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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다. 2019년 11월에 시작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지 4년차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 K-방역 아래 백신 접종률 70%를 넘기며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전염병으로 혼란스럽지만, 그 어느 때보다 호기(虎氣)롭게 보내야 할 2022년을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최근 『트렌드 코리아 2022』를 출간한 김난도 교수는 “2022년은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2022년의 10가지 트렌드를 살펴보자.
나노사회(nano society)
나노(nano)란 빛의 파장같이 짧은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를 말한다. 1나노미터는 1미터의 10억분의 1이다. 그 만큼 짧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2022년을 ‘나노사회’로 규정한다. 공동체가 모래알처럼 개인으로 흩어진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트렌드의 미세화’ ‘노동의 파편화’ ‘산업의 세분화’이다. 나노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파편화된 개인 간의 ‘공감력’ 증대가 급선무다. 김 교수는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나노사회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머니러시(money rush)
돈을 향해 돌진하는 시대다. 최근 ‘빚투’ ‘영끌’ ‘부동산’ 등으로 그 경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 머니러시 현상은 ‘앙터프리너십(enterpreneurship)’에 대한 중요도를 증대시키고 있다. 김 교수는 “앙터프리너십이란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이나 새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정신을 뜻한다”며 “이제는 개인도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돈을 향해 돌진하되, 그 방향이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공존과 상생을 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득템력(gotcha power)
이제는 ‘비싼 물건’이 아닌 ‘갖기 힘든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자다.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는 것이다. 득템력이란 경제적 능력만으로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김 교수는 “득템력이 중요해진 이유 중에서는 사치의 대중화로 높은 가격보다 획득의 어려움이 차별화의 기호가 됐다는 점을 가장 눈여겨봐야 한다”며 “상품 과잉의 시대, 돈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대판 ‘구별짓기’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러스틱(rustic)이란 ‘시골의’ ‘시골 사람들 특유의’ ‘소박한’이라는 뜻이다. 현대인들은 대도시의 각박하고 팍팍한 삶에서 벗어나 시골의 풍광이 주는 싱그러움과 고즈넉함을 추구하고 있다. ‘한강뷰’도 좋지만, ‘논밭뷰’ ‘바다뷰’ ‘불멍’ ‘풀멍’이 더 좋다. 김 교수는 “러스틱 라이프는 과밀한 주거‧업무 환경에서 고통받는 대도시나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트렌드”라며 “경제 위축과 인구 감소로 고민이 큰 많은 지방자치단체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의 큰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직역하면 ‘건강한 기쁨’이라는 의미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으로부터 기인하는 삶의 기쁨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건강관리도 기쁘고, 즐겁게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급증하면서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뜨고 있다. 김 교수는 “자신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MZ세대들의 성향이 헬시플레저의 저변을 넓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의 확산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중점을 바꾸며 건강관리 영역에서도 ‘힙함’이 중요한 선진국형 라이프스타일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엑스틴 이즈 백(x-teen is back)
Z세대(1995~2010년대생)의 부모는 바로 X세대(1965~1979년생)이다.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것은 Z세대이지만, 아직까지 한국 소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건 X세대다. 현재 한국의 40대는 공동체 문화에 익숙하면서도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닌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할 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기성세대와 Z세대 사이에 끼여 있는 그들. 대한민국의 허리이자 소비 시장의 핵심인 X세대. 김 교수는 X세대의 핵심을 ‘엑스틴’으로 명명하며, 큰 시장을 장악하려면 엑스틴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른생활 루틴이(routinize)
