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촬영 중간에 감독인 임순례와 주인공 김윤석의 충돌으로 인해 말이 많았던 영화 입니다. '황해' 때부터 이어진
촬영 내 안좋은 분위기와 관련되서 그런지 김윤석에 대한 안좋은 얘기들이 많이 올라왔죠. 그래서 영화까지 깍아내리는
얘기들이 쉽게 보이더라구요. 우리 한국 사람들, 주변에서 "별로네~"하면 " 그런가보다. " 하며 외면 잘 하잖아요?ㅋ
사실 저도 그런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7번방의 선물' 과 이 영화중에 뭘 선택해 볼지 고민 많이 했었는데요.
'어차피 깔거라면 보고 까자' 생각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주인공인 최해갑(김윤석 역)은 다른 사람들이 웬만해선 유두리 있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을 저항하고 거부하는
사회 부적응자로 보입니다. 국민연금도, 공무원도, 날라오는 고지서들과 주민등록증 까지 거부하고 저항하죠.
감독은 그를 '정통좌파'로 만들고 싶었나봐요. 그의 젊었을 적 별명인 '체 게바라'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의 포스터까지
집에 붙일 정도였으니까요. 주변에서는 그와 그 식구들을 좋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국가에서는 개인 사찰까지 둘 정도로
그의 움직임을 일일이 감시하고, 동네 주민들은 최해갑네 식구들을 불순분자로 여기며 기피합니다.

사실 그 식구들이 남들에게 외면받을 정도로 살지 않았습니다. 그저 가치와 신념이 조금 다를 뿐, 살아가는 방식은
다른 누구와 차이가 없죠. 그럼에도 주변에서는 '그들을 조금, 혹은 아주 많이 별난' 가족으로 인식합니다.
섬으로 떠나기 이전동안 최해갑 가족들이 사회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비민주적인 모습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상을 존중하고, 문화,세대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민주공화국'임을 자부하는 대한민국 이라지만,
실상은 반자본적인 가치들은 '공산당',"빨갱이'로 매도당하고, '공동체' 라는 의식속에서 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억압받는 구조가 68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자연의 당연한 이치에도 불구하고,
반쪽 사회만 강요,학습하고 있죠. 정치적인 부분은 민주화로 접어 들었을지언정, 의식적인 부분은 여전히 독재의 치하에
남아 있습니다. '대화'와 '존중'이 사라진 사회에서 '말하고 의식이 있는 사람'은 더이상 살 수 없습니다.
그들만의 낙원 '파라다이스'를 꿈꾸죠. 최해갑 처럼 말입니다.

최해갑의 고향이자, '낙원'인 들섬으로 내려온 최해갑 가족들은 차츰 적응해가며 그들만의 행복은 누립니다.
생활은 조금 불편할지언정 의식만큼은 그들이 누리고 싶었던 자유로움을 크게 만끽하며 살아가죠.
하지만 그 들섬 마저도 토건자본의 침투로 주민들이 자발적,반자발적으로 떠나고 얼마 안남은 주민만이
남아 있습니다. 국가는 이런 토건자본은 묵인 및 비호하고, 정치인과 자본가는 공동소유의 지분은 국가 및 민영화
방식으로 소수의 이익을 창출합니다. 비록 이 영화에서는 최해갑은 이들을 저항하고, 들섬의 개발에 앞장섰던
4선의 국회의원으로부터 '나는 돈만 아는 쥐새끼이다' 라는 발언을 내뱉게 하지만, 가족을 두고 떠나게 됩니다.
이 영화, 너무 노골적입니다. 들섬의 개발과정과 국가의 비호는 '쌍용차'와 '강정마을'을 떠올리게 하고, 국정원의
감찰은 '국정원 사찰'을 대놓고 말하고 있죠. 머 4선의 국회의원인 '나는 돈만 아는 쥐새끼이다'는 말안해도 다 아실거구요.
그래서 많이 불편합니다. 들섬에 내려와서 살아가는 모습은 낭만적으로 그렸지만,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많은
불편함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영화에서도 느끼게 해주네요. 이번 대선 때 정권이 바뀌었으면 조금 통쾌하게
볼 수 있었을까요? 임순례 감독과 배우 김윤석이 그렇게 갈등이 생길 정도로 싸워서 나온 각본이라면 '부당거래'처럼
좋은 각본이라도 되어야 할텐데 그정도 까지는 안되고, 또 현실은 정권이 바뀌지 않으니 영화속 얘기는 '환타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관객들이 너무 잘 아는 바람에 입소문 나기도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참. 배우 김윤석에 대해 얘기하자면요. 이번 영화 내내 그를 보면서 세심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겉으로는 퉁명하면서도 속으로는 정깊은 모습인 캐릭터를 전작인 '완득이'랑 비교해봤을 때 이번 '최해갑' 역에서 보여준 모습이
더 세심하다고 느껴졌어요. 하지만 이 캐릭터도 관객들이 인식한 만큼 다음 차기작에서 보여줄 모습에 대해 배우로서
고민을 많이 할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홍상수 감독같은 작품에 참여해서 내려놓는 연기를 한번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드는데.. 저만 그런가요?^^;;
첫댓글 전 화요일에 보러 가려구요 오쿠다 히데오 작품 중에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라 어떻게 잘 만들어졌을지 궁금하다는..
카페지기님을 게스트로ㅋ
전부치고 모레쯤 봐야겠네요
설연휴 잘보내세요^^~~
영화를 보면서 매끄럽지 않고 전체적으로 덜컹거리기는 했지만 재미있더라구요.
하두 세 피디님들이 망작이라고 한 덕분(?)인지 기대를 전혀 안해서인지...암튼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감독님께서 좀더 매끄럽게 잘 다듬어주셨으면 정말 괜찮았을 작품이던데 아쉽더군요...
카페지기님 글을 너무 잘쓰셔서 이 영화 보고싶어 졌어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츠자가 안나온다는 겁니다. 오연수는 너무 늙었고, 딸들은 너무 어리거나 못생겼;;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