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은 누구나 찾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루카 11,37-54)
천국은 어떤 곳일까요? 영혼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향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흐뭇함을 안겨 줍니다. 낯선 곳에서 여러 가지 서러움을 겪으면서 살다가 찾아간 고향은 내 마음과 몸을 쉬게 해 주는 곳이지요. 그래서 천국을 우리가 마지막으로 찾아가서 평화를 얻는 모든 인류의 고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천국은 하느님의 심판에 따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거룩하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해도 천국은 회개만 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그림의 떡이나 마음에 부담감을 안겨 주는 짐스러운 장소가 아닙니다. 만약 천국이 들어가기 까다로운 곳이라면 우리는 회개하기보다 자포자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종교인들은 하느님께서 기꺼이 열어 주신 장소에 사람들이 함부로 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짓을 합니다. 이들은 누구일까요? 복음서에 나오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입니다. 사람들이 천국에 거리낌 없이 들어가려면 자신이 하느님께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믿음이라고 하는데,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될 자격이 없음을 알려 주는 사악한 전도사 역할을 합니다.
독일의 신학자인 폴 틸리히는 진정한 회개란 하느님을 닮아 가는 과정에서 조건 없이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천국에 가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생겨도 하느님께서 받아들여 주실 거라 믿고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했지요.
그런데 우리는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 놓고 그 앞에서 무너져 버리는 일을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내면에 있는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면 외적으로는 열심히 사는 신앙인처럼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자기기만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천국은 우리의 마지막이자 영원한 고향입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행색이 남루해도 천국은 누구나 받아들여 주는 영혼의 고향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구원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용기를 내어 천국 문을 향해 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 영혼이 고향도 없이 떠도는 나그네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