요즘 젊은 세대는 자기 관리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유산균과 비타민D를 꼭 챙겨 먹고, 헬스와 테니스, 수영 등을 통해 건강한 신체 만들기에 힘을 쏟는다. 단순히 오래 살기 위함이 아니다.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하게, 열심히, 행복하게 살겠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루틴이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기다짐적’ 삶의 태도”라며 “이런 흐름에 따라 기업은 루틴이 소비자들의 성실한 하루를 지원하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재감테크(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기술. 바로 실재감테크다. 실재감테크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의 공간을 창조한다. 감각의 상호 작용인 ‘다중감각’, 바로 지금 함께한다는 ‘동시성’, 현실의 움직임을 대체하는 ‘체험성’이 주요한 요소인 실재감테크는 한 마디로 ‘경계 흐리기’다. 김 교수는 “시공간을 초월해 기업 고유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다중감각적 자극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재감테크를 통해 장벽을 허물고, 경계를 지울 때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크커머스(Like Commerce)
‘좋아하면 구매한다’는 태도가 라이크커머스의 핵심이다. 즉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상품이 아닌 내가 구독하는 뷰티 유튜버가 광고하는 상품을 구매한다. 이는 ‘상시 쇼핑’으로 연결된다.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유튜브를 보다가 사는 것이다. 김 교수는 라이크커머스 시장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로 ‘소비자지향’과 ‘진정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다. 개인 고객을 위한 맞춤 설계를 섬세하게 구상하고, 소비자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눌 때, 라이크커머스가 경쟁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내러티브 자본(tell me your narrative)
이야기의 힘이 ‘돈’과 ‘권력’, ‘명예’가 되는 시대다. 이야기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그건 요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선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자기만의 서사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22년에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가 ‘내러티브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네거티브’가 아닌 ‘내러티브’ 전략을 잘 짜야 선거에서 성공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내러티브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출처 : 독서신문(http://www.readersnews.com)
득템력 문제는 없는가? [펌] 꼭 읽어보세요. https://brunch.co.kr/@tenten98/58
머니 러시에 이어 트렌드 코리아 2022 세 번째 키워드 '득템력'을 읽다가 다시 글이 쓰고 싶어 졌다. 그렇게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싶은 사람이 많은가? 어느 날 참지 못하고 금권에 매몰된 현실을 한탄하는 순간이 또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는 이런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싶지 않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없다 보니 진짜 모르겠다. 극 소수나 한정된 세대의 이야기를 전반적인 한국인의 트렌드라고 간주하는 것은 아닌지, 너무나 대중화시킨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득템력! 이란 흐릿한 잉크 전략이란다. 과거 신분제 시대에는 신분의 과시를 위해 그들만의 언어, 에티켓, 고급 취향 같은 교양으로 타인과 구별 지으려는 '보이지 않은 잉크 전략'을 추구했다. 이후 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재력의 과시를 대놓고 하는 '보이는 잉크' 시대가 출현했다.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등을 가짐으로써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그런 전략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상이 심플했다. 지금은 사치의 대중화 시대란다. 재력도 있어야 하지만 트렌드에 대한 이해력까지 과시하는 희소한 제품, 리미티트 에디션으로 대표되는 희귀품을 득템 하는 게 부를 과시하는 방법이란다. 읽으면 읽을수록 세상이 걱정스러워진다. 진짜 그런 이들이 많을까? 그렇게 부자가 넘치는 대한민국인가? 노후를 걱정하는 대다수는 누구인가? 집값 상승에 고통받는 대중은 어디에 있냐는 말이다. 정말 모르겠다. 이런 트렌드에 맞는 상업 전략이 헝거 마케팅이란다. 헝거게임도 아니고, 헝거 마케팅이라니. 너무나 지나치고 자극적인 용어에 정말 어질어질하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이 있다. 단순한 말로 색이 공이요, 공이 곧 색이란 말이다. 의미는 세상에 물질적 현상에는 실체가 없다는 말이다. 