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이 꺼내온 신기루 / 김 영
밤의 초원에서 노래를 불렀다
북두칠성이 바투바투 다가왔다
투구꽃 모자챙에 별이 반짝거렸다
찐 감자를 먹는 홍그린 엘스*의 밤
은하수가 밤하늘을 가로질러 흘렀고
오랫동안 비를 기다려 일제히 꽃을 피우는 사막처럼
각자의 어린 시절이 발아,
발화하기 시작했다
밤의 한가운데로 신기루가 모여들었다
딱 그만큼의 거리에 있는 신기루는
소란과 소요가 주재료인 바니타스 정물화였다
지평선 어딘가로 쏟아져 내리는 별똥별들
뭉근하게 끓는 흰죽 안에서 저 혼자 푹 꺼지는 기포처럼
쪽달이 슬그머니 들어가고 새벽 별이 희미하게 야윈다
어둠은 게르 너머로 물러났다
중국을 다녀온 야생 노루는 빛나는 몸만 왔다
하얀 노루가 제 몸을 씻는 사이
지금 막 돋은 털까지 햇살이 닿았다
*홍그린 엘스Khongoryn Els : 몽골의 ‘노래하는 사막’.
⸺계간 《열린시학》 2020년 여름호
-------------
김영 / 전북 김제 출생. 1996년 시집 『눈 감아서 환한 세상』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다시 길눈 뜨다』 『나비 편지』 『수평에 들다』.
카페 게시글
김영 시인
별똥별이 꺼내온 신기루 / 김 영
윤영미수석
추천 0
조회 8
26.10.04 00:16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