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기심,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신호(루카 11,14-23)
주님께서 기적을 일으키셨는데 그것을 목격한 몇몇 사람은 놀라워하기는커녕 주님을 모함합니다. 시기심 때문입니다.
시기심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인 멜라니 클라인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시기심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유아기에는 전지전능감을 가지고 산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다 가져야 한다는 그런 마음입니다. 그런데 아기는 자기에게 없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 충격이 시기심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가 시기심을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시기심은 내게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게서 빼앗고 그를 파괴하고픈 욕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방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망가진다는 것입니다.
시기심을 갖게 되면 별 볼 일 없는 자신에게 낙담하고 분노하는 한편, 상대방을 빨리 따라잡고 싶은 욕망 때문에 여유를 잃어버립니다. 불안과 초조 속에 살면서 모든 에너지를 상대에게 쏟아 붓고 정작 자신은 피폐해지지요. 이렇게 시기심의 부작용이 크기에 많은 현인들이 시기심에 대하여 경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기심을 꼭 부정적인 것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 영성 심리학의 입장입니다. 영성 심리에서 시기심은 인간이 가진 원초적 감정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감정에는 발전의 동기를 제공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하지요. 즉, 시기심은 나에게 부족한 것이 있음을 알려 주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기심이 생길 때, 우리는 그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시기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시기심은 다루기 힘든 감정입니다. 시기심의 독은 우리를 해치기 쉽습니다. 이 독에 다치지 않으려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유일한 존재인 자신의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시기심을 숨기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그런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해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자신이 시기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시기할까 봐 두려워서 스스로 자신의 성공을 막기도 합니다. 그러나 독일의 심리학자인 롤프 하우블은 “다른 사람이 시기하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고독한 형태로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처럼 시기심의 대상이 되면 그 때문에 위축되기보다는 자신의 어떤 면이 뛰어난지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욱 자신의 능력을 키우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러나 시기심의 대상이 클수록 겸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겸손하지 않으면 시기심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탁월해도 주변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시기심이 생기거나 시기의 대상이 되는 것 모두 견디기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피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고 삶에서 균형을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