나무라는 것도 흙에 씨앗으로 있다가 성장하여 나무가 되고, 이 또한 늙고 죽으면 태워 사라지니, 세상의 물질적 현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고 인연에 따라 변하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즉, 물질에 대한 모양과 형상에 집착하지 말고, 그 본질을 꿰뚫어 보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어려운 말을 감히 꺼내는 이유는 그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이 도대체 나라는 실체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나이키에서 유명 연예인과 콜라보한 신발이 있다. 신발의 본질은 발을 보호하여 신는 데 있다. 모셔두고 보고 만족하는 게 신발의 본연의 기능이 아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신을 수 없는 신발, 가지고 다닐 수 없는 가방, 세탁이 어려운 옷 도대체 주객이 전도된 이 상황이 너무 우스워진다. 모양과 형상에 집착해 본질을 잊고 사는 것들이 안타깝다. 그게 무엇인가? 수천만 원짜리 운동화를 신고 다녀도 나처럼 모르는 사람이 지나다가 밟기라도 한다면, 사람이 우선인가? 신발이 우선인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란 책을 들어본 적 있을까? 유토피아, 삶의 이상향. 극락세계. 천국. 모두가 행복한 삶의 공간 이런 단어들을 연상하게 되는 단어가 유토피아다. 실제 유토피아를 읽어본 적 있는지 모르겠다. 유토피아는 16세기에 토머스 모어가 영국 귀족, 왕족의 부조리를 고발하기 위해 쓰인 공상 소설로, 그들을 조롱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토머스 모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모두가 함께 노동하고, 함께 즐기며, 성실하고 검소하고 소박한 인간 본연의 가치를 공동체가 함께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 담겨있다. 공무원은 노동할 필요가 없지만, 동료 시민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그 특권의 혜택을 받지 않으며, 의복 또한 최소한의 노동이 드는 아마포를 사용해 망토 한벌로 만족하는 삶을 산다. 많은 옷을 갖는 다고 추위를 더 잘 막을 것도 아니고, 조금도 멋지게 보이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꼭 필요로 하는 일 말고는 될 수 있는 대로 정신적 자유와 교양의 함양에 전념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거기에 삶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압권인 장면은 타 국가에서 사절단이 왔는데, 비단옷에 금 목걸이, 귀걸이, 보석 등의 화려한 장신구를 하고 왔을 때였다.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저 다 큰 촌뜨기 좀 봐, 엄마 아직도 꼬마같이 진주나 보석을 달고 있어요.' 엄마가 말한다. ' 조용히 해, 애야, 저 사람은 아마 사절님의 어릿광대일 거야.' 유토피아에서는 노예를 처벌하거나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욕보이게 하기 위해 그런 물건들을 썼다고 한다. 즉 화려한 의복이 존경받지 못하며, 비단은 경멸의 대상이며, 금 역시 수치의 표식이었다. 이게 토머스 모어가 추구했던 유토피아다. 외적인 화려함과 모양, 형식에 집착한 행복과 만족이 아니라, 내적인 자유와 교양의 함양이 행복의 원천이었던 굉장히 정신적인 세계관이었다는 의미다.
행복과 만족은 절대 밖에서 찾을 수 없다. 이 종교, 저 종교를 찾아 빌어 본다 한들 그 또한 허상에 집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이 또한 경제의 급격한 성장에 한 단면이고 시대적인 일시적 현상일 거라 생각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일상의 모든 것이 기록되는 지금 세상에 살아남으려면 정직하고 바르게 살라고 충고한다. 결국 어디서든지 증거는 나오게 되어 있다고. 그리고 우리의 젊은 MZ세대는 공정의 가치를 외치고 있다. 이런 사회변화 흐름 속에 우리가 추구하는 금권의 가치도 차츰 변해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의 지혜를 얻을 거라 믿는다. 잠시 갑작스러운 사회변화와 경제성장에 혼란한 단면일 거라 믿는다.
나도 20대 일 때 샤넬백 하나 갖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 들어가면서 그 비싼 백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두를 수 있을 때 어울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날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마주쳤던 백발의 노부인이 소소히 걸친 고급스러운 옷과 브랜드를 알 수 없는 가방, 화장기 없는 얼굴에서 묻어나는 평소와 같은 자연스러움, 한 없이 고급스럽지만 절대 꾸민 티가 나지 않은 그 노부인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부인의 옷과 가방이 무엇이었는지 모른다. 다만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꾸민 티 나지 않은 소소한 옷차림 속에서도 묻어나는 기품, 얼굴의 평온함. 진짜 부자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부라는 것은 과시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고, 남에게 더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진 사람일 뿐이다. 진부하고 고루한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를 돌아보며 살았으면 좋겠다. 헛 것을 보고, 형상에 집착하지 말고, 본질을 추구하면서. 그러면 사소한 미소에 행복해질 수 있다. 만족은 타인에게서 찾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찾는 거다. 지금의 레이스는 자아를 잃어버린 이들의 그들만의 리그 같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노화된 그 그룹만의 리그. 힘들면 나오면 된다. 마치 요즘 사람들이 오징어 게임 속 플레이어들처럼 느껴져,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