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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는 시각장애인이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점차 시력이 약해지면서 15살 무렵부터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앓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지만,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서서히 시력을 잃게 되는 과정을 상상해 보았다. 그런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저자의 삶의 과정을 머릿속에서라도 전혀 그려낸 수가 없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시선으로 인해 저자의 어머님조차 장애인이 된 딸을 부끄러워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상황을 책의 제목에서 보듯 ‘지랄맞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자신의 지나온 삶을 정리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과거를 그리워하면서도 시력을 잃어가던 과정에 대해서 원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해 토로되던 원망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털어놓고, 끝내 화해하지 못한 채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시력을 잃었기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다른 친구들과 달리 직업학교로 입학해야만 했기에, 자신의 졸업식조차 참석하지 않았던 그 시절을 이제는 담담하게 떠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안마사라는 직업을 지니고, 이제는 앞으로의 삶이 ‘축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며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지금 현재 살아가는 모습은 과거의 삶이 쌓여 이뤄진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자신의 과거를 끝없이 한탄하고 원망하는 모습에 갇히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과거를 극복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기도 한다. 그 모습이 어떻든 과거의 삶을 지워버릴 수가 없겠지만, 지금 그리고 미래의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서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이지만 동료들과 함께 외국여행에 도전하기도 했으며, 스텝이 쉽지 않다고 여겨지는 탱고에 빠져들어 즐기는 저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하는 삶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글쓰기로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살고 있는 저자에게 앞으로의 삶이 ‘축제’로 다가서길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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