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루카 10,21-24)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고 말씀하신 뒤, 다음과 같이 기도를 하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도에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아버지의 뜻’이라는 말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오래한 사람이 자주 씁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잘 알고 이 말을 쓰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도 이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인생사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일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 이 말을 쓰곤 합니다. 이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분의 뜻이라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그분께 의탁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집착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기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기도 전에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기면서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자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경이 닥쳤을 때 우리는 그 역경 자체를 하느님의 섭리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역경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기력함을 감추려는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신앙심이 깊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열등감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퇴행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성장하기를, 그래서 더 큰 인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런 바람은 하느님도 마찬가지이십니다. 이런 관점에서 하느님의 뜻이라는 말을 바라본다면, 이 말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려는 의지를 포기하는 것은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긴 일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그 내용을 적어 보세요. 그리고 그 일이 정말 하느님의 뜻이었는지 깊이 묵상해 봅시다.)
첫댓글 아 멘 참 !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