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모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넥서스』, 이들 유발 하라리의 저작은 각각 2014년, 2016년, 2018년, 2024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고전의 정의(‘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고 계속 읽히는 책’)를 따른다면, 이들 저서는 고전이라기보다 ‘베스트셀러가 된 명저’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인데, 그중에서도 최근작인 『넥서스』를 고전의 핵심 강좌 프로그램에 5번째로 포함시킨 것은 AI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와 관련된 시의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강의 제목은 <넥서스>였지만 실제로는 ‘빅 히스토리’를 다룬 주요 저서들을 개관하고, 유발 하라리의 4부작을 통괄하여 주요 논점을 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지 혁명(7만 년 전), 농업 혁명(1만 2천 년 전), 과학 혁명(500년 전)을 거치면서 발전해 온 인류가, 과학 혁명을 계기로 신(神)주의에서 인본(人本)주의로 옮겨갔으며 이제 AI 혁명으로 ‘데이터주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이 강의의 요지였다고 봅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학교의 교육 내용을 4C, 즉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 창의성(creativity)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학교는 기술적 기량의 비중을 낮추고 종합적인 목적의 삶의 기술을 강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낯선 상황에서도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일 것이다. 2050년의 세계에 발맞춰 살아가려면 새로운 생각과 상품을 발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반복해서 재발명해야만 할 것이다.”(『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발췌)
강의 시간 중에 수강생들이 합독한 이 대목의 요점은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입니다. 정신 건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서 자신을 계속 새롭게 바꿔나간다는 것은 결국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 수강을 하는 게 다소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언제나처럼 사전에 배포되는 강의 자료를 읽는 것만으로도 그 책의 핵심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유명 작가 한 분이 자신의 직업을 ‘지식소매상’이라고 소개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김경윤 선생님한테도 아주 잘 어울리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강의 잘 들었습니다. 다음 강의 <대학>도 많이 기대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