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김과 최후의 만찬
요한복음 13장 말씀에 이르면서 예수님의 주변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2장까지는 불특정 다수인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설교하셨습니다. 이방인도 있고, 유다인도 있고, 제자들도 있고, 보통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3장부터는 비공개적으로 선택된 몇몇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십니다. 공공장소에서 설교하시다가 소수만 들어갈 수 있는 마르코의 이층 방에서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열두 제자를 마르코의 이층 방으로 초대하고 음식을 나누면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음식을 먹는 일이 아니라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입니다. 말씀보다 행동(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찬례를 행하십니다. 제자들의 발 씻김(섬김)과 성찬례, 이것은 예수님의 핵심적인 교훈입니다.
이제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곁을 떠났습니다. 예수님을 집요하게 괴롭히던 사람들, 예수님을 체포하려던 종교 지도자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떠나갔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불러 놓고 비밀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음 구절은 대단히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13,1) 이 말씀에서 세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첫째, 예수님은 파스카 축제 전에 자신이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미리 안다고 합니다. 미련한 사람은 자신의 한계, 무지, 죽음을 모른 채 삽니다. 그래서 감정대로 본능대로 행동합니다. 1절 말씀을 다시 보면 예수님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죽으셔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이 십자가에 처형당하시기 일주일 전의 상황입니다.
『어느 해 어느 성당에서 성탄절에 큰 경사가 있었습니다. 성탄절에 99세이신 장병두 할아버지가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이분은 평생 성당에 다니지 않았지만, 몇 개월 전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와 성당을 소개 받은 후 하느님을 믿겠다고 결정하고 세례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처음엔 그 사실을 아무도, 심지어 가족까지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성탄절 며칠 전에 찰고가 있었습니다. 이날 찰고를 본당 신부는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떨렸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그 할아버지께서 “‘나 안 믿어’라고 말씀하신다면, 연세가 높고 인생의 경륜이 많은 분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장 할아버지는 정확하게 예수님에 대해 알고 있었고 하느님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장 할아버지는 한의사였습니다. 많은 환자를 진찰했던 장 할아버지는 “예수 믿는 사람들은 죽을병에 걸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그분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충분히 살 병인데도 두려워했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도 때가 되어 곧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그분을 믿어야 할지 궁금하던 차에 신부님이 영원히 사는 문제에 대해 설명해 드렸더니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하면서 예수님을 맞아 들이셨습니다.
세례식이 거행하는 성탄절이었습니다. 세례받기 전 장 할아버지는 본당 신부님 집무실로 먼저 오셨습니다. “바쁘신데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묻자 장 할아버지는 “결혼식보다 중요한 세례식 아닙니까? 세상에 하느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인생의 끝을 알고 자신의 죽음을 압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하느님을 선택하고 그분 앞으로 나아갑니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신 목적을 분명히 알고 계셨습니다. 온 인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셨습니다. 파스카 축제 전에 자신이 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으로 죽어야 하는 사실을 깊이 깨달으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개인의 죽음에 대해 그 의미를 미리 알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