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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면서, 제주도가 고향인 저자에게 오름을 답사하는 것은 고향을 더 잘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되었다. 단순히 오름을 답사하여 그곳의 위치와 지형만을 살피는데 그치지 않고, 그 위치와 식생 그리고 지형이 형성된 과정에 대한 진지한 탐구의 과정을 거쳐 소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각각의 오름 이름이 지닌 의미와 그 어원에 대해 다양하게 탐구하고, 마을이 있었던 곳이라면 그곳 출신의 인물에 대한 소개와 해당 지역의 전설과 설화 등 폭넓은 사전조사가 뒤따른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3권에서는 제주시를 비롯한 5개 지역의 오름들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조천읍과 표선면 그리고 한경면과 한림읍 등이다. 현재 제주도의 행정구역은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정비되어 있지만,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옛날의 행정구역 명칭이 익숙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구분된 이 책의 오름 탐사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이해된다. 이 책에서는 해당 지역의 오름을 소개하기에 앞서, 가장 첫 페이지에 지도와 함께 오름의 위치를 소개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때로는 여러 오름이 가까이 위치한 경우에는 하나의 오름을 소개하면서 인근 오름의 성격을 함께 서술하기도 한다.
제주도를 가끔 방문하는 나로서는 이 책에서 소개된 오름들을 직접 답사하여 확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그동안 제주도의 일정을 계획하면서 유명 관광지나 올레길만 생각했던 것에서 벗어나, 오름 하나쯤은 일정에 넣고 답사를 시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책의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제주도 전역의 지역단위별 오름 일람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소재지와 표고 그리고 해당 오름의 특징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에게는 이 책이 제주도 지역의 방언을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나에게 옛 언어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는 제주도 방언이 옛 문헌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이해하는데 디딤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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