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캐나다의 거장 영화 감독입니다
근 한 달간 요 감독의 영화 세계에 푹 빠져 봤습니다
초기작은 주로 공포영화 장르인데 그로테스크함이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도 이번에 보면서 많이 놀랐는데 기괴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시대를 앞서갔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영화들의 많은 부분이
이 형님 영화들에 영향받았을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후반기엔 전혀 다른 장르의 명작들을 만들어 냈는데
본 영화들을 한편씩 짤막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1. 1975년작 'Shivers'
'They came from within' 이란 제목도 있고 국내 제목은 '파편들' 이네요
한 빌딩에서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화되어 가는데 그 증상이 성욕입니다
저예산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고 보셔야 하지만
시대를 감안했을 때 여러 은유와 충격적인 장면들에 꽤 많이 놀랐네요
2. Rabid (1977)
국내 제목은 '열외인간' 이란 뜻 모를 제목입니다
오토바이 사고가 난 여자 환자에게 의사가 검증되지 않은 임상 실험 수술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겨드랑이에 이상한 촉수가 생긴 여자는 흡혈을 하며 돌아다닌다는 기괴한 스토리입니다
3. 브루드 (1979)
명성 높은 정신 치료 박사에게 격리 치료 받고 있는 주인공의 아내와
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로 진행되는 공포 스릴러 입니다
이 영화부터 때깔이 약간 저예산 느낌을 벗어나는 것 같긴 하나
기괴함으로만 따지면 이 영화가 가히 최고로 먹어 줍니다
초기작들에서 느낄 수 있는 크로넨버그 감독은
정신적인 요인으로 인한 신체 변이에 깊이 천착하는 느낌인데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아후.. 그 기괴함을 아주 제대로 보여 줍니다
4. 스캐너스 (1981)
상대방의 마음을 스캔하고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들의 탄생,활약,대결등을 다룬 내용입니다
20% 부족한 엑스맨? 이라고 할까요. 크로넨버그 감독 영화 중 당시 꽤 흥행한 영화라 하던데 저는 쫌 별로였습니다
5. 비디오드롬 (1983)
한 유선 방송 채널 사장이 비디오드롬이라는 스너프 비디오 내용에 빠지게 되며 벌어지는 내용인데
비쥬얼이 굉장히 강렬하고 기괴해서 보고 난 후에도 계속 생각이 나더군요
그뿐 아니라 던지는 메세지등도 놀랄 만큼 시대를 앞서갔고 묵직합니다. 명작입니다
6. 데드존 (1983)
국내 제목은 '초인지대'
결혼을 앞둔 남자가 교통 사고로 오랜 기간의 코마 상태에서 깼는데
기묘한 능력을 가지게되며 벌어지는 스토리(어릴때 본 환상특급의 롱 버젼 느낌)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 작품들과 색깔이 많이 다르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원작의 내용을 많이 담으려 해서 그런지
펼쳐 놓기만 하고 정리가 쫌 안 된 느낌이었습니다
7. 플라이 (1986)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죠
물질 전송기를 발명한 과학자가 본인 셀프 실험 중
전송기 안에 들어온 파리와 서서히 결합된다는 스토리 입니다
고딩 시절 봤을 때도 재밌었지만 이번에 다시 보면서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크로넨버그 감독만이 표현할 수 있는 비쥬얼,내용,기괴함까지 그야말로 명작입니다
8. 데드링거 (1988)
쌍둥이지만 성격은 다른 두 의사의 정신과 육체. 그리고 그 일치와 분리에 대해 다룬 심리 스릴러? 입니다
제레미 아이언스의 1인 2역 연기 보는 맛 정도였네요
9. 네이키드 런치 (1991)
이보다 더 난해한 영화 웬만해서 찾기 힘드실 껄요
내용 설명하기도 힘듭니다ㅋ 꾸역꾸역 겨우 봤네요
10. M.버터플라이 (1993)
중국 내 프랑스 대사관에서 일하는 남자와 중국 경극 배우와의 멜로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단순한 사랑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학교 때 처음 봤고 이번이 세 번째 보는 것인데도 재미있더군요
크로넨버그 감독의 타 장르에 대한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11. 크래쉬 (1996)
간단히 말해 교통사고 페티쉬를 다룬 내용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형님은 리얼 도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2. 엑시스텐즈 (1999)
가상 현실 게임을 다룬 내용의 작품입니다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라 특이할 것도 없지만 게임기 자체가 살아있는 생물이고
게임을 하려면 척추에 구멍을 뚫어 연결해야 한다는 설정이 참 독특합니다
비디오드롬에서 던지는 메세지와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13. 스파이더 (2002)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한 남자의 거미줄 같은 기억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일단 랄프 파인즈의 연기가 아주 기가 맥힙니다
감독이 "내가 정색하고 만들면 이토록 고급스러워질 수 있다"를 보여준 것 같았고
느리지만 묵직하고 울림 있게 봤습니다
14. 폭력의 역사 (2005)
조용한 시골에 살던 한 남자 가장에게 벌어지는 사건과 드러나는 진실
'어라.. 이 영화감독이 정말 크로넨버그?'
