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서 처음 알게 된 할로윈 명절..
도대체 뭐 하는 날인지 아무 감이 없는데,
고운이와 어진이가 다니는 프리스쿨(유치원)에서 할로윈 의상을 입혀보내라는 가정통지문을 받아들고..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거냐~~? 혼자 고민하다가,
돈이 진짜 아까웠지만, 남들 다 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사 입혔지요.
그때 파주 어머님과 장안동 부모님이 와 계실 때였는데,
유치원의 어느 한국엄마(어려서 온 교포)에게 한번입힐 것 사주자니 아깝다고 말하니,
눈을 부릅뜨고 "아니, 그게 아까울 거면 뭐하러 애를 셋이나 났어?" 하고
정말 경우없이 제게 말하더군요.
저도 너무 기가 막혔지만, 옆에서 우리 어머님이 그걸 다 보고 들으시고는
"어찌 저리 말을 밉게 하는 사람이 다 있단 말이냐?"며 저랑 같이 분개해주셔서 제게 큰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심심해서,
그간의 할로윈 사진들을 다 모아봤습니다.
2004년도 고운이 네살 때
2004년 어진이 네 살때
2004년 샘, 두 살때
2005년 신샘, 3살 때
보시다시피 그 전년도 의상을 다시 또 입었습니다.
2005년 5살이 된 고운이와 어진이.
어진이도 그대로 입고 있는데 고운이만 새로 사줬네요. 아마 작아져서 더 못입었던 것 같습니다.
교회에서 우리를 만나시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해주시고
할로윈이 되면 늘 저렇게 집 안을 저렇게 꾸미시고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시던 스미스 할아버지,
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케냐에 학교지어주는 일을 열심히 하시느라고
여러번 왔다갔다 하셨었어요.
그러다 한번 그곳 풍토병을 얻으셔서 크게 고생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후에 기력이 갑자기 쇠해지시더니 돌아가셨습니다.
위 사진은 2007년도 사진입니다.
2007년, 신고운 만 7살 때
2006년도 가을에는 우리가 한국에 놀러갔기 때문에 할로윈을 건너뛸 수 있는 행운(?)을 누렸지요.
그래서 당연히 2006년 할로윈 사진이 없습니다.
2007년, 신샘 5살 때
자, 샘이가 두르고 있는 망토가 뭐 같으세요?
미국 가면서 장만해 간 미용기구에 포함되어 있는 미용실 가운이랍니다.
미국 올 때, 고운아빠가 애들 이발 시킨다고 장비를 다 갖춰서 왔더랬지요.
2007년 신어진, 7살 때
아이들 어릴 때는 우리가 같이 저렇게 다녀줬었습니다.
해가 바뀌어 2008년입니다.
신고운 8살때입니다.
그러고보니 고운이에게는 해마다 옷을 사줬더라고요.
2008년 신샘, 6살 때
5불 짜리 저 해골가면을 몇년 재활용했었습니다.
샘이가 두르고 있는 저 가운도 미용실 가운입니다. 뒤에 보면 선명하게 <꾸쁘>라고 미용실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2008년 신어진 8살 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얼굴이 동그랗게 되어갔지요.
저 끔찍하게 칼 꽂힌 모자로도 또 몇년 버텼습니다.
애들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이 사진을 발견하고 한참 화면을 바라봐야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는 우리 애들이 다니던 학교 선생님이고,
왼쪽이 그 와이프 샌디입니다.
샌디는 샘이 유치원때 보조교사도 해줬고 사람이 정말 한없이 착하고 좋기만 한 사람이에요.
둘이서 세탁기와 건조기 모양을 직접 만들었고, 세탁 바구니에 아들래미 벤자민을 넣어서 그 해 최고의 커스튬 가족이었습니다.
저때는 건강했는데 샌디가 난소암에 걸려서 몇년 투병하다가 작년 여름에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요즘도 필(남편)은 교회에서 자주 눈물을 흘리고, 혼자 아들 키우면서 얼마나 떠나간 아내를 그리워하는지 모릅니다.
우리 바이올린 선생님 남편은 할로윈이 되면 온 집안과 밖을 무시무시하게 꾸미는데에 거의 열광을 합니다.
