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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부 3Pass 3Ri 3BC 트레킹 2일차(남체~딩보체)
- 일자 : 2014. 11.12(수)) - 거리/소요시간 : 20.9km/08:20 - 일정 07:00 아침식사 07:33 출발 08:46 에베레스트뷰 호텔 10:15 푼기텐가 11:18 텡보체(점심) 13:29 팡보체 14:11 소마레 15:53 딩보체(야크로지)
오늘은 남체에서 딩보체까지 갈 예정이다. 추쿵까지 가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포터가 힘들까봐 포기했다. 추쿵까지 가려고 한 이유는 내일 일정이 꽤나 빡빡하기 때문이다. 내일은 임자체BC, 로체남벽BC, 추쿵리가 잡혀있고, 거리는 약 35km 정도 되기 때문에 시간당 3.5km를 간다고 할지라도 10시간은 족히 잡아야 한다.
<남체에서 바라본 콩데의 일출>
<남체의 아침>
우리가 묵었던 힐튼호텔을 벗어나 조금 오르니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길은 에베레스트뷰호텔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산사면의 등로를 따라 푼기텐가로 바로 가는 길이다. 쿰부트레킹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에베레스트뷰호텔로 가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이쪽 길은 고도가 높다보니 조망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뷰호텔 가는길>
아침부터 에베레스트를 보려고 많은 트레커들이 언덕을 오르고 있다. 앞쪽에서는 남체의 수호산인 쿰비율라, 뒤쪽은 콩데, 동쪽은 탐세르쿠 등이 아침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쿰부 트레킹이 안나푸르나나 랑탕트레킹보다 좋은 이유는 어디서든 설산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체 뒤 언덕에서 바라본 콩데>
출발한지 약 1시간만에 에베레스트뷰 호텔에 도착했다. 에베레스트뷰호텔은 일본인이 운영하는 호텔이고, 이곳 1층 로비에는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쿰부 동북쪽 설산의 모형을 전시해놓았고, 테라스에는 차를 마시면서 설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시설을 해놓았다. 또 직원에게 물어보면 쿰부 설산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에베레스트뷰호텔>
가이드없이 포터만 고용하여 트레킹을 하면 때때로 보이는 설산의 명칭을 알 수 없어 답답할 때가 많다. 주변에 있는 트레커나 네팔리에게 물어보기도 하지만 정확히 봉우리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에베레스트뷰호텔 테라스로 갔고, 블랙티 한잔을 시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설산이다.
맨 죄측은 Khumbi Yul Lha이고, 남체의 수호산이다. 남체를 오르다보면 정상 끝부분만 살짝이 보인는 산이는 있는데, 바로 그 산이 Khumbi Yul Lha다. 비록 설산은 아니지만 가까이 있기 때문에 8000미터급 산에 비해 결코 산세가 뒤지지 않는다.
그 다음이 촐라체와 타부체이다. 촐라체와 타부체는 산 정상 부분이 뾰족하고 우람하여 다분이 남성적인 느낌이 난다. 촐라체 북벽, 타부체 북벽은 캉테가 북벽과 더불어 쿰부히말의 3대 난벽이라고 한다. 촐라체는 네팔의 33개 트레킹 피크 중 'A' 그룹에 속하고, 박범신의 소설로도 많이 알려졌다. 촐라체의 실제 인물인 박정헌씨는 이곳을 등반하다가 동상에 걸려 손가락 8개와 발가락 일부를 잘라냈단다. 촐라체는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와 똑같은 상황에서 조심슨의 자일파티인 사이먼은 자일을 끊었지만 촐라체의 박정헌씨는 자일을 끊지 않고 후배 최강식을 구했고, 함께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온 휴먼 드라마이다.
<좌측부터 촐라체, 타부체, 에베레스트, 로체>
북동쪽으로 멀게 보이는 산이 에베레스트와 로체이다. 비록 이곳에서는 조그맣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위세는 말할 나이가 없다. 동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3대 미봉인 아마다불람이고, 쿰부트레킹을 하다보면 거의 안보이 곳이 없을 만큼 위세가 대단하다. 아마다블람 남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탐세루쿠이다.
<좌측부터 촐라체 타부체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멀리있는 에베레스트와 로체가 구분이 잘 안 되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직원에게 보여주면서 물어보니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뒤쪽 봉우리 중에서 왼쪽이 에베레스트이고, 오른쪽 중앙이 로체, 그 오른쪽이 로체샤르란다.
블랜티 한잔에 300루피다. 그런데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어제 묵은 로지에서는 인터넷도 잘 되지도 않은데도 불구하고 와이파이 값을 500루피 받았는데, 참으로 돈이 아까웠다.
에베레스트뷰호텔에서 30분 정도 내려오니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이 고쿄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길이 푼기텐가로 가는 길이다. 이곳부터는 고도차가 별로 없는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날씨가 따뜻하여 하계용 티 하나만 걸쳤는데도 춥지 않았다. 등로는 점차 내리막으로 이어졌고, 네팔 트레킹의 피크 시즌이라 트레커들이 꽤나 많다.
<에베레스트호텔에서 내려오면서 본 두드코시강과 아마다블람>
등로는 계속 내리막으로이어졌고, 천천히 내려가고 있는데 왠 소가 여성 트레커에게 다가가서 떨어지지 않는다. 마부가 채찍으로 때려도 소용이 없다. 2명의 여성 트레커는 놀래서 나무 뒤로 숨었다. 소가 여자 보는 눈이 있나보다..ㅎㅎ 한참 후에 소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유유이 내려갔다.
푼기텐가 마을에 도착했다. 푼기텐가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철다리이다. 두드코시강을 길게 가로지르는 현수교는 참으로 운치가 있다.