전 작품부터 기존의 그것을 버리고 완전 정색하더니
이때는 장르까지 통째로 바꿔 완전 명작을 만들어 냅니다
15. 이스턴 프라미스 (2007)
평범한 병원 조산원이 출산 중 숨진 여성의 정체를 밝히려다 마피아와 맞닥뜨리는 내용입니다
또 한 번 일을 냈습니다. 어쩜 이렇게 전혀 다른 감독이 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영화의 완성도는 더하거나 빼지 않고 포스터 카피 그대로입니다. "금세기 다시 볼 수 없는 걸작"
16. 데인저러스 메소드 (2011)
실화 바탕 시대극인데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슈필라인의 숨은 얘기들을 다룬 내용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보는 재미 정도였습니다
17. 맵 투 더 스타 (2014)
한 소녀가 할리우드에 나타나며 벌어지는 사건들과 미스테리가 주된 내용입니다
후반기 작품들에서 보여준 비교적 명료한 스토리 라인에
초기의 기괴한 상상력을 믹스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그 안의 내용과 전개가 다소 충격적입니다
세어 보니 총 17편 이네요
볼만한 작품 추천을 좀 해드리자면
플라이,M버터플라이,폭력의 역사,이스턴 프라미스 등이 무난하고 재밌게 보실수 있을것 같구요
매니악한 분들은 쉬버스,브루드,비디오드롬,엑시스텐즈,스파이더,맵투더스타등을 흥미있게 보실수 있을것 같네요
제가 생각하는 크로넨버그 감독은 B급 냄새가 많이 나는 장르를 했음에도
단순 호러 감독이라 절대 칭할수 없는 작가주의 거장 감독입니다
최근에 작품이 없으신데 '이스턴 프라미스'같은 작품 또 한번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 다음으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들을 쭉 찾아서 감상해볼 예정입니다
첫댓글 오! 좋은 정보네요.~~
다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관심 많았는데...
그의 독특한 미술세계는 신기하면서도 동경한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틀에 박힌 사람이라... ㅎㅎ 괜히 그런 사람들 보이면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마임님 틀에 박히신분 아닌것 같던데요~ㅎㅎ
델토로 감독 영화 미술쪽 관심있게 한번 봐 볼게여^^
크래쉬는 예전에 여기저기서 말이 많았던 작품이네요. 포스터가 기억나네요^^
당황스런 영화예요
이 형님 아니면 누가 이런 영화 만들까 싶더군요ㅋ
본 영화가 없어서 한개 한번 봐야겠네요 최근작으로 ㅡㅡㅎ
영화들이 남성미가 많은데 괜찮다면 폭력의역사나 이스턴프라미스 추천드려요ㅎ
M버터플라이.크래쉬.댄저러스 메소드가 생각나네요.
비교적 어려운 영화들을 접하셨군요
대학생때 M버터플라이 본후 받은 충격이 꽤 오래 갔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 음습한 영화동아리 방에서 봤었는지도 모를 영화들이네요 쭉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 딱히 땡기는건 없습니다만. 이런 기괴한 영화를 계속 만들수 있는 풍부한 시장에서 작품활동을 했다는게 부럽네요
제가 신방과 였는데 M버터플라이를 딱 그리 음습하게 접했습죠ㅋㅋ
사실 이 형님 영화중에 여성분들이 땡겨할만한 작품은 별로 없어요
좀 무난한 감독들로도 한번 봐 볼게요^^;
@허슬러 영화소개는 잼있게 읽었어요~
@소울 에구 짤막한 글들인데 잼나게 보셨다니 좋네여^^
우와.. 이분 작품 진짜 많이 보셨네요 ㄷㄷㄷ
전 어릴때 스캐너스 엄청 집중해 보다 충격 장면서 기절하는줄 알았는데 ㅎㅎ; 얼마전 넷플릭스에 뜬 비디오드럼봤는데 생각보다 몇배 무서웠어요;
할인할때 구매한거도 많은데 하나도 못보고 있다는.. 이스턴 프라미스 추천합니다. 플라이가 이 감독것중 젤 유명한거 같아요.
평소에도 영화의 감독이 누군가, 이전 작품들은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가 등에 관심이 많았고 찾아보는 편이었는데
당분간 아예 감독별로 쫙 집중해서 봐 보려구요
아조님도 이 형님 영화 많이 보셨네요
취향도 맞으신듯^^
@허슬러 전 아직 몇편만 봤어요 ㅎㅎ
제겐 그로테스트한 작품들이라 좋아한다기 보담 걍 봅니다 ㅋ
감독별로 모아보면 좋아요^^
@아조 감독별로 보는 재미를 아시는군요ㅎㅎ
위에 말한대로 델토로 초기 영화부터 보는중인데 "미믹" 재밌고 잘 만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