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
날마다 파도에 씻기길 원한다
날카로워지기보다 더 부드러워 지려 한다
서로 몸을 비비며 살아갈 수 있는 건
자기를 낮춰, 날 선 모서리가 없어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모서리가 깎일 때마다 한 없이 쓰리지만
달빛에 서로 반짝이는 아름다움도 알기에
다듬어 여무는 마음도 알았을 것이다
지금도 누군가의 세상에서
더 예리한 날을 세우는 이들이여
그 끝을 향하여 찌르기를, 우리는
서로 네 탓이라며 상처를 내고 각진 그만큼 거리를 만들었지
들고나는 파도에 끝없이 다듬는
작은 몽돌 하나만큼도 못한 우리
◆ 시작노트
살면서 날 선 언어로 그리고 행동으로
내 주위 사람들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을까.
아마도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모서리가 있을 것이다.
가끔 사람 관계에서 모난 사람들로 인해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예리한 모서리로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몽돌도 처음부터 부드럽지는 않았으리라.
수천만 번 다듬고 다듬었으리라.
나도 마음과 행동을 다듬고 또 다듬어야겠다.
더 찢어지고 더 많은 부스러기가 생기도록.
◆ 손병규 시인 약력
- 한국문인협회 회원
- 영남문인회 회원
- 시사모 동인. 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 시집 ‘그남자의휴식’
동인지 ‘절반의 외침’ 외 다수 공저
출처 : 경남연합일보(http://www.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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