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멍에
길고 긴 밤을 뒤척이며 잠을 설치지만
그리움은 아닙니다.
낯선 발자국소리에 놀라 귀를 기울이지만
기다림은 아닙니다.
허공을 방황하는 임자 없는 소리지만
메아리는 아닙니다.
마지막 심지까지 타 들어가는 불꽃이지만
목마름은 아닙니다.
떨치지 못해 별수 없이 함께 있지만
그림자는 아닙니다.
곱씹고 돌이켜 생각도 해보건만
아쉬움도 아닙니다.
삶의 일상에서 부딪치는
벅찬 현실일 뿐입니다.
도덕경을 일고 깊이 감동한 한 일본 승려가 그 책을 일본어로 번역 출간하려고 필요한 돈을 모으는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그런데 그 무렵 나라에 역병이 창궐했다. 승려는 돈을 병자들에게 다 쓰고 다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10년이 흐른 후 책을 다시 인쇄하려는데, 이번에는 지진이 일어나서 오갈 데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으 수 있도록 모은 돈을 기부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10년 동안 돈을 모아 도덕경을 출간했다.
“ 그 승려는 도덕경을 한 권 낸 게 아니라 세 권을 펴낸 것이다. 두 권은 보이지 않는 책이고, 한 권은 보이는 책이다.”
보이지 않는 책, 즉 타인을 향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책이 인생 여정에 꽂혀 있는 삶이 보이는 책을 펴낸 삶보다 더 훌륭하다. 사랑은 긍휼이며, 자비이며, 용서이다. 여기서 용서는 더욱 중요하다. 법정스님은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내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용서하지 못할수록 멍에는 굵어진다. 용서가 없는 사랑은 존재할 수 없다. 멍에를 벗는 방법은 그것뿐이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사랑은 긍휼이며, 자비이며, 용서이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