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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 그리고 참 스승
하임 G. 기너트(Haim G. Ginott)는 뉴욕 대학의 교수로서 정신요법과 심리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그는 <교사와 학생 사이>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자이다. 이 책은 교실 현장 교사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렇지만 드러내 놓고 말 하지 못한 상황들을 잘 포착하여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기술 속에 배어나는 태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의 모습’을 말해 주고 있다. 자신이 늘 배제되었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위로의 편지 보내기, 항의하는 아이에게 엄격한 규칙보다 좀 더 유연하고 호의적으로 대처하기, 숙제를 안 하겠다며 고집을 피우는 아이에게 흥미를 끌 만한 숙제로 바꿔주기, 서럽게 우는 아이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무언의 위로 건네기 등. 최선을 추구하는 교사들은 우월함을 과시하는 행동이나 훈계, 죄책감을 안겨주는 행동이 아닌, 아이의 현재의 기분과 지금 당장 필요한 일에 관심을 가지고 교실 안에서 사람다운 위안을 받게 하도록 해 준다.
“교사는 외과 의사와 같아서, 칼을 아무렇게나 휘둘러서는 안 된다. 한번 상처가 나면 평생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알리는 종이 쳐도 자리에 앉지 않는 아이에게 가시 돋힌 말로 꾸중하기, 공개적으로 재능이 부족한 학생을 희생양으로 삼아 판단내리기, 넌 게으르고 부주의하고 무책임하다며 숙제를 못한 학생 다그치기, 농담으로 학생의 입장을 놀리기, 넌 아는 게 뭐가 있니? 라는 식으로 독기어린 비난하기, 수업 장면에서 전혀 학생들의 동기 부여를 무시한 채 아이들에게 억지로 행동을 강요하는 식의 태도 등. 아이들과 교사가 마주한 상황에 자주 등장했던 적절하지 못한 방법들로 인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상처 입은 환자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과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교사들은 습관화된 거절의 언어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받아들임의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이런 상황들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처치 방법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내용들은 매우 다양하고 실제적이다. ‘교사가 알고 있고 체득해야 할 의사소통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교사와 학생 사이에 좋은 다리를 놓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하라. 성격과 인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말라. 이 원칙을 터득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본질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아이들에 대한 교사의 접근 방법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둘째, 화가 났을 때 모욕감을 주지 않고,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라. 아이에게 창피를 주는 언어, 고통을 주는 행위,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벗어나 분노의 감정을 나-메시지로 표현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잘 못된 행동을 자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셋째, 아이들에게 자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 자립 경험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도 줄어든다.
넷째, 무비판적인 메시지를 활용하라. 아이의 뜻을 받아주고 존중해 주는 것이 무비판적인 메시지이다. 비난하지 않고 안내와 격려하기, ‘왜’라는 질문을 통해 관심 있는 일의 해결책 찾기, 빈정대지 않기 등. 적절한 의사소통은 하나의 성취이며 이를 위해서는 배움과 연습과 자율이 필요하다. 이는 저절로 이루어지 것은 없으며 모든 기술이 그렇듯이 그것은 연습을 요구한다. 이는 진심이 뒷받침 된 적절한 의사소통은 교사의 노력과 배우고자 하는 관심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칭찬과 숙제, 처벌을 대신하는 대안들, 동기 부여, 학부모와의 관계, 최선의 교사와 최악의 교사 이야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칭찬의 중요한 원칙- 칭찬이란 평가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며 아이에 대한 평가는 아이 자신에게 맡겨두라고 한다. 처벌. 교사는 처벌에 의존하기 보다는 처벌을 대신할 효과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처벌은 아이의 분노를 자극하여 벌을 받은 아이는 적대감의 인질, 앙심의 포로가 되고 복수심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러므로 교사는 숨은 자질을 감싸주고 아이의 결점을 최소화하고 경험을 강화하고 삶을 풍부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얘야, 손을 내밀렴. 내 안에서 빛나는 너의 신뢰의 빛을 받으며 걸을 수 있도록“ -Hanana Kahn-
교사와 학생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사이에는 서로를 신뢰하고 인간으로서 존중과 온정과 열정이 함께 하여야 하는 것이다.
<참 스승 사례>
꾸준한 대화로 학생 마음 문 ‘활짝’ ‘참 스승의 길’ 천천히 묵묵히… 인천 영흥중학교 성 선생님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2016년 05월 13일 금요일 제19면
<사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영흥중학교 3학년 1반 학생들과 담임선생님. 이 잔디밭에서 서로 뒤엉켜 친구처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리 선생님은 자상하시고, 잘생겼고, 항상 저희들만 생각해요. 너무 우리들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부모님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밉지 않은 꼰대 같아요."
영흥대교(인천시 옹진군 영흥면)를 지나자마자 펼쳐지는 국사봉 아래 ‘배움의 터’ 영흥중학교의 한 교실.
"피곤하지? 조금만 참자." 나이 지긋한 담임교사가 피곤해하는 학생들의 어깨를 주무르는 광경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는 마치 친구 같고, 부모·자식처럼 허물없다.
항상 학생들을 자식 같이 사랑하고 대화하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이들로 키우는 것이야말로 선생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선생님(53·수학)
28년 차 만년 평교사인 그에게 작은 욕심이 생겼다. 9년 앞으로 다가올 정년 즈음에 교감 정도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리 잘 챙겨 준다고 해도 요즘 아이들은 나이 많은 선생을 꺼려해요. 그러니 내 욕심만 부릴 수 있나요. 느지막이 교감이라도 되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은 일이죠."
그의 소박한 욕심 역시 아이들 곁에 좀 더 가까이 있고픈 마음에서다. 그러기에 주위에선 그를 ‘참스승’이라 입을 모은다.
성 교사는 뼛속부터 교육자다. 집안 자체가 선생님이다. 1988년 가좌여중에서 교직을 시작한 성 교사의 형님도 지난해 평교사로 정년퇴임했다. 또 작은집 사촌들 9명 모두 교육에 몸담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1년 교무부장으로 있을 당시 과로와 스트레스로 쓰러졌다. 사표를 던질까도 고민했지만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혀 버텼다.
그의 보람은 뭐니 뭐니 해도 제자들이다. 몇 해 전 일이다. "어느 음식점에 갔는데 젊은 청년이 ‘선생님’하면서 절을 하는 거예요." 그 청년은 부모의 이혼으로 방황을 했던 아이였다. 성 교사는 그 아이를 어르고 타일러 용케 졸업까지 시켰다.
그는 만년 평교사로 지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최고의 학생 지도는 대화에 있다는 점이다. 후회 없는 소통만이 진정 학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언제까지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사랑해요." 3학년 1반 아이들이 있기에 만년 평교사, 성 선생에게 후회란 없다.
(2016.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