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불 같은 사람아!
아직도 세상은 춥고 어두운데
생명의 진액을 짜내어 꽃을 피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삶은 쓰리고 버겁기만 한데
상처에는 향기를 토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겨울밤은 길기만 한데
부지런히 새벽을 깨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난무하는 독설이 귀에 쟁쟁한데
긍휼을 잃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맨 땅은 얼어붙어 있는데
묶은 땅을 기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믿지 못해 뒷걸음치는데
마냥 품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짓밟고 짓이기는데
연한 순처럼 일어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세상은 춥고 어두운데
불 밝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도 머뭇거리기만 하는데
사랑에 목숨을 거는 등불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부산의 한 30대 공무원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선물이 동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사무소에 근무하다. 2006년 11월 12일 직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하옥례(37, 여)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동료 여러분, 어려운 이웃들의 우산이 되어 주세요.’라는 당부와 함께 부산시 사하구 소속 공무원 740여명에게 커다란 우산을 선물했다는 내용이다.
손잡이에 ‘건강하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우산을 갑작스레 받아든 공무원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곧 누가 보낸 것인지 알고는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왜냐하면 ‘건강하세요,’란 말은 ‘나라의 일꾼이 공무원으로서 힘들고 지친 서민들에게 힘이 돼줘야 하는데… 동료 여러분, 먼저 떠나는 저 대신 비바람 불거나 눈보라 치는 날 어려운 이웃들의 우산이 되어주세요. 여부, 혜인아, 혜원아 미안해 사랑해. 부디 건강하세요.’라는 그녀의 유서의 끝말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연약한 것 같으나, 강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으나 끝까지 그 빛을 잃지 않고, 용기가 없는 것 같으나 어떤 두려움도 겪지 못하고 짓밟히는 것 같으나 결국에는 승리한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