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다 차 창 룡 (1966~ )
내 손은 나도 몰래 죽은 나무를 만지고 있었다 죽은 나무는 여인의 몸처럼 부드러웠으나 내 손이 닿자마자 앗 소롯해지는 것이었다 그녀의 몸속에서는 예쁜 벌레들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은밀한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죽은 나무가 죽은 채로 서 있어야 하는 이유는 사랑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이파리와 꽃과 열매와 헤어졌다 해도
죽은 나무는 온종일 서서 기다리는 죽은 나무는 기다림이 벌레로 태어나 나비가 될 때까지 내가 죽어도 당신을 잊을 수 없음을 알 때까지
죽은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었다 새가 나무를 잠시 떠났다 해도 다시 돌아오고 마는 한 나무의 살 속에서 기다림이 낳은 벌레를 꺼내 먹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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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간이 죽었다고 하는 나무들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푸른 이끼가 감싸주고 덩굴줄기가 안아주고
간간이 새들이 찾아와 노래도 불러주고 그렇게
살아있는 나무들을 봅니다
아름다운 관계는 사람이 알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