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속 역사, 오늘의 연구
아날로그 첫 번째 신지식인들은 총탄이 오고 가는 전쟁 속에서 태어난다.
1952년, 아직 휴전협정도 맺어지기 전이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가족을 흩어놓고, 삶의 터전을 무너뜨렸다.
그 속에서도 어머니들은 자식을 낳고 길렀다.
어머니들에게 아들은 기쁨이면서도 걱정이었다.
어렵게 낳아 키운 아들이 성장하면
또다시 전쟁터로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삶을 살아오셨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며 자식의 무사함을 빌었을까.
우리가 오늘 누리는 평범한 일상 뒤에는
그분들의 눈물과 간절한 기도가 있었다.
그 시대를 노래한 「전선야곡」에는
전쟁을 겪는 사람들의 슬픔과 그리움이 담겨 있다.
노래는 끝나도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사연은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함께 연구해 볼 역사가 있다.
전쟁 이전에는 누구나 학교에 다니며
글을 배우고 세계사를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집안 형편과 교육 환경에 따라 배움의 기회가 달랐고,
글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많았다.
사대부 집안이나 형편이 넉넉한 집안이 아니면
교육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전쟁 이후 태어난 아날로그 세대는 달랐다.
국민교육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남녀가 학교에서 글을 배우고,
우리 역사뿐 아니라
세계사와 기술,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익히며 성장했다.
이전 세대가 충분히 누리지 못했던 배움의 기회가
국민에게 넓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 세대를 새로운 지식의 시대를 열어간 첫 번째
신지식인 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시험을 치르고 졸업장을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민족의 역사적 사명을 생각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는
교육의 뜻을 오늘의 삶에서 풀어내야 한다.
앞선 세대가 겪은 전쟁과 가난, 희생의 원리를 연구하여
다음 세대에는 같은 아픔을 물려주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배움을 통해 이루어야 할 과제다.
가장 어렵고 비참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세계를 배우는 세대가 되었다.
이제는 배운 지식을 서로 나누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풀어가며,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갈 차례다.
「전선야곡」은 지나간 시대의 유행가가 아니다.
전쟁 속에서 자식을 지켜낸 어머니들의 눈물이
오늘 우리에게 전하는 역사다.
그 눈물을 기억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 눈물이 왜 흘러야 했는지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다시는 전쟁이 없는 시대를 살아내야 한다.
전선야곡에 담긴 눈물을 오늘의 지혜로 풀어내는 것,
그것이 먼저 살아낸 세대의 희생을
이어받은 우리의 몫이 아닐까.
2026년 10월 18일사회연구원 김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