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땡스기빙데이가 끝나면 많은 집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합니다.
물론 하지 않는 집들도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않는 집들은 대부분 유대인 가정들입니다.
유대인들은 예수가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은 받아들이지만,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네 공립으로 옮기고 나서 우리 애들이 제일 당혹해했던 것이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학교 내에서는 메리크리스마스(Merry Chirstmas)라고 말하지 못한다는 거였는데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다 유태인이다보니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생각이 좀 성숙한 편인 샘이는 왜 우리가 모든 유태인들의 명절에 학교를 안 가야 하는지,
우리와 상관없는 그 사람들의 명절 이야기를 수업 시간을 통해서 구구절절 들어야하는지 불만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샘이는 제게 여러번, 올해는 크리스마스를 자기가 celebrate(축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그래서 집 바깥도 꼭 장식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참고로, 유대인 명절과 공휴일과 관련해서 저도 첨언하자면
저 역시 유대인의 모든 명절에 학교를 쉬는 것에 불만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미국내 유대인의 인구가 많아서 쉬는 것도 아니고, 또 유대인들이 사는 동네만 쉬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의 모든 형태의 공립학교는 이 날, 쉬어야 합니다.
고운아빠 병원에서 유태인 의사들은 이 날 출근을 아예 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그들이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미국을 이끄는 힘을 유태인들이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2차대전 당시 말도 안되는 학살과 핍박을 견뎌낸 그들은 절대 그런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갈망이
정말 강합니다. 그 갈망을 실천하기 위해 그들은 자식들을 많이 낳고, 또 교육에 목숨을 겁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책들을 읽어보면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어서 그들의 억울한 한이 전해집니다.
그래서, 그들은
열심히 교육시켜서 미국 사회의 리더로 키워내겠다는 열망,
자기가 낳아 기르는 한명 한명의 유대인 자녀가 유태인의 민족을 각각 대표한다는 사명의식이 어느 민족보다 강합니다.
이건 개인적인 차원에서 잘 키워서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다는 우리 같은 동양 이민자들과는 그 차원이 다른 열망입니다.
몇년전에 유태인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자기네 민족은 집안에 아기가 태어나면 그 아기의 이름은
집안에서 직전에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자동적으로 부여한다고 하시더군요.
가문을 이어간다는 생각이 정말 강하고요,
그래서 아들 선호 사상도 어쩌면 오늘날 한국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습니다.
인구 구성상으로는 압도적으로 많은 스페니쉬(멕시칸 이민자)의 명절은 언급도 안되는 것은
그들이 미국 사회의 하급 노동 계급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숫적으로는 뒤질 것이 없지만,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힘이 전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들의 위상이 반짝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 선거철'입니다.
대부분 카톨릭 신자이고, 가족 중심적인 멕시칸들이 아이들을 많이 낳고, 또 일단 미국영토에서 태어나면
무조건 시민권자가 되고 자연적으로 투표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그들의 한표한표가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중요하게 부각되는 거지요.
우리 아시안들은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고 그래서 최소한 하급노동자로 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기본적으로 인종구성상 아직은 극소수에 속하다보니 선거철에도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시안들의 표를 잡아라" 라는 문구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것 생각하면 똘똘한 아시안들은 그냥 변호사나 의사로 남지 말고,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으로 많이 나가야 합니다.
언론인, 정치인, 경제관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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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이 길었습니다.
예쁘게 장식한 집들 보면 참 보기 좋고, 부럽기도 하고,
아이들이 커서 다 떠나기 전에(몇년 안 남았어요. 엉엉), 이런 재미있는 추억거리도 만들어주고 싶어서
고운아빠를 계속 압박해서 같이 장을 보러 다녔습니다.
코스코에서 파는 크리스마스를 사러 갔었습니다.
이건 홈디포라고 큰 철물점 도매상과 같은 곳입니다.
드디어 낑낑대며 트리를 집 안으로 들여놓았습니다.
올해는 진짜 나무를 사왔어요.
샘이가 얼마전에 만들었던 저런 푸근한 집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러나..
미적 감각이 전무한 엄마이다보니... 미안하다...
이건 샘이가 저를 졸라서 사들고 와서 피아노 위에 얹은 거에요.
이제, 집 밖을 장식합니다.
저거 전구 사 나르느라고 여러번 홈디포 다녀왔어요.
아이들이 좋아해서 저도 기분 좋습니다.
어제까지도 계속 장식한다고 왔다갔다 하는 저를 보고, 고운아빠가 하는 말..
"자기가 이런 거에 관심을 갖고 하는 게 아주 의외야~~" 하더군요.
첫댓글 지하실에는 여러해전에 장만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지만, 올해는 애들엄마가 진짜 나무나 진짜나무를 닮은 나무, 즉 트리를 사자고 하더군요.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이집 저집 앞에 나무가 버려져 있어서 '야, 저렇게 나무를 함부로 베어서 트리로 며칠쓰로 버리다니.."하고 생각하곤 했는데, 알고 보니 그런 나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 용으로 재배되어서 판매되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별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오히려 경제 활동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골프장 맞은편 전문점에 가봤더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다행히 코스코에서 더 잘 빠진 트리를 삼분의 일 가격에 팔길래 고민없이 사왔습니다.
홈디포에 가서 깜빡이 전등도 여러개 사고, 집앞 정원수에도 사진처럼 장식을 하니 분위기가 한 결 나야하는데, 날씨는 늦봄날씨에 눈도 한 번 안와서 분위기가 좀 덜나네요. 시카고 살면서 눈을 기다리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우리 딸이 보면 또 조르겠다.
피칸파이, 스팸 달걀 밥, 펫,크리스마스 트리...
어쩜 우리딸이 딱 원하는 것들을 넌 이렇게 잘 제공하니!
야아아아,,, 너무멋있다 우리 조여사 왠일이래유,, 애들이 무척 좋와하겠네 내년에는 집앞에 꽃 사과나무에도 트리를하면 아주근사하구 화려할텐데 그건 좀 그런가 우리샘이 신나겠다 , 고운 어진 샘 크리스마스 트리 정말로 축하한다 할머니도 무지 즐겁구나
실네외에 장식 해놓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니 올해는 집안도 화려하고 식구들의 마음도 차분하고 즐거운 분위기에 금년 한해의 마무리도 잘 되겠고 세해에도 행운이 많을거다.매사는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이치거든..장치하느라 시간도 많이 소비해겠고 경재적으로도 장난이 않이겠구만……그렇지만 꾸며 놓으니 집안이 화원 같다.실외는 별 천지고..애들이 얼마나 즐거워하고 좋아라 했을거나..
생각보다 많이 비싸지는 않았어요. 트리는 30불 조금 안 줬습니다. 오히려 가짜 트리는 300불가까이 하더라고요. 전기라이트 값이 좀 들기는 했는데 한번 사 놓으면 매년 쓸 수 있으니까 기꺼이 투자했습니다.
저도 저만 트리장식을 원해서 미니사이즈트리하나 이층식탁위에 올려놨답니다. 형님네꺼랑 비교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