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운동을 파크골프로 바꿨더니 허리가 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날씨가 풀릴 때 까지는 그 운동을 중단하고 다시 걷기 운동 위주로 전환했다.
남강 제방둑을 며칠 걸었더니 다리에 힘이 조금 붙은 것 같아 열흘 전에 월아산을 올랐다가 내려와도 아무렇지도 않아 이젠 월아산 정도는 다녀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제 일기예보를 들으니 23일이 금년들어 제일 추운 날씨라고 했다. 진주도 영하 9도라고 했다.
종전 목요산악회에서 겨울 강추위 속에서 등산했던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영하 20도 전후에 올랐던 지리산, 덕유산, 한라산, 민주지산은 힘들었지만 지금도 생생한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다.
나는 무작정 등산 장비를 챙겨 월아산으로 향했다.
청곡사 주차장에는 차가 몇 대 없었다. 아마 추위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청곡사 입구에서 사진을 몇 장 찍으니 금새 손이 얼었다.
방한 장잡에 목도리 방한모를 썼는데도 청곡사 능선에서 세차게 부는 찬바람 앞에서는 별로 소용이 없었다. 지팡이를 잡은 방한 장갑의 손가락이 너무시렸다. 그래서 지팡이를 손목에 건채 장갑낀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지팡이는 끌고 올라갔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만나도 말 한 마디 거는 사람이 없었다.
얼굴을 하나같이 동여 맨 관계로 눈만 껌뻑이고 지나갈 뿐이다.
귀마개 없이 올랐던 사람들은 장갑낀 손으로 귀를 감싸고 내려왔다.
마스크는 금새 얼어붙어 숨쉬기가 곤란해서 벗었다.
그리고 목수건을 올려 숨을 쉬니 조금 편했다.
정상에 올라 목수건을 살펴보니 코앞에만 빼고 주위는 얼어서 뻤뻤했다.
등산복 깃도 젖어 있었다.
정상에는 오히려 포근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다.
평소 같으면 시니어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을 것인데 오늘 정상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내려왔다.
날씨가 추우면 등산하기가 더 편하다. 별로 힘든 줄 모르고 내려왔다. 앞으로 가끔 오를 생각이다.
첫댓글 그 강추위 속에서 혼자 산행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워 추운 줄도 몰랐나 보다.
지난 1월 23일이 그렇게 추웠던가?
이런 기록들이 없으면 그냥 전에 추웠는데 언젠가 잘 모를 것인데 ...
기록이 그래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무도 없는 정상에 서면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으리라 본다.
그렇게도 자신 없어하던 산행을 했으니 정상에서 내려다 본 느낌과 희열감이 가히 짐작이 간다.
중단했던 천왕봉 산행도 가능 하겠다. 싶어 되살아난 체력 축하한다.
청곡사 전경을 보니 사진 기술 때문인지 큰 사찰이다. 월아산 정상도 모습이 많이 정비되어 쉴 곳도 있네.
무리하지 말고 건강관리 잘하여 새해에도 늘 건행 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