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앞에 앉아 있다가 불쑥 일어나서 뒷산으로 향한다. 집에서 7,8분이면 산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가 !
숲이 마냥 좋다 숲의 냄새가 좋다 숲의 색깔이 좋다. 숲에 안겨서 삼림욕을 하면서 숲속을 거닐면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평안해 진다.
비가 간간이 뿌리다가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기도 한다. 어느결에 매미소리가 자취를 감추었다. 가끔 동네 수탉이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고 한낮에도 꼬끼오 하고 울어재낀다. 매일 아침 길냥이들에게 아침밥을 주는 노 부부가 요 며칠째 보이질 않는다. 무슨 일이 생겼나 ? 서달산속 길냥이들의 엄마 아빠인 노부부가 안 보이니 녀석들이 얼마나 기다릴까 ? 할머니는 70대 중반이고 할아버지는 80대 중반이라고 하는데 은근히 걱정이 된다. 항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우리동네 노인들은 은근히 나이가 많은것 같다. 언젠가 강아지 붐이에 대한 시를 한 수 지어드린 항시 강아지 봄이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70대 중반이고 영감님은 80대 초반이라고 한다. 이 노 부부는 동네사람들한테 강아지가 더 인기다. 녀석이 하는 행동이 사랑을 받기에 딱 좋게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동기인 대학선배 한 양반이 정치를 좀 하다 그만 둔 사람인데 이 분이 이러한 내용을 알려주어서 동네 소식을 대충 안다. 가만히 보면 동네 소식을 훤히 꿰고 있는것 같다. 시의원을 두번이나 하고 국회의원에 나왔다가 돈만 까먹고 떨어진 양반인데 어쩌다 산책길에서 만나면 헤어질때까지 이야기가 끝이 없다.
낙엽을 밟으며 숲속을 거닐면 몸에 배어있는 피로가 어느결에 쑥 빠져나간다. 어떤 때는 여러가지 일로 머리가 뻐개질때도 있는데 이런 땐 무턱대고 뒷산으로 달려간다. 녹색이 피로회복의 특효약이다. 숲이 좋아 산아래 살고 있다. 24.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