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내리면
어둠이 내리면 무겁게 드리워진 커튼을 거두세요.
아무도 당신을 훔쳐 볼 수 없으니까요,
아둠이 내리면 가식을 벗고 자연스럽게 지내세요.
자유로운 자만이 생을 꾸밈없이 누릴 수 있으니까요.
어둠이 내리면 팽팽한 활줄을 풀어 놓으세요.
휴식이 없는 수고는 안식도 누리지 못하니까요.
어둠이 내리면 흐르는 눈물일랑 멈추지 마세요.
얼룩진 마음을 설거지 해주니까요.
어둠이 내리면 아픈 상처일랑 감추지 마세요.
마음의 치유는 솔직한 고백과 정직한 용기세어 시작되니까요.
어둠이 내리면 고요한 침묵에 귀를 기울이세요.
임의 고른 숨소리와 생명의 박동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어둠이 내리면 지나간 역경일랑 꺼내지 마세요.
털어놓지 못할 가슴앓이 비밀쯤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어둠이 내리면 반짝이는 별을 보고 마음의 옷깃을 여미세요.
별빛은 먼 길을 달려와서 꽃가루처럼 아름다운 꿈을 뿌려줄 테니까요.
*** 민들레 꽃씨
하늘에서 떨어진 하얀 뭉게구름 한 조각
아이의 손에서 흘러내린 솜사탕 산 줌
봄 처녀의 순 백 색 웨딩드레스
수백 개의 낱 꽃씨가 손에 손을 잡고 동그랗게 만든 작은 지구
큰 나무들의 걱정에 어린 나무들도 불안하다.
작년에 매서운 꽃샘바람에 여러 나무들이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는데…
더 힘찬 봄바람을 기대하며
더 높이 더 멀리 어행할 꿈에 부풀어 있던 아기 꽃씨는
행여 속내가 보일 까봐 긴 목만 내어 민 채
다소곳이 숨죽이고 봄바람을 기다린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을 ‘폭풍의 기슭’이라고 불렀다. 그곳은 누구도 가까이 갈 수 없을 만큼 폭풍우와 파도가 흉흉한 바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세기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가 이곳에 도전하여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그 후 그곳의 이름은 ‘희망봉’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폭풍의 기슭’을 지나고 나니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잔잔한 바다 인도양과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역경 그 너머에 축복이 기다리고 있다. 사노라면 인생에 어둠이 오고 시리도록 아픈 찬이슬도 내리지만, 같은 이슬을 먹고도 장미는 향기를 뿜고 뱀은 독을 뿜는다.
첫댓글 "역경 그 너머에 축복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