안그래도 집 안이 지저분하고 정리가 안되어서 제가 혼잣말로 늘 "귀신 나오게 지저분하네" 중얼거리는데
할로윈 때가 되면 곳곳에 해골바가지들이 안팎으로 깔려있어서.. 아주 미치겠어요.
한 해가 또 바뀌었습니다.
2009년입니다. 같이 학교에 다닌 친구 세희와 같이 말괄량이 삐삐로 분장했는데,
이건 다 눈썰미와 손재주가 좋은 세희엄마 솜씨였습니다.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 살고 있는데 가끔 세희 엄마가 참 그립습니다.
2009년 해가 바뀌었습니다만, 여전히 같은 의상으로 재연출했습니다.
어진이 9살, 샘이 7살..
저때 어진이가 팔이 부러져서 깁스를 하고 있네요.
또 한 해가 바뀌어서 2010년이 되었습니다.
2010년 학교 아이들과 함께 찍었습니다. 이 사진 한장에 아이들이 다 있어서 그냥 이것만 올립니다.
어진이와 샘이는 3년째 의상을 재활용했었네요. 미안하다, 아들들아..
맨 오른쪽에 있는 아이는 <페이스북>을 만들어 저렇게 들고 다녔는데 아이디어가 참 좋지요?
끝으로, 바이올린 선생님과 딸래미 마리의 사진입니다.
다이어트로 50킬로그램 넘게 살을 뺐을 때 선생님 모습입니다.
한해가 바뀌었습니다.
2011년 신고운 11살입니다.
2011년 11살 어진이와 9살 샘이.
사진 찾다가 이거 발견했는데, 제가 카페에 올렸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스틴 비버라는 미국 인기 아이돌 가수 헤어스타일 흉내낸다고 장난치는 모습입니다.
첫댓글 할로윈 정말.
애들은 즐겁고 어른들은 귀찮은 행사지.
우리학교는 원어민샘이 많아 할로윈을 중요하게 생각해. 조금 크면 딸들은 요정 아니면 마녀 이지 않니?
그게 싫어 기윤이를 카우보이 복장을 시켜보냈어. 학교 갔다온 딸이 자기 코스튬이 제일 맘에 들었대. 대견하게도.
우리 학교는 사지 말고 만들라는 분위기라 나도 확 결석시켜버릴까 해.
맞아. 귀찮지, 대단히. 특히 애미애비가 다 치아가 부실해서 안 그래도 애들이 충치가 잘 생기는 편인데, 초콜렛을 아무 생각없이 먹게 하는 게 싫더라. 이제 내년에는 샘이도 중학생이 되니 커스튬에 대한 관심은 좀 시들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 대단히 독실한 한국 교회 크리스찬들은 그 날 학교 결석시키기도 하고 그래. 애들이 귀신, 마녀 그런 분장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해서..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는 아예 할로윈 저녁에 같이 파티하고 돌아다니는데, 그것도 문화 차이가 크더라.
카페 출입문에 찍힌시진 보기좋다.미국간지 다음해인데 남매가 손잡고 강을향해 백사장을 뛰어가는 모습 귀엽고 아름답다.하단에 미스건 강이란 설명이 없다면 보는사람마다.광활한 태평양 연안이라 않이할수 없겠구나.나도 같이한번 가본적 있다만 과연 어마어마 하더구나.
그건그렇고 할로원 행사과정을 연차순으로 올린 사진을보니 엄마 희생이 너무컷다.애들 어릴적 사진이 무척 귀엽다.할로원 행사는 미국사람들은 오롄세월 이어저온 행사지만 한국인에게는 좀 부담스럽고 경재적으로나 호감도나 처음에는 힘겨워들 하겠다.반면에 애들이 좋아라하니 그간 뒷바라지 해준세월이 8년이 흘렀구나.애미 고생이 많았다.
팔 구년동안 갖가지 옺 들을 사서입히고 처음엔 아이들이 너무나 귀엽고 예쁘구나 특히 신샘이 천진스런모습이 너무나 예쁘네 고운이처럼 예쁜애가 또 있을까듬직한 귀공자같은 어진군 어려서가 지금보나 너무귀여워 그동안 너무자라서 세월에 빠름을 말해주는구나 사진속에 두분이 이미 이세상을 하직하시고 보면서 마음이 언짠쿠나 다정한 할아버지와,교장선생님 사모님하구 맨 끝에 사진은 완전 예술품이네 아이들이 연기도잘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