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합천 벛꽃마라톤 -＞풀코스 130회 우승[ 금년5회우승]

[정석근]

한주를 보내는 과정에서 술에대한 유혹이 유독 많았다.
가볍게 한잔 두잔, 최대 석잔까지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마셔야만 했다.
가장 고비였던, 금요일엔 3차까지가는 술자리에서는, 단 한잔도 마시지 않았다.
만약 그때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다면, 우승은 언감생심이다.
마라톤은 자기관리이자, 철저한 자기절제라고 생각한다.

토요일 탄수화물 카보로딩을 실시하고, 3시버스를 타고 합천행에 몸을 실었다.
버스 출발시간 1분을 남기고 반가운 손님이 탑승했다.
김보건 코치다.
늘 그랬던것처럼, 간당간당한 시간에 오는 습관은 변함이없다.
버스에는 정마사 1기회원이신 이준재님을 비롯해 65뱀 러너들이 주를 이룬다.
합천에 도착하여, 모텔에 일박을 하였고, 보건이와 나는 둘이서 같은방에 투숙했다. 시설은 상당히 좋았다.

갑자기 기온이 올라갔고, 습도가 생각보다 높았다.
기온이 초여름을 연상케한다.무엇보다 습도가 변수다.
작년 이대회 우승자 기록은 김용범님으로 2시간 37분이다.
동마에서 김용범님이 235를 하였고, 234를 했던, 포항의 김정열님이 이번대회에서 가장 버거운 상대다.
김정열아우님은 내가 포항에서 마라톤교실을 여러번 실시할때 늘 배움터에 있었고, 철인쪽에서는 국내 탑3주자이며, 늘 우승권에 있는선수다.
성장세가 빨라서, 이제는 대회장에서 만나는 자체가 두렵다.
그래도 나에게 운동을 배우고, 고속성장 했다는것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주중훈련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매주 풀코스를 뛰면서, 리듬을 이어온터라, 어느정도 자신감은 있었다.
합천대회에 참석한 러너중에 239주자만해도 15명이 넘었다.
레이스에대한 부담은 늘 상존하지만,그 부담감을 넘어서려는 노력과 적절한 작전이 중요하다.
출발을 9시30분에 하였고, 전반부 은근한 오르막이 이어지는 코스를 가급적 선두에서 리더해 나갔다.
초반 페이스가 빨랐던탓에 7km지점에서 돌아다보니, 선두는 4명만 남았고, 뒷그룹은 제법 거리차를 보였다.
초반 예열된 페이스를 살짝 늦추는 마음으로 선두를 내어주고 뒷쪽에서 경쟁자들의 발걸음과 리듬을 점검해 보았다.

역시나 조우원 아우님의 리듬이 좋아보였고,김정열 아우님도 힘있는 레이스를 이어갔다.특히 오르막에서는 더 무섭게...
15km지점 1차반환을 네사람이 동시에 통과했고, 뒤이어 많는 그룹들이 추격해왔다.
속도를 줄이면 언제든지 추월이 가능한 근거리였다.
하프를 1시간 18분대에 통과하며, 2시간 37분대는 가능할것으로 보였고, 후반부 경쟁이 심해지면, 2시간 35분까지도 기대되었다.
그런데 기온이 높았고, 초반 과열된 양상은 23km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김정열 아우님과 나의 경쟁으로 변해갔다.
내가 먼저 속도를 올렸고, 돌아가면서 속도를 올렸던탓에 뒷주자들은 점점 간격이 멀어졌다.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를 보니, 자꾸 3분 50초대를 넘어선다.그만큼 둘다 몸이 둔화되었다는 증거다.

