평가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랜드 그룹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사람이라면 그분의
사람됨됨이, 훌륭한점, 약점, 신앙관, 가치관 등에 관해 대략은 알 수 있다.
사실 이랜드는 9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의 믿음좋고 실력있는 크리스챤
젊은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회사다.
80년대 이대앞의 손바닥만한 가게에서 출발하여 20년 안에 한국 패션계를
평정했으며, 매출도 1조를 넘어섰던 참으로 대단한 회사임에 틀림없다.
그분의 탁월한 실력, 안목, 저돌적인 카리스마 등등 참으로 많은 찬사와
지탄을 골고루 받은 분이 바로 박성수 회장이다.
내가 오늘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에 대한 비판이나
과찬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독교 청부론의 모델로 제시되었던 이랜드의 뼈아픈 과거와
심각한 모순, 그러면서 다시 거듭나고 있는 현실을 통해 볼때
깨끗한 부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또 많은 모순과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가에 관한 이야기다.
이랜드는 사실 다른 회사와 정말 많이 달랐다.
새벽출근, 도시락 문화, 절약, 이랜드스피릿, 자율, 정직 등
다른 회사에서 결코 해낼 수 없는 많은 신화를 이뤄왔다.
그러나 그 안에서 생활한 많은 크리스챤들은 신앙과 현실에서
이중적 잣대로 고민해 왔고, 수 천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면서 내리는 결론이라면 "기독교 청부론? 글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헌트라는 브랜드를 기억할 것이다.
이랜드의 신화중의 하나였던 헌트는 100억의 세금을 추징당한 일이 있다.
그 사연은 공무원에게 얼마의 인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창기의 이랜드는 참으로 많은 부분에서 정직했고, 또 많은 직원들 역시
선교를 하듯 성실하고 열심히 땀흘리면서 일했다.
그래서 선교단체 출신인 직원들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면서 역시 회사는 이익을 내는 집단인지라
이중적인 잣대로 회사가 운영되는 적이 매우 많았다.
영세한 하청업체의 결재날짜를 어기면서 돈을 미루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고, 오히려 다른 회사보다 더 직원들의 노동력이
착취된 적도 많았다. 그래서 90년대 후반에는 이랜드의 노동쟁의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에 까지 이르렀던 적이 있다.
수 많은 헌신된 그리스도인들이 이랜드를 통해 선교를 하기 위해
입사를 했지만, 결국 회사는 회사, 선교단체는 선교단체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고 회사를 떠나갔다.
"직장인 인생의 학교이다."
"회사는 이익을 내야 하며, 그 이익은 사회를 위해 환원되어져야 한다"
이랜드의 기업이념에 나오는 말이다.
회사가 이익을 많이 냈지만, 그럴때마다 직원들은 인센티브 내지는
별다른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희생과 헌신만을 강요받았다.
사회에 얼마나 환원되었는지는 모르나 직원들에게는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이랜드 출신들이 잘 알고 있다.
2000년이 지난 지금은 이랜드도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참으로 많은 아픔과 고통을 겪으면서 환골탈퇴의 과정을 겪었고,
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직원들에게도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랜드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회사이며,
그곳에서 일했던, 그리고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자신이 이랜드 출신임을
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오늘 내 이야기의 결론은
"기독교 청부론..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직하게, 깨끗하게, 투명하게, 진실하게,
이랜드처럼 멍청하게(?) 100% 세금 다내고
(이랜드에서 세금을 100% 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정말 큰 오해다.
참으로 수치스럽게 생각했었다. 멍청하게 세금을 100억씩 다 냈다고
얼마나 통탄했는 줄 아는가?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특공대가 조직된 적도 있었다)
비지니스를 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양심에 찔리지 않을 정도의 거짓말, 왠만하면 그냥 넘어가고자 하는 수 많은
유혹들...
그 지독한 이랜드마져도 밖에서 보는 것과는 참으로 다른 양상이 많았다.
김동호 목사님은 내가 평소 존경하는 분 가운데 한분이셨다.
