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습니다 (루카 9,22)
물은 99도에서 100도로 넘어가야만 끓는다고 합니다. 1도만 낮아도 끓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온도를 티핑 포인트, 즉 끓는 온도라고 합니다. 사람도 물과 비슷합니다. 심라학자들이 학습량, 학습 시간, 반응 시간, 정밀도를 측정해서 학습 곡선을 만들었는데, 배우고 익힐 때 중간 중간 정체나 퇴보하는 시간, 즉 불을 올려도 물이 끓지 않는 것과 같은 시간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을 인내해야 다시 상승 곡선을 만든다는 것도 알아내었습니다. 발전하지 않는 것 같아도 오랜 시간 노력하면 어느 순간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 인생의 법칙입니다. 그런데 대개 실패하는 사람들은 티핑 포인트의 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그만 주저앉고, 더 이상 노력하기를 포기하고 맙니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의 덫에 걸려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습니다. 부활을 위해서 수난이 찾아올 것임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수난 과정을 인내로 이겨내야 부활을 맞을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 주신 분이십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고 포기하고픈 마음이 드는 바로 그때가 부활 직전임을, 조금만 더 노력하면 티핑 포인트를 맞을 수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막막한 감정이 올라오고 무기력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마음속에서 절망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느낌이 들 때 말입니다. 잘 모르거나 잘 못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어떨 때에는 그 반대로 살게 됩니다. “나는 잘하지 못해.”, “나는 잘 몰라.”라는 절망적인 소리를 입에 달고 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처음에는 겸손해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거나 그 주변에서 떠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다시 자신을 자책하고, 떠난 사람들을 원망하는 악순환을 거듭합니다. 이럴 때에는 자신의 삶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기 위한 과감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지나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인생을 깨닫기 위한 수련의 한 장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나에게 투자하지 않으면, 당연히 미래도 별로 시원치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깊은 절망에 빠지면 마음의 눈이 멀고, 귀가 들리지 않습니다. 주위의 것들이 하나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는 그야말로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절망이라는 감정은 인간을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힘을 행사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큰 호흡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해야 합니다. 이렇게 노력해야 인내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티핑 포인트를 맞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 영원한 고통은 없다는 것을 잊지 않고 끝까지 버텨 내는 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신학교에서 방학하기 전에 부르는 라틴어 노래 가사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낫을 잡았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라.” 이 가사 말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길을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듯 보이지만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를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의 인생 곡선을 만들어 보고 내 인생의 티핑 포인트는 언제였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 영원한 고통은 없다는 것을
잊지 않고 끝까지 버텨 내는 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낫을 잡았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