<푼기텐가 다리>
푼기텐가 다리를 바로 건너면 체크포스트가 있고, 체크포스트 이후부터 텡보체까지는 급경사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루크라에서 쿰부트레킹을 시작할 시 첫번째 고비가 남체 전 오르막길이고, 두번째 고비가 푼기텐가에서 텡보체 오르는 길이다.
많은 트레커들이 급경사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나는 체력을 테스트해볼 생각으로 한번도 쉬지 않고 약간 빠른 속도로 올랐다. 푼기텐가에서 텡보체까지 고도차는 550미터이고, 거리는 약 2.5km이다. 50분 걸렸다. 보통 시간당 고도 300미터 정도를 오르는데 상당히 빨리 오른 것 같다. 체력테스트를 한 이유는 추쿵에서부터 하루에 20~35km를 가야하기 때문에 나의 체력 상태를 미리 점검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텡보체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황금색으로 띠를 두른 초르텐이었다. 텡보체는 마을 한복판 광장이 상당히 넓고, 지금까지 지나온 마을 중에서는 가장 고도가 높기 때문에 조망이 아주 좋다. 마을 오른쪽에는 아마다블람과 캉테가가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고, 마을 북쪽에는 로체와 로체샤르가 병풍처럼 솟아있다.
<텡보체에서 바라본 캉테가>
<텡보체 곰파>
한참을 기다리니 파상이 도착한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텡보체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밥 종류인 야채라이스를 시켰고,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점심 후 텡보체에서 데보체로 가는데 계속 고도가 떨어진다. 이곳까지 힘겹게 올라왔는데 무언가 성취한 것을 까먹다는 생각이 든다.
오후 12시 30분에 데보체에 도착했다 데보체는 임자콜라 오른쪽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마을이다. 데보체 이후 등로는 고도차가 별로 없고 매우 양호하여 히말라야가 아니라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임자콜라를 건넌 후 초르텐이 있는 언덕에 올라 텡보체를 바라보니 탐세르쿠 하단의 조그만 마을로 보인다. 이곳 초르텐과 아마다블람을 동시에 바라보니 무언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뒤쪽에 있는 바위 위에 올라 초르텐과 아마다블람을 한 화면에 잡아보았다.
<아마다블람과 초르텐>
<임자콜라 다리에서 본 아마다블람>
대문이 있는 초르텐을 지나자 팡보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팡보체 아래는 유난히도 돌담으로 구획되어진 곳이 많다. 야크 우리는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어떤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팡보체 돌담 구획>
팡보체는 아주 큰 마을이고, 동쪽으로는 아마다블람, 북쪽으로는 로체를 거느리고 있다. 팡보체는 아마다블람의 등반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이곳에서 장비 및 물자를 조달한다. 2011년 임자체 등반을 하러 갈 때 이곳에서 하루 묵었고, 해넘이를 아주 멋지게 본 기억이 난다.
<팡보체>
팡보체를 막 벗어나서 동북쪽을 바라보면 소마레 마을이 페리체 상단에 걸려있는 것 같다. 소마레는 그 만큼 고도가 높고, 조망이 아주 좋은 마을이다.
<소마레>
소마레에 도착하니 동네 한가운데 있는 우물가에서 마을 아낙들이 옹기종기 모여 빨래를 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보았던 우리 시골동네의 모습과 흡사해서 과거로 여행온 기분이 든다.
우물가 옆 로지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기로 한다. 차와 미네럴워터를 시켰다. 그런데 미네럴워타가 300루피란다. 오늘 아침 남체에서 물값이 100원이었는데, 한나절 사이에 물값이 3배로 뛰었다. 그만큼 남체와 소마레는 거리가 멀고, 물류비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소마레를 지나면 미국 서부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광활한 황야가 펼쳐지고, 황야 입구에는 선라이스로지가 홀로 외롭게 이곳을 지키고 있다. 때마침 네팔리가 말을 타고 달려가서 서부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선라이스 로지>
<광활항 방목지>
황야 끝부분에서 길이 갈리는데 위쪽길은 페리체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하단길은 딩보체로 가는 길이다. 등로는 밑으로 이어지고, 조그만 다리를 건넌다. 등로는 다시 산사면을 따라 오르막길로 이어지며 조그마한 능선을 넘어서면 딩보체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을 앞 언덕에서 바라본 딩보체>
딩보체는 임자콜라와 쿰부빙하가 만나는 두물머리이고, 마을 뒤쪽은 낭카르창과 포칼데가 호위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배산임수 마을이다. 또한 주위에 크고 작은 설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딩보체는 추쿵 방향과 로부체 방향의 길이 갈리는 곳이어서 트래커들이 많이 찿고, 그래서 마을이 상당히 크다.
<딩보체에서 바라본 타부체>
마을에 들어서니 많은 트레커들이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다. 우리는 딩보체 위쪽에 있는 '야크로지'로 들어갔다. 겉에서 보기에는 괜찮은 로지 같았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그렇게 시설은 좋지 않았다. 가장 불편한 것은 물이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곳에는 물이 그렇게 귀하지는 않을텐데...
오늘도 물티슈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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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루에 남체에서 딩보체까지 가는 것은 고소적응, 포타문제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대단한 기록입니다.
물론 갈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런 실행은 흔치 않은 걸로 알고있습니다. 대단한 체력과 의지입니다.
이번 트레킹의 계획과 실행은 일반인은 엄두도 못내는 대단한 기록입니다.
3패스... 등 완주를 축하드리고, 더 좋은 후기 기대할게요.
과찬의 말씀이시고요
쿰부 3패스를 속도산행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메라피크를 먼저 등정을 해서
고소 적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맙게 잘읽고 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몇년전 ABC 다녀온 이후 다시 가기위해 요즘 유튜브영상도 보고 연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