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이다. 이들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 회화실에 전시되고 있는데, 단원의 풍속화는 조선 후기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어 흡사 오래된 흑백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들 그림들은 단원 김홍도 특유의 짜임새 있는 구성과 투박하지만 힘찬 필선이 느껴지는데, 단원의 풍속화에 대해 강세황은 이렇게 평을 하고 있다. "김홍도가 풍속화를 그릴 때 한 번 붓이 떨어지면 손뼉을 치며 신기하다고 부르짖지 않는 사람이 없다"라고 하여 김홍도의 그림을 높이 평가하였다. 단원의 풍속화를 보며 우리는 조선 후기 서민들의 옷차림과 풍속, 살아가는 모습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김홍도의 풍속화 무동
이 그림은 삼현육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북, 장구, 피리부는 사람 두 명, 대금, 해금 등을 연주하는 사람과 이들의 연주에 맞추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미소년을 그려 넣었다. 음악하는 사람들의 평으로는 한 참 흥이 나 있는 상황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구도는 원의 형태로 보기에도 안정감을 주고 춤추는 소년이 그림의 핵심으로 자연스럽게 소년을 중심으로 보는 이의 시선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든 이들을 돌아보도록 구성하고 있다.
김홍도의 풍속화 빨래터
한적한 개울가에서 부녀자들이 넓적한 돌 위에 빨래감을 놓고 방망이로 두들기면서 빨래를 하고 흐르는 물에 빨래를 헹구는 여인도 보이며. 젖달라고 보채는 아이를 모른체 하며 감은 머리를 다듬는 여인의 모습도 보인다. 이들은 모두 치마와 속곳을 걷어올려 허벅지까지 맨살이 드러나 보인다. 길을 가던 나그네가 그 모습을 보고 바위 뒤에 숨어서 이 장면을 훔쳐보고 있다. 보는 이의 시선은 여인네들 다음으로 바위 뒤에 숨어 보는 선비 복장을 한 나그네에게 자연스럽게 옮겨가게 된다.
김홍도의 풍속화 기와이기
건물을 거의 다 짓고 마지막으로 기와를 이고 있는 순간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대패로 나무를 다듬는 이와 건물 기둥이 제대로 세워졌는지를 살피는 사람, 진흙을 뭉쳐 지붕 위로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 지붕 위에서 기와골을 맞추고 있는 사람에게 기와를 던지려는 한 껏 힘을 주고 있는 모습과 지붕 위에서는 지붕 처마끝에 아슬아슬하게 앉아 기와 아래에 놓일 진흙을 받아 올리는 사람, 던져진 기와를 한 손으로 여유있고 능숙하게 받아드는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흐뭇한 미소로 이 모든 장면을 살펴보고 있는 이 건물의 주인인 듯한 양반의 모습 등이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보는 이의 시선이 바삐 움직여야만이 이 모든 장면을 머릿속에 담아 둘 수있다.
김홍도의 풍속화 대장간
대장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불에 달구어진 쇳덩어리를 큰 망치로 내려치면서 모양을 잡고 있는 두 명의 인물의 움직임이 순서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앞에는 떠꺼머리 총각이 거의 완성된 낫을 숯돌에 갈고 있다. 용광로 뒤에는 어린 소년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풀무질을 하면서 쇠를 다듬는 이들의 동작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다. 아마도 대장간 일을 배우기 시작한 소년일 것이다.
김홍도의 풍속화 주막
우리가 흔히 사극이나 영화에서 보는 주막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주막에서 많이 등장하는 호리병에 담긴 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작은 소반에 생각보다 훨씬 큰 밥그릇에 담긴 밥을 먹고 있는 이의 밥상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상 위에 반찬이라야 기껏 간장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종지와 김치가 담겨있을 것같은 그릇 하나가 전부이다. 그래도 흐뭇한 미소를 띠며 거의 밥을 다 먹은 길손이 모습과 이제 막 주막에 도착한 것으로 보이는 젊은이를 위해 주막의 여주인이 밥을 푸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나라 풍속화에서 주막의 모습이 등장할 때는 항상 주모 옆에 어린 아이가 표현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우리 그림 거의 대부분에서 어린 아이가 딸린 주모의 모습이 많이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