그러나 그분의 기독교 청부론은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이론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뜩이나 젊은 크리스챤들이 자본주의에 깊이 찌들어서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는 현실에서 이런 주장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올는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김목사님께서 지금 한 5년정도 목회일을 중단하고
테헤란로에서 벤쳐사업을 한번 해보신다면,
그곳에서 정직하고, 사실대로, 부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정말 가능하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실력있고 유능한 수 많은 크리스챤들이 비단 내가 있는 테헤란로 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정직하게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보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접대, 로비, 아첨, 뻥튀기기, 없는사실을 있는 것처럼 조작하기 등등....
한건의 비지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우리의 젊은 크리스챤들이
얼마나 많은 유혹과 고통을 감뇌해야 하는지 알기는 아는가?
기성세대 중에는 국가의 발전과정에서 여러가지 새로운 기회들을 만나고
그것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요즘처럼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남들도 다는 최첨단의 정보화시대에
정직하게 큰 부를 축적하는 것을 참으로 어렵다.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주일 내내 자정이 되도록 일하고, 수요일, 금요일 예배도
제대로 못드리고, 주일날도 교회가서 피곤해서 졸고 있는 청년들에게
열심히 일해서 깨끗한 부자되어서 하나님께 영광돌리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주어진 여건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돈을 좀 적게 벌더라도 일에 완전히 찌들지말고, 시간을 내서 경건의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충고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경건하게 살고 싶고,
바르게 살고 싶고,
진실한 믿음을 소유하고 싶고,
세상의 가지가지의 유혹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형제 자매들이
점점 회사를 버리고 떠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굶어죽지 않을 정도만 된다면
구두닦이를 하거나 순대장사를 하더라도 그 타락한 곳에서 나와서
경건하게 살고 싶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잘 지켜서 주님의 나라에 이를 때까지 더욱 거룩해지고 싶다고...
지나친 금욕주의나 세상으로 부터의 도피를 강조하는 것이아니다.
우리는 세상속으로 들어가서 세상을 완전히 바꿔버려야 하는 강한
용사가 되어야 하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타락했고, 부패했고, 깨끗한 돈을 벌기는
참으로 어렵다.
깔끔하고 경건한 책을 쓰고, 주일 아침에 낭낭한 어조로 피곤해 지쳐
졸고 있는 청중들을 향해
깨끗하게 열심히 일해서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교회도 좀 짓고,
목사님 양복도 좀 한벌씩 사드리고, 선교헌금도 좀 팍팍 드리고,
그리고도 돈이 남으면 티코 같은거는 위험하니까 타지 말고 2000cc 중형차도
타고, 32평 아파트도 사고 하라고 말하기는 오히려 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한때는 나도 청부론의 열렬한 팬이었고, 깨끗한 돈을 벌기 위해
몸부림도 치며 밤이고 낮이고 열심히 일했고, 하나님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해 달라고 야베스의 기도도 많이 했고,
한때는 가난한 형제들을 보면 속으로 게으르고 멍청한 인간이라고 정죄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어리석음과 참다운 신자의 의미를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얼마나 크고 놀라우신 주님의 은혜인가!
"바늘귀"가 나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주는데 참으로 크게 도움이 되었다.
이것은 사업에서 실패한 패배주의자의 변명이 결코 아니다.
난 바늘귀를 읽고 깊이 깨달은 후에
사업이 한참 잘 나가는 시점에서 사업을 접었다.
결코 후회는 없다.
돈 많이 벌어서 선교헌금을 100억을 바치는 것이 나의 꿈이었는데
이제는 바뀌었다.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주님께서 오시는 날까지 그리스도의 장성한 믿음의 분량까지
나를 더욱 성화시키고, 나의 마음을 지키고, 나의 죄와 싸우고,
주님께서 주신 소명을 발견하고
그 소명을 이루다가 주님의 나라에 가서 왕노릇하는 것"이
나의 간절한 꿈이다.
할렐루야!
한마디 : 김영봉 목사님 감사합니다! 천국에서 상급이 있으실 겁니다!
더 좋은 책 많이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