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남
백도라지,
길게 솟아오른 줄기 위에 층층이 하얀 꽃송이가 눈부시다.
하늘도 풀잎도 온통 파랗기만 한데
순 백색의 꽃은 기품의 고귀하다.
현란한 형태도 화려한 색깔도 아닌데
그 단순하고도 단아한 모습은 겸손하고도 당당하다.
어설픈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기에
애를 태우며 안타까워 하다가
좀 더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갔다.
도라지꽃은 둥근 오각형의 모양을 가졌는데
내가 본 꽃은 육각형의 모양이다.
내 깐에는 흥분된 마음에 그 파격을 카메라에 담고
아내를 불러내어 놀라운 발견을 보여주었다.
사모하는 만큼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수많은 도라지 꽃 중에서
내가 만난 육각형 꽃잎의 백도라지,
내가 저를 알게 되고 저가 나를 만나면서
수많은 도라지꽃들 중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었다.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다가 얼마 전에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만난 사람은 그때부터 혼자가 아니다. 그는 단수의 고독세어 벗어나 복수의 환희에 설레면서 맑게, 맑게, 그리고 깊게, 깊게 승화한다. 사람은 혼자 힘으로 인간이 될 수는 없다. 만남에 의해서만 인간이 형성되는 것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