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기만진 담임교사 성추행 인정

[이창현]

 

* 2005도6791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 (2006.1.13. 선고, 상고기각)

  위 사건은 ‘초등생 성기만진 담임교사 성추행 인정’이란 제목 등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 사실 관계 : 판결에 나타난 내용은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남자)인 피고인이 교실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반의 남학생인 피해자의 성기를 4회 만졌다는 것이다. 

- 판결 주요내용 

   1) 형법 제305조의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죄는 ‘13세 미만의 아동이 외부로부터의 부적절한 성적자극이나 물리력의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 장애없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할 권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 . 흥분 .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피고인의 각 행위는 비록 교육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여도 교육방법으로서는 적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하여 정신적 . 육체적으로 미숙한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 및 성적 정체성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의 사회 환경과 성적 가치기준 . 도덕관념에 부합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305조에서 말하는 ‘추행’에 해당한다.

- 뒤집어 살펴보기

   1) 남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초등학교 4학년인 남자 학생의 성기를 4회에 걸쳐 만진 사실만 확인되고 구체적으로 성기를 어떻게 만졌는지, 이를 지켜본 학생들이 얼마나 있었는지(또한 그중에서 여학생들은 얼마나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어서 아쉽다.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피해 학생의 옷이 벗겨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성욕을 자극, 흥분 내지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므로 이를 언급하기보다는 고의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해 학생에게 성적 수치와 혐오의 감정을 일으키게 하였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3) 판결의 내용과 같이 비록 교육방법으로서는 적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로 인하여 정신적 . 육체적으로 미숙한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 및 성적 정체성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속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서 피고인인 교사의 위 행위가 사건화가 된 경위, 피해학생의 이후 행동, 이를 지켜본 다른 학생들의 반응 등을 통해 피해 학생이 어느 정도나 충격을 받았는지가 매우 궁금해진다.

        더구나 교육적인 의도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인 담임교사가 교실이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아직 사춘기에 들어서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학생을 상대로 전혀 옷을 벗기진 않은 상태에서 행하였다면 과연 피해 학생에게 성적 수치와 혐오의 감정이 일어났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판례는 현재의 사회 환경과 성적 가치 . 도덕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소위 국민정서법까지 동원하여 피고인의 행위를 추행으로 결론짓고 있어 매우 난감해진다. 어른들이 사내아이의 고추를 만지며 장난을 치거나 ‘사람 좀 되라’며 훈계하던 옛 정서는 어디 가고 그 어른들을 추악한 성추행범으로 모는 것이 그렇게 급한지 모를 일이다.

        피고인의 행위가 분명히 부적절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피고인에게 어린 제자를 성추행한 못쓸 스승으로 평생 낙인찍어버린 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