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의 초상
어둠이 굳게 잠가두었던 빗장 문을 열면
새벽을 주어먹는 토끼의 아침인사로 하루는 시작된다.
곧이어 소란스럽게 지저귀는 새들의 수다스러운 소리가 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갈 시간이 다가온다.
노란 스쿨버스가 재잘거리는 희망을 싣고 떠나면
동네는 다시 침묵 속으로 잠긴다.
태양도 아이들을 기다리다가 지쳐 슬그머니 지루해지는 때
양지바른 시멘트 바닥 위에서 도마뱀이 한낮의 오수를 즐긴다.
가끔씩 뒤뜰로 간식을 즐기러 오는 노루가족이
장미꽃을 다 먹고 난 후 주저앉아서 쉬노라면
갑자기 자기 영역을 침해당한 고양이 새미가
어찌할 줄 몰라 멀리서 맴돌지만
그 애타는 심정을 모르는 척 능청스럽다.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싣고 돌아오면
왁자지껄한 함성과 함께 동네는 다시 활기가 넘친다.
그리고 삶의 무게에 지친 사내가 집으로 돌아온다.
지붕 밑 새들은 분주히 들락거리는데
기다림도 그리움도 반가움도 감동도 상실한 듯
일상은 단조로운 반복에 머물고 시간은 어둠 속으로 스며든다.
밤은 죽음처럼 땅 밑으로 내려앉고
희미한 추억만이 어둔 공터를 서성인다.
사내는 밤의 창고에서 소리 없이 꿈을 도난당하고
아이들은 부지런히 밤의 창고에 꿈을 실어 나른다.
닉 부이치치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호주의 전도사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두 손과 두 발이 없는 장애인이다. 두 팔이 없어서 남을 안아줄 수 없지만, 그는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극복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남을 안아줄 수 있도록 격려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됩니다. 일어서려고 백번을 시도해도 실패한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한 당신은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소리 없이 절망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는 어둠에 삼켜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둠을 삼키는 사람들이 있다. 어둠을 삼키는 아름다운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그만큼 밝아진다.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삶의 무게에 짓눌리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꿈을 키우는 아이가 될 수 있다.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절망을 이길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리라.
첫댓글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절망을 이길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리라.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