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목숨 1 신 승 근 (1952~ ) 첫눈 내리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난로에 장작을 넣었습니다 올겨울에도 세상을 마저 건너갈 나무들이 많을 테지요
죽은 나무인데 어떠냐며 아무렇지도 않게들 도끼를 들이밉니다만 나는 아직도 나무들의 생애를 잘 모르겠습니다 저렇듯 폭발하는 영혼에게 제 몸을 헐어 다른 생을 돕는 목숨에게 어찌 죽음을 얹을 수 있겠는지요 죽음이 저토록 가열할 수 있겠는지요
굴뚝을 빠져나온 나무의 한 생애가 헐거운 육신을 벗어놓고 자기들 숲으로 되돌아갑니다 벗어던진 육체는 남아서 끝끝내 내 혼을 달구고 있습니다
한 생애가 또 다른 생에게 목숨을 건네는 순간입니다.
|
첫댓글 한 생애가 또 다른 생에게
목숨을 건네는 순간입니다.
나무의 거룩한 희생이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함부로 나무의 죽음을 연기처럼 날려 보내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