합천댐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르막에서는 지열이 올라오면서, 페이스는 급하강을 한다.
29km 2차반환을 하면서, 30m 뒤까지 추격한 조우원님을 발견하고, 인터벌을 강하게 내리 쏘았다.
여기서 승부가 끝난듯보였다.동반주하던 김정열님과도 100m 정도의 간격으로 벌였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까지였고, 간격이 자꾸만 좁혀져오고 있었다.
이대로 추월당하면, 내가 무조건 지는 레이스가된다.
속도를 4분 10초대로 확 늦춰, 뒷주자가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기다려주었다.
33km를 지나면서 다시 동반주가 시작되었고, 나는 급수까지 하지않는 강행군을 택했다.
그만큼 레이스에 집중했다.
상대는 서울 국제마라톤에서 234를 했고, 이번대회 우승을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어렵다.

39km지점에 급수대가 반대편에 있었고, 나는 급수대를 포기하고, 한걸음이라도 더 내달렸다.
저연스럽게 간격이 벌어졌지만, 힘을 한번에 사용했다간, 추격해오는 29km지점에서의 악몽이 연상되어 힘을 아껴가며 주법의 변화로 거리차를 벌였다.
그렇게 1km남긴 지점에서 거리차가 80m 정도 자연스럽게 벌어졌고, 나는 마지막 힘을 쥐어짤 여유를 남겨뒀다.
그 힘은 최악의 경우에 트렉에서 사용해야할 몫이다.
운동장에 들어서며, 두어번 뒤를 돌아다봤지만, 추격은 없었기에, 여유를 가지며, 유유히 트렉 350m를 돌아 결승점 테이프를 끊었다.
예상기록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 기록이였지만, 130회 우승을 위한 작전과 고뇌가 상당했었던 값진 레이스였다.
함께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쳐준 김정열 아우님께 감사드리며, 다음대회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나역시 더 노력하여, 그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해야겠다.

2시간 42분 09초의 기록이다.
후반 하프기록이 너무 많이 밀렸다.
역시나 날씨와 조건이 기록이 만든다는것을 다시한번 실감하는 대회로 회자된다.
다른 러너들의 기록도 대부분 10~30분씩정도 예상기록을 넘어섰다.
여자 우승자만해도 서울 동마에서 3시간 3분을 뛰었는데, 합천대회에서 3시간 17분으로 우승했다.
239주자들이 대부분 2시간 45분을 넘어서는 기대이하의 기록에 실망스럽겠지만, 나름 최선을 다한 경기였을 것이다.
나역시 242였지만, 몸으로 느끼는 정도는 235정도의 레이스를 한듯 느껴졌다.

주로에는 갑자기 기온이 상승한탓에 벛꽃천지였다.
만발한 벛꽃과 목련, 진달래가 봄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는 합천의 봄에 탄성을 자아낼 만했다.
일순간에 봄이 찾아왔다고 생각된다.
올 겨울이 너무추워 봄꽃들의 개화가 예년에비해 일주일이상 늦어진다고했는데, 갑자기 여름날씨가되니, 놀란 꽃들이 앞 다투어 개화를 한것 같았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바라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아름다운 꽃과 자연은 사람을 묘하게 빠져들게하는 매력이 있다.
더불어, 그 아름다운 꽃보다도 더 특별한것은 사람과 사람의 각별한 인연이다.
좋은인연은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기때문이다
이 인연속에서 마라톤이라는 운동까지 더해진다면, 우리네 살아가는 삶 속에서 늘 행복이 함께할것이라 생각된다.

시상식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현장에서 샤워를 마치고, 천연잔디에서 맨발로 달려주면서 뭉친근육을 풀어주었다.
시상식을 마치고, 바로 어머니가계신 시골로 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분이 어머니다.
그 효도의 시작은 살아생전에 한번이라도 더 어머니를 찾아뵙는것이라 생각되기에, 그리운 어머니 품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올해 목표로했던, 5회 우승을 조기에 달성해버렸다.
참으로 운이 좋았고, 부상부위가 말썽을 부리지 않은탓에 쉽지않다고 생각했던 풀코스 마라톤 5회우승을, 4월초에 달성해 버리는 기적이 생긴것이다.
다시 목표를 수정해서, 이제는 두자리수 우승을 목표로 잡아본다.
목표가 있으면, 다시 도전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목표를 위해 집중하게되므로, 여러가지로 자극이된다.
4월 20일 금요일 저녁 8시55분에 MBC랭킹쇼 123에 내가 출연한다.
살다보니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하는 행운도 생겼다.


