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연휴, 아무런 계획없이 무작정 , 여행 가자는 남편의 말에 귀가 번쩍 뜨여 평소 가고 싶었던 남해로 길을 떠났다.
다소 설레임을 아고서.
수학 여행때 가보고 처음인 남해는 낯설지 않았고 고향처럼 편안했다.
날씨는 온화하며 짙푸른 바다는 햇살에 반짝이며 반기는 듯 했다.
잠시도 눈을 떼고싶지 않은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서 도착한 다랭이 마을.
벼농사를 짓기위해 바다를 향한 산비탈을 깍아 급경사진곳에 곡선형태의 100여개의 층을 돌로 계단식으로 조성해 놓은 곳이다.
선조들의 길고 깊은 고달픔과 가난의 설음과 또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음을 가만히 말해주고 있었다.
시골가옥들을 개조해 만든 카페며 식당,할머니 전통 막걸리집 간판들이 지금은 농사를 대신하고있음을 엿보게 하고 직접 재배한 밭작물들도 가지고 나와 관광객들을 상대로 팔고 있기도 했다.
농부가 운영한다는 맛집에서 직접 담갔다는 유자 막걸리와 파전 그리고 톳과 말린 멍개를 넣어서 지은 비빔밤을 늦은 점심으로 먹고 아버지 같은 농부 아저씨의 극히 친절한 배웅을 받으며 "담에도 오면 꼭 농부맛집에 와서 먹을게요"라며 고마움을 표하고 다랭이 지게길을 따라 내려갔다.
물결모양으로 굽이쳐 흐르듯이 다랭이 논들이 너울거린다.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차분하고 따뜻하며 여유롭다.
아마도 다랭이 마을이어서 일게다.
중국의 쑤이창현의 어느 오지 마을 면적만큼 크지 않지만 , 아니 규모가 비교도 안되게 작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한하다.
쪽빛 바다는 흰 파도를 연신 토해내고 있었다.
곡선이 주는 부드러움과 돌담들이 정겹고 ,코끝으로 스며드는 허브의 향기는 어느 지중해에 와있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다랭이 마을은 관광객들에게 한편의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정직하고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다.
그 속에는 나를 돌아보게하고 웃음소리가 들리고 낮은 돌담같은 사람들이 보이고 심장이 더워지고 배려하는 향기가 느껴진다.
그속에서 또 나는 하하를 보고있었다.
'하하'사람들 얼굴이 보이고'하하' 가 추구하는 방향이 보인다.
뒤에서 묵묵히 미소짓는 두희가 보이고 쪽빛바다 같은 이계양이 보인다.
다랭이 마을 같은 '하하'가 보인다.
첫댓글 남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다랭이 마을의 고즈넉함과 우아함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해안도로의 조화로움은 한편의 시 로 승화 될 수있는 우리나라 절경중에 한 곳이기도 하지요.유채꽃이 피는 봄에는 더욱 우리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이랍니다.
이계양군과 강두희양처럼 말이죠. *^^*
설레는 마음, 훌쩍 떠나는 봄처녀같은 마음이 싱그럽고 막걸리가 유난히 고소해 보이네요!
다랭이 마을을 가보지 못했지만 라임님의 글을 읽은니 그곳을 간 듯이 아름답게 연상이 됩니다. 나중에 시간 내어 꼭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그 아름다운 해안 길 따라 다랭이 마을.
라임씨 마음 바다에 저도 함께 담아 동행케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 같은 다랭이 마을에 라임씨가 묻어 둔 '하하' 찾아 꼭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