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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학문 범주가 그렇듯이 문화인류학은 근대 이후 새롭게 부각된 분야라고 하겠는데, 인류가 존재해 온 역사를 문화적으로 조망하여 일관된 체계로 설명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류의 모습을 추적하고 그 변화를 설명하고자 하는 인류학과 특정 문화의 기원과 변화 그리고 그 의미 등을 탐구하는 문화학이 결합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겠다. 즉 현재의 문화는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향유해 온 것에 기초하고 있으며,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문화를 설명하기 위하여 그것의 역사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책은 그 내용이나 목차로 보아 아마도 대학의 강의 교재로 활용할 의도로 기획된 것이라고 파악된다. 과거의 개론서가 대부분 이론을 소개하고 그에 관한 사례들을 간단하게 제시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21세기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인류학 입문서’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한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서 저자들은 ‘들어가는 글’을 통해 ‘문화인류학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과 접근 방법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이론의 나열이 아닌, 현재의 상황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들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교재로 활용할 목적으로 기획된 만큼, 책의 목차는 문화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과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그 하위 범주로 설정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설명과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아우르고 있다. 전체 14장으로 구성된 목차는 먼저 ‘왜 문화인가’(1장)라는 설명에 이어, 문화의 현장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장으로 가자’(2장)라는 항목으로 통해 현지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3장에서는 ‘루시에서 사이보그까지’라는 제목으로, 흔히 고고학이라 칭해지는 선사시대의 유물과 화석으로부터 미래의 복제인간까지 ‘인간 진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울러 ‘여성성과 남성성’(4장) 역시 각 문화에서 만들어진 개념으로써, 특히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산생한 결과임을 밝히고 있다.
‘혼인과 가족’(5장)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우리는 누구인가’(6장)라는 제목으로 민족과 종족 그리고 인종의 구분과 특징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이밖에도 ‘문화로 풀어보는 경제’(7장)나 ‘정치의 문화인류학’(8장) 등의 주제를 통해 경제나 정치 역시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으며, ‘차이와 불평등’(9장)이나 ‘몸을 통해 문화를 본다’(10장) 그리고 ‘아름다움 대하여’(11장) 등의 항목에서는 추상적인 개념들이 문화의 흐름에서 어떻게 규정지워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집단 사이의 갈등 가운데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가 종교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문화현상으로서의 종교’(12장)라는 항목을 통해서 그 실상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타문화로서의 과거’(13장)와 '변화하는 세계의 인류학‘(14장)이라는 주제에서는 문화인류학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화인류학은 개별적으로 존재했던 다양한 문화 집단들을 비교하면서, 그 속에서 비슷하거나 다르게 발현되는 문화의 특징을 설명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그렇기에 특정 문화를 바라보는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그 셩격이 다르게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할 필요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의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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