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저는 위대한 하루를 살아가는 정석근 이였습니다.

[백상기]

올해는 풀 10회 우승은 충분하실 듯. 너무 자주 우승하시니 축하글도 무덤덤해요.. 그래도 정말 축하드려요~

[정석근]

뛰어봐야해요.
장담하긴 일러요.ㅎㅎ
여튼 노력할께요.
에햄형님도 가을엔 싱글은 무조건 하셔야합니다.

[김하임]

목표를 수정해 두자리 수 우승....
저라면 올 해 잘했다 이제 푹 쉬자 그럴건데 힛~
감독님 멋있어요~

[정석근]

에이~ 설마요.
한 직장을 졸업후 지금껏 지키시는것만 봐도 보통분은 아니라 봅니다.
천천히 한걸음씩 전진해 갑시다.
빨리 달려지는날이 올 겁니다.

[전준삼]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감독님의 마라톤 열정은 누구도 못이길 겁니다
이번 우승도 실력보다 투지가 큰몫을 한걸로 보여지네요~~ㅎㅎ

[정석근]

아마도 멘탈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하지, 실력으로 이긴건 아닌듯 보입니다.
더불어 운이 좋았구요.

[이상국]

감독님 130번재 풀코스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하셨네요.
앞으로도 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우승 후기는 항상 흥미진지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마라톤 열정을 본받아야 겠습니다.^^

[정석근]

쉽게 갈때는 올해처럼, 우승이 잡히기도 하지만, 안될때는 1승하는것이 엄청 어렵답니다.
4월부터 실시하는 훈련이 또다른 신세계로 안내해 드릴 겁니다.
잘 적응하시어, 기록향상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최옥수 (스위트드림)]

멋진 우승후기, 잘 봤습니다.
오늘 저는 학생들 데리고 장흥으로 엠티와서 장기자랑 한참 보고 있답니다.
대단한 감독님의 우승소식은 늘 기분좋고 흥분됩니다. 항상 좋은 컨디션 유지하시어 멋진 모습, 이어 가주세요~~

[정석근]

좋은계절에 좋은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네요.
혈기왕성한 20대들과 함께하시니, 더 젊어 지실것 같네요.
꽃보다 더 아름다워 지실겁니다.

[공한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생생한 우승후기 보면서 저도 부상에서 회복되어서 예전처럼 좋은 모습으로
달리고 싶어지네요~~

[정석근]

천천히 하나하나 만들어갑시다.
그동안 너무 훈련을 과하게 하신겁니다.
다시 정마사에 합류하셨으니 체계적으로 주중훈련에 포커스 맞추시고 다른날엔 조깅으로 몸을 추스려가는게 좋을겁니다.
그럼 다시 서브3 하실거라 봅니다.

[정석근]

언행일치가 참 어렵죠.
그러나 우리는 그 어려운 과정들을 즐기며 이 시간울 살아가고 있습니다.
쉽게 얻어지는것보다 어렵지만 가치를 찾아가는것이 의미를 더 많이 부여하거든요.
든든한 총무님 덕에 저를 포함해 회원들이 편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내장산마라톤 최용호) 정읍시]

추카드립니다. 역시 감독님의 레이스전략전술 달인 이셔요^^
담에는 생활의달인에 출연해야겠어요 역시 대단하시고
저도 이글 보면서 반성과 부러움 느낌니다 다시한번 추카드립니다
감독님ㅋ

[정석근]

경험에서 나오는 전략이 맞아떨어졌을뿐...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니야.
용호도 변화된 오늘처럼 초심을 잃지말고 정진하다보면 더 큰 사람이 되어 있을거야.

[키메토형]

축하합니다. 봄의 아름다운 주로에서 받은 좋은 기운으로 올 두자리 수 우승 기원합니다^^

[정석근]

네.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