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층아파트의 효시라고 할 범어동의 아파트. 한 무리 섬인 듯 밤 하늘에 떠있다.
차동차 도로 앙편으로 아파트는 거대한 벽을 이루고 있다. 황금동의 아파트 단지,
<건축가 최상대의 ‘空間에서 산책하는 삶과 人生-3’>
아파트, 단절의 그 높은 벽
<최 상 대/ 한터건축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삶의 보금자리인 아파트와 관련하여서 매스컴에 등장하는 뉴스가 잦다. 최근 들어서 빈번하게 접하는 뉴스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분쟁이다. 아래 위층의 작은 불편과 시비에서 시작된 그 분쟁이 극단적인 살인에 이르는 일들조차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웃사촌이라는 정겨운 말은 없어진 지 오래고 대화 소통이 없어지고 이웃 원수를 만들고 있는 아파트 생활은 단절되고 삭막한 현대생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들이다.
고층아파트에서의 투신자살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안락하고 좋은 전망을 위해 선택한 고층 주거공간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죽음을 향해 뛰어내리는 공간으로 변질되어 버리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학업성적 강박, 왕따, 어른들의 꾸지람 등으로 인한 자살의 증가와 세계최고의 자살 율에는 고층 아파트에도 그 책임이 있을 것이다.
편리하고 안온한 주거환경에서 잘 살기위해 선택한 아파트 생활에서 목숨을 쉽사리 잃는 공간이고 보면 아파트 주거 방식이 결코 행복만을 주는 삶의 보금자리만이 아닌 것이다.
서울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는 외부 음식 배달원들의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중심인지 아파트가 중심인지 혼돈스럽기도 하다.
아파트 출입구의 관리실 관리인도 없어지고 반상회도 사라졌다. 주민들은 이웃 만나기를 꺼려하고 노출되기를 싫어한다. 아파트 마당에도 놀이터에는 아이들도 사람들도 없다. 지하주차장에서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층 칸칸 동 번호와 집 번호 숫자를 찾아든다.
아파트먼트(apartment)’라는 원래 용어는 ‘아파트’라는 줄인 말로 일상용어 되었다. 사전적 의미는 ‘한 건물 안에 여러 가구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지은 5층 이상의 빌딩형 공동주택’ 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아파트 (apart)’는 ‘떨어진, 분리된, 따로’ 라는 별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원어 아파트먼트(apartment)와 약어 ‘아파트 (apart)’ 는 서로 상반 반대 의미의 말이 되어버리고 그 안에서의 생활도 달라져 버렸다.
아파트 공동주택은 단독주거의 반대개념이다. 과거 우리네 동네 마을은 옆 동네 옆집을 지나가며 담장너머 만나고 소통하는 수평적이라면 현대 아파트 구조는 수직적이다. 윗집 아랫집이 콘크리트 바닥 벽은 단열 차음으로 무장하고 분리할 뿐 만남과 소통은 사라진다,
함께하고자 하는 공동의 본질적 개념은 사라지고 독립 분리하고 프라이버시만을 더 강하게 요구한다. 필자의 지인은 수십 년 전 살고 있는 빌라단지의 마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주민들이 함께 가든파티에 참석 축하하여 외부 초청객 없이 결혼식을 치렀고 언론에 보도될 만큼의 사건? 이었다. 외국에서는 흔한 일인데도 그 이후 이러한 결혼식 사례를 접하지 못했다. 개방하고 공유하는 일들은 없다는 것이다.
땅깞이 높은 도시에는 아파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범물 지산 성서 상인 칠곡 등 동네 지명의 이름은 곧 아파트 단지를 일컫게 되었다. 재건축 재개발로 오래된 동네 골목은 사라지고 고밀도 고층아파트로 채워짐은 경제논리 도시변화의 흐름이다. 동네 구멍가게 세탁소 떡집은 사라지고 커다란 할인매장 똑같은 모양의 키 큰 아파트가 우뚝우뚝 솟는다.
도시가 커가고 아파트가 자라나듯 우리 사람들의 마음도 넓고 높게 자랄 수는 없는 것일까?
첫댓글 마지막 부분이 압권입니다. 맘의 키가 자라고 평수는 넓어지길 바란다는 사공님의 말씀에 고개방아가 깊게 찧어집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면 아파트. 단독주택 상관없이
수평선처럼 누구나 동등한 인간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글 잘 읽고 가슴에 새깁니다.전 아파트에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삭막과는 거리가 좀 멀지만..
그런데 저 이뿐 아가씨들은 뉘신지?
한국일보에서 개최하는 올해 미스코리아 대구경북 예선 입상자...
역시~~ 학이사님! 압권인 멘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